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헌고 토론회'서 좌파단체들 "교사 정치활동 권장돼야"… 학부모들 "본질 흐리지 말라" 반발
  • ▲ 전교조와 징검다리교육공동체 등 좌파 성향 단체들은 18일 서울시의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인헌고 정치교사'를 옹호하는 발언들을 쏟아냈다. ⓒ뉴시스
    ▲ 전교조와 징검다리교육공동체 등 좌파 성향 단체들은 18일 서울시의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인헌고 정치교사'를 옹호하는 발언들을 쏟아냈다. ⓒ뉴시스
    “아이를 정치문제에서 소외시키는 것은 까막눈으로 만드는 것이다.”

    18일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의원회관 제1대회의실에서 ‘인헌고 논란을 통해 본 민주시민교육’이라는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는 인헌고 교사 A씨를 옹호하는 발언이 쏟아졌다. A씨는 조국 전 법무부장관을 비판하는 학생에게 ‘일베(극우 커뮤니티) 회원이냐’는 등의 '막말성' 발언을 해 '좌편향 교육' 논란을 일으킨 인물이다.

    이날 토론회에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징검다리교육공동체·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등 좌파성향 단체들이 참여했다.

    곽노현 “교사 정치활동 최대한 권장돼야”…“인헌고 사태 이용하는 언론도 문제” 주장도 제기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은 “교사도 일반 시민이며, 모든 사회 쟁점에 대해 정치적 입장을 갖고 있다”며 “교사의 정치활동을 금하고 민주시민교육을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교사의 정치활동은 최대한 권장돼야 한다”며 “시민은 정치편향일 수밖에 없고, 교사도 시민의 한 사람인데 정치중립 교사가 될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곽 전 교육감은 "공동선과 공익을 추구하는 모든 문제는 정치문제"라며 "우리 아이를 정치문제에서 소외시키는 것은 아이를 까막눈으로 만드는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이어 "교사의 정치적 활동을 금하면서 민주시민교육을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교사의 정치활동을 최대한 권장하면서도 교육활동에서는 정치 비편향성을 찾는 것에 민주주의가 걸려 있다"고 덧붙였다.

    좌파 교육단체들은 '인헌고 사태'를 보수언론과 정치권 탓으로 책임을 떠넘기는 행태를 보이기도 했다. 강신만 교육운동연대 집행위원장은 "전교조를 마녀사냥하듯 언론들이 (인헌고를) 공격한다"고 주장했고, 천희완 교사노조민주시민교육연구소장은 "우리나라는 민주시민교육이 안 되는, 걸음마도 못하는 상황"이라며 "조금 말실수한 것 가지고 좌파교육이라고 하면 누가 색다른 수업을 하겠느냐"고 항변했다.

    강민정 징검다리교육공동체 상임이사는 "인헌고 사태는 가장 나쁜 형태의 교육정치화 사례"라며 "외부세력이 교육의 정치적 중립을 훼손하면서, 교사들의 중립성 훼손을 빌미 삼아 정치화시키고 정치적으로 악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 ▲ 교육계 정치편향 교육에 문제가 없다는 좌파 성향 단체들의 발언에 대해 학부모들은
    ▲ 교육계 정치편향 교육에 문제가 없다는 좌파 성향 단체들의 발언에 대해 학부모들은 "본질을 흐리지 말라"며 "학생들을 세뇌시키는 것이 문제"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뉴데일리 DB
    이처럼 좌파성향 교육계가 '정치편향'을 한 인헌고 사태를 두둔하는 발언을 하자, 학부모와 네티즌들은 "본질을 흐리지 말라. 학생들을 세뇌시키는 것이 문제"라며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학부모 등 “수업 중 애들한테 정치이념 강요한 건 불법” 

    한 네티즌(아이디 blackdragon****)은 "핵심을 다른 데로 돌리지 말라! 누가 지지 정당이 있다고 문제 삼는 것이 아니다. 본질은 자기의 정치이념을 학생들에게 강요한 것이다"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네티즌(아이디 shki***) 역시 “지지 정당 있는 것 가지고 뭐라 그러는 게 아니잖나. 수업 중에 애들한테 강요하고 주입하는 걸 말하는데 뭔 X소리야”라고 짚었다.

    다른 네티즌(아이디 han****)도 “교사 개인이 지지 정당이 있든 없든 관여할 일이 아니나, 공적인 교육현장에서 중립적인 가치관으로 교육해야 할 교사가 자신의 정치적인 신념을 학생들에게 전달한 것은 명백히 금지되어야 할 불법”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서울시교육청은 18일 장학사를 파견해 인헌고에 대한 추가 조사를 벌였다. 학생들에게 ‘일베’라는 표현을 쓴 A교사를 중심으로 사실관계를 파악하기 위한 조사다. 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인헌고 전교생(5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서면조사 결과, 교사에게 ‘일베’라는 말을 들었는지 묻는 항목에 20명(4%)이 ‘그렇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