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범동-조권 20일, 정경심 22일, 조국 29일… '편파 우려' 여전히 남아
  • ▲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씨. ⓒ뉴데일리 DB
    ▲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씨. ⓒ뉴데일리 DB
    자녀 입시비리와 사모펀드 투자 등 각종 비위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조국(55) 전 법무부장관과 그의 부인 정경심(58) 씨 등 '조국 일가'의 재판이 본격화한다. 지난해 8월부터 4개월여에 걸친 검찰의 수사는 마무리됐지만, 조국 일가가 모두 혐의를 부인하는 데다, 정씨의 재판부의 경우 편파진행 지적을 받아 논란은 이어질 전망이다. 조 전 장관의 경우 '울산시장선거 개입' 의혹과 관련한 서울동부지검의 수사도 아직 남아있는 상태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사문서위조와 자본시장법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정씨의 첫 공판이 오는 22일 열린다. 이 날은 정식 재판이 시작되는 날이기 때문에 정씨도 법정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정식 공판기일에는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있다. 정씨가 법원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지난해 10월23일 구속전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한 이후 처음이다. 

    정경심, 22일 첫 공판기일… 법원 나온다

    정씨 사건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송인권)가 사문서위조와 자본시장법위반 등 2개의 사건을 함께 진행한다. 지난해 10월 시작돼 지난 8일까지 5차례의 준비기일을 거쳤다. 기일마다 수사기록 복사와 공소장 변경 등을 두고 재판부와 검찰 간 신경전이 벌어지면서 논란을 빚었다. 지난달 19일 열린 4차 공판준비기일에서는 공소장 변경 기각에 대한 검찰의 구두진술을 재판부가 거부하면서 서로 간에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논란이 이어지자 재판부는 지난 9일 열린 5차 공판준비기일을 비공개로 진행했다. 5차 준비기일에서는 '이중 기소' 문제가 쟁점이 됐다. 검찰은 동양대 표창장 위조(사문서위조) 혐의와 관련해 사건의 날짜를 변경하는 '공소장 변경'이 기각되자 같은 혐의에 대해 추가 기소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가 "이중 기소"라며 "입장을 정리하라"고 명령했고, 검찰은 "공소장 변경을 불허하고 이중 기소 문제를 검토하라는 것은 모순"이라고 반발했다. 

    정씨 측이 청구한 보석 여부도 향후 이어질 공판기일에서 도마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정씨는 구속 위기에 몰렸던 남편 조 전 장관의 영장이 기각되자 지난 8일 "건강상 문제가 있고 방어권 행사가 어렵다"며 보석청구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정씨 변호인은 "피고인 입장에서는 검사와 대등한 위치에서 자신을 방어해야 하는데, 수감된 상태에서 건강도 좋지 않은 상태에서 방어권을 행사하기가 너무나 힘들다"고 주장했다.

    정씨의 주요 혐의 중 하나가 보석기각 사유인 증거인멸인 만큼 보석이 허가되rl는 어렵다는 것이 법조계의 중론이지만, 재판부가 편파진행 논란을 일으킨 만큼 변수가 있을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재판장인 송 판사는 정씨 측이 보석을 청구하기도 전에 먼저 "검토하겠다"며 보석을 언급하기도 했다.
  • ▲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동생 조권씨. ⓒ뉴데일리 DB
    ▲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동생 조권씨. ⓒ뉴데일리 DB
    20일에는 '5촌 조카' 조범동, '조국 동생' 조권 재판

    정씨 재판에 앞서 오는 20일에는 정씨와 공모한 사모펀드 투자 의혹을 받는 '5촌 조카' 조범동(37) 씨와 웅동학원 비리 연루 의혹을 받는 '조국 동생' 조권(53) 씨의 재판이 열린다.

    조범동 씨 재판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부장판사 소병석) 심리로 증인신문이 진행 중이다. 지난 6일 열린 2차 기일에서는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코링크PE)의 대주주 김모 씨가 증인으로 나와 조범동 씨가 코링크PE의 실소유주처럼 보였다고 증언했다. 김씨는 "조범동 대표가 이제 높은 친척(자금)이 들어올 것이라고 얘기했다" "(조범동 대표가) 내가 조국 조카라고 했다"는 증언도 했다. 

    검찰에 따르면 조범동 씨는 코링크PE와 투자기업의 자금 72억여 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다. 또 정씨와 허위 경영컨설팅 계약을 한 뒤 수수료 명목으로 회삿돈 1억5795만원을 정씨의 동생 정모 씨의 계좌를 통해 건넨 혐의도 있다. 

    조국 일가가 운영해온 웅동학원의 사무국장으로 재직하면서 학교법인과 허위 소송을 벌인 혐의를 받는 조권 씨의 첫 공판기일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김미리)의 심리로 20일 예정됐다. 조권 씨도 이날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은 지난 7일 열린 공판준비기일에서 총 11명의 증인을 법정에 세워 신문하겠다고 예고했다. 검찰이 신청한 증인 중에는 조 전 장관의 손위처남이자 웅동학원 전 행정실장인 정모 씨도 포함됐다. 

    조권 씨는 웅동학원 사회과 정교사를 채용하면서 1억8000만원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도 받는다. 조권 씨 측은 지난해 12월 열린 1차 준비기일에서 채용비리 혐의는 일부 인정했지만 조 전 장관이 연관된 웅동학원 허위 소송에 대해서는 혐의를 부인했다.
  • ▲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뉴데일리 DB
    ▲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뉴데일리 DB
    조국 전 장관 재판도 개시

    조 전 장관의 재판은 오는 29일부터 시작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김미리)는 29일 오전 뇌물수수 등 혐의로 기소된 조 전 장관의 첫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한다. 이날은 준비기일로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없기 때문에 조 전 장관의 법정 출석 여부는 불투명하다. 첫 준비기일에는 재판부가 검찰의 입증계획을 듣고 조 전 장관 변호인 측의 견해를 확인하는 수준에서 재판이 종결될 것으로 추정된다. 

    조 전 장관은 민정수석으로 재직하면서 노환중 전 양산부산대병원장으로부터 딸 장학금 명목으로 200만원씩 3회에 걸쳐 6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또 부인 정씨와 아들 조모 씨 등과 공모해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의 허위 인턴활동증명서, 법무법인 허위 인턴활동확인서 등을 고려대와 연세대 대학원, 충북대 법전원 지원 당시 제출해 업무를 방해한 혐의도 있다. 정씨의 증거인멸 혐의에도 연루됐다. 

    조 장관은 서울중앙지검이 수사한 가족 비위 외에도 서울동부지검에서 '울산시장선거 개입' 의혹과 관련한 수사도 받는다. 검찰은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청와대가 문재인 대통령의 30년지기 친구인 송철호(71) 현 울산시장을 당선시키기 위해 울산경찰 등과 조직적인 선거 개입을 벌였고, 이 과정에 당시 민정수석이던 조 전 장관이 개입한 것으로 의심한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지난달 23일 조 전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에서 기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