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비례정당 만드는 일 결코 없을 것" 2중대 자처… 한국당 "좌파 떡고물" 비판
  • ▲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더불어민주당이 비례민주당을 만드는 일은 없을 것" 이라며 민주당을 향한 끝없는 신뢰를 보내고 있다. ⓒ뉴시스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서 제기되는 '비례민주당 창당'론에 대해 "비례민주당을 만드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며 민주당과 밀월관계를 유지할 것임을 시사했다. 자유한국당은 정의당이 맹목적인 민주당 2중대 역할을 자처하는 것을 두고 "(총선전략에 따른) 이면계약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의 눈길을 보낸다.

    심 대표는 29일 일각에서 제기되는 비례민주당이 창당되면 정의당의 의석을 오히려 줄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민주당을 감쌌다. 심 대표는 "민주당은 선거제 개혁을 20년 이상 당론과 공약으로 채택해온 정당"이라며 "많은 어려움을 감수하고 4+1 공조를 통해 선거제 개혁을 함께 끌어낸 주체"라고 민주당을 칭찬했다. 그러면서 "그에 맞는 책임 있는 판단을 하리라 본다. 민주당에서 비례민주당을 만드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저는 믿고 있다"고 말했다. 

    정태옥 "구체적 이면합의 있었을 것"

    이 같은 심 대표의 모습에 일각에서는 의구심을 내보였다. '협상의 달인'이라는 심 대표가 자신이 속한 정당의 이익을 외면한 채 민주당에 지나칠 정도의 믿음을 보낸다는 것이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비례민주당이 만들어질 가능성은 농후하다"고 전제하며 "정의당이 정상적인 계산을 한다면 공수처법을 지금 통과시키나 총선 후에 통과시키나 똑같은데, 저런 태도를 보이니 심상정의 계산을 모르겠다"고 의아해했다. 이어 "공수처가 정의당이 지향했던 민주주의와 직결되는 것도 아닌데 공수처법을 만드는 데 이토록 앞장서는 것은 이른바 좌파연합이 장기화할 때 떡고물이 떨어진다고 생각해 행동하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황 평론가는 "심재철 원내대표가 말한 대로 지역에 후보 안 낸다고 약속해줬는지 아닌지는 이후에 두고 보면 알 일"이라고 부연했다.

    황태순 "공수처, 정의당 지향했던 민주주의와 맞나"

    앞서 심재철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29일 기자간담회에서 "더불어민주당과 추종세력인 4+1이 밀실에서 선거법을 주무르며 야합했다는 제보가 있다"며 "정의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이 석패율을 포기하라는 민주당의 요구에 심·손·정·박(심상정·손학규·정동영·박지원) 출마지역에 민주당이 출마하지 말라는 것"이라고 전했다. 

    심상정·손학규·정동영·박지원 의원은 심 원내대표의 주장에 강하게 반발했다. 

    하지만 한국당에서는 심 대표의 정치적 판단에 보내는 의혹의 눈길을 거두지 않는다. 정태옥 한국당 의원은 본지와 통화에서 "뒤에서 내부적으로 약속했을 것"이라며 "실제로 구체적 이면의 합의가 없다면 정의당이 이런 판단을 할 리 없다. 현실적으로 분명히 다른 합의가 존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의당 관계자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며 "우리 당은 우리의 가치를 찾아가는 것이지, 민주당의 말을 따라 행동하는 정당이 아니다"라고 '이면합의' 의혹을 일축했다. 

    민주당은 한국당의 의혹 제기에 조소를 보냈다. 민주당 소속 한 초선 의원은 "선거법과 공수처법 협상을 우리가 잘해서 한국당이 이상한 의혹을 제기한다"며 "한국당이 협상력을 높이고 끈끈한 모습을 보이고 싶었다면 협상 테이블에 앉아서 같이 협상했으면 될 일"이라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