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유재수 사건으로 조국 구속하려 한다" 변호인 주장 반박… 법정 '당혹감'
  • ▲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26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해 취재진 앞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박성원 기자
    ▲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26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해 취재진 앞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박성원 기자

    조국 전 법무부장관 변호인단이 구속을 면하기 위해 '표적수사'라는 프레임을 꺼내들며 방어 논리를 펼치자, 이를 반박한 한 검사의 발언이 화제다.
     
    지난 26일 서울동부지법에서 열린 조 전 장관에 대한 영장실질심사에 참석한 이정섭 동부지검 형사6부장은 발언 기회를 얻자마자 "판사님. 이번 수사는 표적·별건수사가 아니라는 점, 잘 아시지 않습니까"라고 말했다고 중앙일보가 30일 보도했다. 이 부장검사의 발언에 조 전 장관 변호인단은 다소 당황했다고 한다. 
     
    이 부장검사의 발언이 주목받은 이유는 범죄사실을 말할 순서에서 검찰이 판사에게 하소연하듯 수사를 향한 비판에 대해 억울함을 호소했기 때문이다. 판사 출신인 조 전 장관의 한 변호인은 "영장심사에서 저런 식의 말을 하는 검사는 본 적이 없었다"고 탄식하듯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장검사는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사건은 (검사·수사관 100여 명이 동원된) 중앙지검 (조 전 장관 일가) 수사와 달리 검사 1명이 시작한 수사"라며 "표적수사란 지적은 저희 수사를 매도하는 것"이라고 호소했다. 영장심사 전 조 전 장관이 기자들과 만나 "검찰의 끝없는 전방위적 수사를 견디고 견뎠다"고 말한 것을 의식한 듯한 발언이었다. 조 전 장관의 변호인은 "중앙지검 수사가 안 되니 검찰이 방향을 틀어 유재수 사건으로 조 전 장관을 구속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檢 "유재수 감찰 무마, 자연히 알았다"

    검찰이 26일 권덕진 영장전담 부장판사에게 가장 강조했던 점은 동부지검의 조 전 장관 수사가 자연스러운 과정을 통해 진행됐다는 것이었다. ▶지난 8월 검찰 인사가 났고 ▶전임자(주진우 전 부장검사)가 남겨놓은 유 전 부시장 감찰 무마 사건이 있었으며 ▶수사하다 보니 조 전 장관의 가족 수사 시기와 맞물렸을 뿐 정치적 의도는 없었다는 주장이다.

    검찰은 권 부장판사가 유 전 부시장 관련 수사에서 압수수색영장을 발부했던 점을 들며 "이런 사실은 판사님도 아실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조 전 장관의 변호인은 이런 검찰의 주장에 수긍하지 않았다. 검찰개혁을 추진해온 조 전 장관에 대한 보복성 별건수사에 가깝다는 것이다.

    이날 검찰과 변호인단은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판례를 두고도 서로 정반대의 해석을 했다. 검찰은 "조 전 장관의 혐의가 이미 실형을 선고받은 우 전 수석의 혐의보다 가볍지 않아 구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 전 수석은 박근혜 정부 시절 미르·K스포츠 재단의 비위 의혹을 감찰하지 않은 데 대해 직무유기 혐의가 인정돼(다른 직권남용 혐의 포함) 지난해 2월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심재철 "조국 영장 기각 배후엔 文이 자리"
     
    하지만 조 전 장관의 변호인은 재판장에게 조 전 장관과 우 전 수석의 혐의를 비교한 표까지 제시하며 "사회적 해악과 각 민정수석이 침해한 권한, 혐의에 적용된 법리를 비교할 때 조 전 장관의 혐의가 우 전 수석보다 훨씬 가볍다"고 반박했다. 

    검찰과 변호인단은 박형철 전 반부패비서관이 조 전 장관에게 보고한 유 전 부시장 감찰 처리 보고서를 놓고도 직권남용 적용 여부에 대해 강하게 다퉜다. 서로에게 "직권남용 법리를 잘 모르고 하는 소리"라며 감정을 건드리는 발언까지 했다고 중앙일보는 보도했다.

    한편 심재철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30일 당 회의에서 "조국 구속영장 기각의 배후에 바로 우리들은 문 대통령이 자리하고 있다는 것을 짐작하고 있다"며 "국민들이 바로 그 점을 정확하게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