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 문자투표 원본 확인 결과, 엠넷 발표 '최종 순위'와 달라
  • ▲ 프로젝트 보이그룹 워너원(Wanna One : 강다니엘, 박지훈, 이대휘, 김재환, 옹성우, 박우진, 라이관린, 윤지성, 황민현, 배진영, 하성운). ⓒ뉴데일리
    ▲ 프로젝트 보이그룹 워너원(Wanna One : 강다니엘, 박지훈, 이대휘, 김재환, 옹성우, 박우진, 라이관린, 윤지성, 황민현, 배진영, 하성운). ⓒ뉴데일리
    경찰 수사 결과, 케이블채널 엠넷(Mnet)이 제작하고 방영한 '프로듀스 시리즈' 전체에서 투표 결과를 조작한 정황이 포착됐다. '프로듀스 시리즈'는 오디션에 응시한 가수 지망생들을 시청자들이 직접 투표해 가수로 만들어 주는 시청자 참여형 예능프로그램. 2016년 첫 방송된 '프로듀스 101'부터 올해 방송된 '프로듀스X101'까지 4년간 시리즈를 이어오며 높은 인기를 구가했다.

    경찰에 따르면 '프로듀스 101'과 2017년에 방송된 '프로듀스 101 시즌2'를 통해 최종 선발된 연습생 중에 애당초 순위 안에 들지 못했던 연습생 일부가 포함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 같은 사실은 경찰이 생방송 시청자 문자투표 결과를 담은 원본 데이터를 확인하면서 드러났다. 경찰은 문자투표를 관리했던 업체를 통해 투표 원본 데이터가 엠넷이 마지막 생방송 때 발표한 연습생 순위와 다른 것을 확인하고 추가 수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프로듀스 101'을 통해 결성된 프로젝트 걸그룹 '아이오아이'는 10개월가량 활동하며 100억원대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고, '프로듀스 101' 시즌2을 통해 데뷔한 프로젝트 보이그룹 '워너원'은 지난해 12월 말까지 1년6개월간 활동하며 무려 8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안준영 PD "프로듀스 시즌3~4만 '투표 결과' 조작"

    앞서 구속된 안준영(40) PD로부터 시즌3~4격인 '프로듀스 48'과 '프로듀스X101'에서 최종라운드에 진출한 20명의 연습생들의 순위가 시청자 투표와 무관하게 이미 정해졌고, 자신이 여기에 관여했다는 진술을 받아낸 경찰은 시즌1~2에서도 동일한 조작이 있었다는 정황이 포착됨에 따라 수사 범위를 대폭 확대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안 PD는 경찰 조사에서 "시즌 1·2에서는 투표 결과를 조작하지 않았다"고 혐의를 부인했었다.

    지난 5일 시청자 투표 조작을 주도한 것으로 확인된 안 PD와 김용범 CP(45·총괄프로듀서)를 업무방해, 사기, 배임수재, 청탁금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한 경찰은 지난 14일 또 다른 제작진 1명과 연예기획사 관계자 7명을 입건해 불구속 상태로 검찰에 송치했다. 연예기획사 관계자들은 안 PD를 비롯해 엠넷의 본사인 CJ ENM 관계자에게 40여차례에 걸쳐 술접대와 향응을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6곳의 연예기획사와 CJ ENM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며 수사 강도를 높인 경찰은 CJ ENM에서 엠넷 부문 대표를 맡고 있는 신형관 부사장(음악콘텐츠본부장)도 입건한 것으로 전해졌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혐의를 적용했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엠넷을 총괄하는 신 부사장까지 수사 대상에 포함시킨 경찰은 '프로듀스 시리즈'의 최종 결재권자나 CJ ENM 고위 간부들이 이 같은 투표 수 조작을 알고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살펴보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