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위대 대공 요격미사일을 北 탄도미사일 요격체계로 개량… '일본판 사드' 출현에 관심
  • ▲ 북한이 지난 7월 발사한 신형유도전술무기.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린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북한이 지난 7월 발사한 신형유도전술무기.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린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일본이 보유 중인 자국산 미사일을 북한의 신형 탄도미사일 요격용으로 개량·배치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사거리와 속도만 높인 요격체계는 2020년 말, 고고도 요격체계와 극초음속 요격체계는 각각 3년과 7년 뒤 실전배치한다는 계획이다.

    日방위성 “북한판 이스칸데르 요격 목표”

    산케이신문은 지난 28일 “북한 탄도미사일 위협이 커져, 새로운 요격체계 개발 검토에 돌입했다”는 정부 관계자들의 말을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방위성은 내년 초 육상자위대가 현재 사용 중인 ‘03식 중거리대공요격미사일(추오 SAM)’을 북한의 탄도미사일 요격체계로 개량하는 연구에 착수할 예정이다. 북한판 이스칸데르 요격이 우선 개발 목표다.

    방위성은 ‘추오 SAM’의 사격통제장치를 개량하고, 적 탄도미사일의 궤도 예측능력을 고도화해 일반적인 탄도미사일 외에 중고도에서 변칙적인 궤도로 날아오는 북한판 이스칸데르를 요격할 수 있게 개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3년 뒤에는 자위대가 보유한 SM-3와 패트리어트 PAC-3의 빈틈을 메우는 사거리와 요격고도를 갖게 될 것이라고 방위성은 설명했다.

    “일본 국산 미사일인 '추오 SAM'은 사거리가 100km 미만으로, 방위성은 사거리를 대폭 연장한 개량형을 2020년 말부터 순차적으로 육상자위대에 배치하고, 적 항공기나 순항미사일이 아닌 탄도미사일 요격체계 개발을 진행해 나갈 예정”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일본 정부는 나아가 ‘추오 SAM’을 계속 개량해 중국과 러시아의 극초음속(마하5 이상의 속도) 미사일도 요격할 수 있게 만든다는 목표까지 세웠다. 개발 기한은 7년 정도를 예상했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신형 요격미사일이 개발·배치되면 해상자위대의 이지스 호위함에 있는 SM-3 미사일, 항공자위대 예하 방공부대의 패트리어트 PAC-3까지 3단계 미사일 요격체계를 갖추게 된다”고 밝혔다. 신문 또한 “국산 요격미사일을 개량해 다층적 미사일 방어체계를 갖게 된다는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탄도미사일 요격용으로 변신할 구형 미사일

    방위성이 중고도 중거리 요격용으로 개량하려는 ‘추오 SAM’은 2003년부터 실전배치한 대공 요격미사일이다. 자위대가 수십 년 동안 사용했던 호크 지대공 미사일을 대체했다.
  • ▲ 일본 방위성이 중거리 중고도 요격용으로 개량한다는 '추오 SAM'. ⓒ美미사일 방어국 공개사진.
    ▲ 일본 방위성이 중거리 중고도 요격용으로 개량한다는 '추오 SAM'. ⓒ美미사일 방어국 공개사진.
    미국 미사일방어국(MDA) 자료에 따르면, ‘추오 SAM’은 미쓰비시전기가 개발했다. 중거리 요격용이며 사거리는 50km, 요격속도는 마하 2.5다. 1단 고체연료 로켓을 추진체로 사용하며, 발사차량 1대에 미사일 6기를 탑재한다.

    레이더는 100개의 표적을 포착·추적할 수 있고, 12개의 목표를 동시에 공격할 수 있다. 요격 대상은 음속 이하로 비행하는 순항미사일·헬기·항공기다. 즉 기본 성능은 우리 군의 신형 철매-2는커녕 패트리어트 PAC-3보다 못하다. 자위대는 이를 개량하겠다는 것이다.

    이미 2단계 방어망 갖춘 日, 새 미사일 개발 서둘러

    현재 일본은 이지스 호위함 5척에 SM-3 요격미사일을 탑재해 운용한다. SM-3 미사일의 유효사거리는 900km, 요격고도는 500km로, 이론적으로는 북한 탄도미사일을 독도 동쪽 동해에서 요격하는 것이 가능하다.

    일본은 또한 항공자위대 예하에 패트리어트 PAC-3 포대 34개를 두었다. 이들은 전국 15곳에 배치됐다. 패트리어트 PAC-3의 사거리는 40km, 요격고도는 20km 안팎이다. 북한 탄도미사일을 마지막에 막아내는 수단이다. 

    즉, 지금까지는 요격고도 30~100km를 막을 수단이 없는데, 이를 ‘추오 SAM’ 개량형으로 막는다는 것이다.

    일본은 당초 ‘이지스 어쇼어’ 2개 포대를 도입해 2020년 중간층 방어를 완성하려 계획했다. 그러나 자위대 관계자들이 3차원 지형정보가 맞지 않는 구글 어스를 통해 부지를 선정하면서 도입이 늦어지게 됐다. 2020년 말 ‘추오 SAM’의 도입은 이 공백을 메우려는 것이다.

    일본이 계획대로 이 미사일의 속도와 사거리를 대폭 늘려 2020년부터 배치한다면 이스라엘·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3중 미사일 방어체계를 구축한 나라가 된다. 도입이 늦어진 이지스 어쇼어까지 배치되면 4중 방어체계를 갖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