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극장 창설 70주년 기념사업' 발표, 7개 단체 참여…3~6월 공연
  • ▲ (왼쪽부터) 윤의중 국립합창단 예술감독, 박형식 국립오페라단 예술감독, 강수진 국립발레단 예술감독, 이성열 국립극단 예술감독, 김철호 국립극장 극장장, 유수정 국립창극단 예술감독, 손인영 국립무용단 예술감독, 김성진 국립국악관현악단 예술감독.ⓒ국립극장
    ▲ (왼쪽부터) 윤의중 국립합창단 예술감독, 박형식 국립오페라단 예술감독, 강수진 국립발레단 예술감독, 이성열 국립극단 예술감독, 김철호 국립극장 극장장, 유수정 국립창극단 예술감독, 손인영 국립무용단 예술감독, 김성진 국립국악관현악단 예술감독.ⓒ국립극장
    1950년 4월 29일 서울 태평로 부민관(현 서울특별시의회 의사당) 자리에 창설된 국립극장은 다음날 30일 연극 '원술랑'으로 개관을 알렸다. 이를 공연했던 신협과 극협이 현 국립극단의 전신이다.

    국립극장은 1973년 명동의 시공관(현 명동예술극장)에서 남산 기슭에 대극장을 신축해 이전·개관했다. 지난 47년간 다양한 작품을 소화할 수 있는 무대와 최신 설비를 갖추고 인력을 보강하면서 아시아를 대표하는 공연장으로 성장해왔다.

    국립극단을 필두로 국립예술단체들이 극장이 제공하는 안정적인 제작환경에서 참신한 신작과 대표작들을 제작할 수 있었다. 2000년 국립발레단·국립오페라단·국립합창단이 재단법인으로 독립해 예술의전당 상주 단체로, 2010년 8월에는 국립극단이 재단법인으로 전환됐다. 

    국립극장은 국립창극단·국립무용단·국립국악관현악단 3개 전속단체와 함께 '국립레퍼토리시즌'을 2012년부터 시작해 문화예술계에 신선한 변화의 바람을 일으켰다. 이후 작품성과 대중성을 고루 겸비한 다수의 공연을 대중 앞에 선보이며 국내 문화예술의 중흥기를 이끌었다. 

    김철호 국립극장장은 15일 JW메리어트 동대문스퀘어 서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립극장 창설 70주년 사업' 계획을 발표하며 "국립극장이 70돌이라는 뜻깊은 해를 맞이했다. 오랜 시간 한국 공연예술계를 이끌어온 7개 국립예술단체들과 과거와 현재를 돌아보고 미래의 나아갈 길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1950년대는 한국전쟁으로 민생이나 삶 자체가 힘들고 팍팍한 시절이었지만 빠르게 전쟁의 상흔을 회복하고 아시아 최초로 국립극장을 개관했다. 문화예술로 국민의 삶을 돌볼 수 있는 국가로 발돋움했으며, 개인적으로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김철호 국립극장장과 전속단체 예술감독(국립창극단 유수정·국립무용단 손인영·국립국악관현악단 김성진)을 비롯해 4개 국립예술단체 예술감독(국립극단 이성열·국립발레단 강수진·국립오페라단 박형식·국립합창단 윤의중)이 참여해 그 의미를 더했다.
  • ▲ 국립극장은 1973년 10월 17일 명동의 시공관(현 명동예술극장)에서 남산 기슭에 대극장을 신축해 이전·개관했다.ⓒ국립극장
    ▲ 국립극장은 1973년 10월 17일 명동의 시공관(현 명동예술극장)에서 남산 기슭에 대극장을 신축해 이전·개관했다.ⓒ국립극장
    '국립극장 창설 70주년 기념사업'은 '국립극장 70년, 국립극장 미래 100년’을 주제로 기념식과 기념공연, 학술행사 등으로 이뤄진다. 국립극장과 국립극단은 창설기념일인 4월 29일 달오름극장 앞 광장에서 기념식(연출 김영봉·음악 김성국)을 개최한다.

    문화예술계 주요인사 및 일반 관객을 대상으로 펼쳐지는 기념식의 1부는 국립극장의 역사를 조명하고 미래를 기약하는 의미를 담아낸다. 2부는 국립창극단·국립무용단·국립국악관현악단·국립오페라단·국립합창단 등 국립예술단체가 함께하는 무대로 꾸며진다.

    국립극장과 한국예술종합학교는 '국립극장 창설 70주년 기념 국제학술행사'를 4월 28일 그랜드 앰배서더 서울 풀만에서 열고 국립극장의 의미와 위상을 되짚어보며 세계 공연예술계에서의 미래적 역할을 내다보는 시간을 갖는다. 29일에는 각계 전문가들이 참여한 '국립극장 70년사'가 발간된다. 

    국립극장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야외 사진전은 29일~5월 16일 달오름극장 앞 광장에서 펼쳐진다. 7개 국립예술단체가 참여하는 70주년 기념공연은 봄을 맞는 3월부터 여름의 시작인 6월까지 국립극장·명동예술극장·세종문화회관·롯데콘서트홀 등 서울 주요 공연장에서 채워진다.

    김철호 극장장은 "과거를 되새기고 미래 30년을 준비하면서 앞으로 다가올 국립극장 100주년을 바라보는 뜻에서 국립예술단체들과의 합동공연을 기획하게 됐다"며 "행사는국립극장의 역사를 바탕으로 현재의 공연예술 위상과 미래를 내다보는 세계화 등 진취적인 내용이 담길 것"이라고 전했다.

    국립오페라단은 창작 오페라 '빨간 바지'(작곡 나실인·극본 윤미현)를 3월 27~28일 달오름극장에서 초연한다. 1970~1980년대 강남 부동산 개발을 소재로, 빈부격차라는 사회적 문제를 풍자와 해학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이어 5월 22~23일 명동예술극장에서 '한국 오페라 베스트 컬렉션'을 공연한다. 

    국립극단은 4월 16일~5월 2일 국립극단 70주년 기념 레퍼토리 '만선'(극본 천승세·연출 심재찬)을 달오름극장 무대에 올린다. 1964년 국립극장 희곡 공모에서 당선돼 같은 해 7월 초연된 '만선'은 섬마을에서 살아가는 곰치 일가를 통해 당대 서민들의 모습을 그린다.

    국립발레단과 국립합창단은 명동예술극장에서 기념공연을 이어간다. 국립발레단은 5월 8~9일, 국립합창단은 15~16일 오랜 시간 관객에게 사랑받아온 레퍼토리를 엄선해 '베스트 컬렉션'을 진행할 예정이다. 국립창극단은 5월 14~24일 달오름극장에서 창극 '춘향'(극본·연출 김명곤)을 새롭게 소개한다.

    국립무용단은 신작 '산조'(안무 최진욱·연출 정구호)를 4월 18~19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첫 선을 보인다. 국립국악관현악단은 3월 26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이영조 작곡의 '시조 칸타타'를 위촉 초연하고, 6월 17일 같은 장소에서 '전쟁과 평화'를 주제로 '2020 겨레의 노래뎐'을 공연한다. 

    세계 공연예술계의 흐름을 읽을 수 있는 해외초청작도 마련돼 있다. 2018년 프랑스 아비뇽 페스티벌 초연으로 화제를 모은 '플레이어스' '마오Ⅱ' '이름들'(연출 쥘리앵 고슬랭)이 6월 5~6일 달오름극장에서 처음 만난다. 미국 작가 돈 드릴로의 소설 세 편을 무대화한 작품으로, 총 9시간에 달한다.

    국립극장 70주년 기념공연은 오는 16일 오후 2시부터 국립극장 홈페이지에서 예매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