박근혜 정부서 '나쁜 사람' 찍힌 노태강 전 문체부차관 동생… 文정부 임명 9번째 대법관 되나
  • ▲ 김명수 대법원장이 3월 퇴임하는 조희대 대법관 후임으로 노태악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임명해달라고 20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제청했다.ⓒ뉴시스
    ▲ 김명수 대법원장이 3월 퇴임하는 조희대 대법관 후임으로 노태악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임명해달라고 20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제청했다.ⓒ뉴시스
    김명수 대법원장이 3월 퇴임하는 조희대(62·사법연수원 13기) 대법관 후임으로 노태악(58·사법연수원 16기)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임명해달라고 20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제청했다.

    노 후보자는 경남 창녕 출신으로 대구 계성고등학교와 한양대학교 법대를 나왔다. 역대 남성 대법관 중 첫 한양대 법대 졸업생이다. 1984년 제26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1990년 성남지원 판사로 임관, 이후 대법원 재판연구관, 대전지법 부장판사, 특허법원 부장판사,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 서울북부지법원장 등을 거쳤다. 지난해 2월부터 서울고법 부장판사로 일한다.

    '김명수 술친구' 노태악, 이승만 '친일' 표현 드라마PD 무죄 판결

    특히 노 후보자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나쁜 사람'으로 지목됐던 노태강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의 동생이다. 노 후보자와 김 대법원장은 '술친구'라고 불릴 정도로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진보성향 판사 모임인 우리법연구회나 국제인권법연구회 소속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노 후보자는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고 기본권을 증진하기 위한 법원의 역할에도 오랫동안 관심을 가져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화재·구조현장에서 근무하다 희소병(혈관육종암)에 걸려 2014년 사망한 소방관에 대해 "유독성 물질에 상시노출돼 공무(公務)로 인한 사망으로 인정된다"는 판결을 내렸다.

    2011년 서울고법 부장판사 당시에는 탈북자 5명의 신상이 언론에 노출된 사건과 관련 "북한의 특수한 사정, 당사자의 신변보호 요청 등을 고려하면 국민의 알 권리보다 탈북자 신상보호가 우선돼야 한다"며 국가가 탈북자들에게 1억2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2007년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시절에는 이승만 전 대통령이 친일한 것처럼 표현해 사자(死者)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KBS 드라마 '서울 1945'의 PD·작가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실존인물에 의한 역사적 사실보다 가상인물에 의한 허구 사실이 더 많은 드라마라는 점이 인정된다"는 이유에서였다.

    文정부서 대법관 13명 중 12명 임명… 편향성 우려

    문 대통령이 대법관 임명제청을 받아들이면 노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와 국회 본회의 표결을 거쳐 대법관으로 취임하게 된다. 현 정부 들어 임명된 9번째 대법관이 된다.

    박근혜 정부 때 임명된 권순일·박상옥·이기택 대법관은 문 대통령 임기 중인 올해와 내년에 임기가 끝난다. 2022년 9월 임기가 끝나는 김재형 대법관을 제외하면 대법관 13명 중 12명이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되는 것이다.

    이를 두고 법조계에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임기를 채우지 못한 채 탄핵당하면서 빚어진 상황으로, 대법관 구성에 편향성이 우려된다"는 말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