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한국에 대한 미국의 불신 커질 것”… “사드 때보다 더 큰 악영향” 우려
  • ▲ 2018년 1월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찾아간 빈센트 브룩스 당시 주한미군 사령관과 마크 내퍼 주한 미대사 대리. 강 장관은 이들을 환대했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018년 1월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찾아간 빈센트 브룩스 당시 주한미군 사령관과 마크 내퍼 주한 미대사 대리. 강 장관은 이들을 환대했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빈센트 브룩스 전 주한미군사령관이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코리아 소사이어티’ 주최 만찬에서 “한일 지소미아가 종료되면 (한국이) 생각했던 것보다 동맹관계에 더 큰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미국 안보전문가들도 브룩스 전 사령관과 비슷한 주장을 펼쳤다.

    브룩스, 한일 지소미아 종료 두고 “한미동맹의 운명 결정”

    브룩스 전 사령관은 이날 만찬 기조연설에서 한일 지소미아 종료를 두고 “지금은 한미동맹에 매우 중요한 시점이다. 동맹의 운명이 이틀 남았다”고 표현했다. 그는 “한국 정부가 (한일) 지소미아를 종료하기로 결정했을 때 미국 측이 어떻게 반응할지 정확하게 예측할 수 없겠지만, 한·미·일 정보공유에 커다란 문제가 생기는 것은 확실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한일 지소미아 종료는 단순히 양국 간 정보공유 차원의 문제보다 더 크다”면서 “이로 인해 한일관계의 질에도 영향을 줄 것이고, 한·미·일 삼각공조체제까지 쇠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데이비드 맥스웰 “한국에 대한 미국의 불신 커지는 계기”

    미 육군 특수전사령부와 한미연합사령부에서 근무했던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FDD) 선임연구원은 “한일 지소미아 종료는 동맹(한국)에 대한 미국의 불신을 키우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한일 지소미아 연장이 한반도 방어 공약에 매우 중요하다는 미국의 거듭된 경고에도 한국 정부가 끝내 이를 종료할 경우 (미국에서는 한국에) 동맹의 자격이 있는지 의문을 가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 ▲ 1969년 UC버클리대에서 열린 베트남전 철수촉구 시위. 당시 미국 내에서는
    ▲ 1969년 UC버클리대에서 열린 베트남전 철수촉구 시위. 당시 미국 내에서는 "베트남 스스로 방어를 포기했는데 우리가 왜 지켜주느냐"는 반발이 심했다. ⓒ오클라호마주 역사박물관.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이어 “모든 국가안보분야 관계자들(All national security professionals)들이 (지소미아 종료를) 잘못됐다고 생각하는 상황에서 (한일 지소미아 종료) 결정은 많은 사람들로부터 그 동기와 판단력에 의문을 갖게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브루스 베넷 “사드보다 악영향 더 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도 “지소미아 종료 결정은 미국이 한반도를 방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지 의구심을 갖는 여론을 더 확산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베넷 선임연구원은 “지소미아 문제를 역지사지의 관점에서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이 방어에 필수적인 요소를 스스로 잘라버리는데 왜 미국이 그들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야 하느냐는 주장이 나올 수 있다”면서 “이런 여론이 커지면 의회에서 주한미군 철수를 논의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베넷 선임연구원은 이어 “(한일 지소미아 종료는) 유사시 유엔군 증원의 핵심 역할을 맡는 일본과 협력을 차단하는 조치로, 궁극적으로는 미국의 한반도 방어 공약을 저해하는 행위”라며 “2016년 한미 갈등을 촉발시켰던 사드(종말고고도요격체계) 배치 문제와 비교해도 그 악영향이 훨씬 심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