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록히드 마틴과 1대 7112만 달러 꼴 계약…한국, 2차로 20대 도입 준비 중
  • ▲ 29일(현지시간) 미국 국방성에서 F-35 도입계약에 대해 브리핑 하는 엘런 로드 차관과 에릭 픽 공군 중장. ⓒ美국방부 제공.
    ▲ 29일(현지시간) 미국 국방성에서 F-35 도입계약에 대해 브리핑 하는 엘런 로드 차관과 에릭 픽 공군 중장. ⓒ美국방부 제공.
    미군이 F-35 추가 도입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계획에서는 F-35 도입가격이 크게 낮아진 것으로 알려져 우리나라의 F-35A 도입 비용도 대폭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美국방부 “F-35, 대당 7100만 달러에 478대 구매”

    미국 국방부는 29일 오전 9시(현지시간) F-35 도입 계획을 발표했다. 엘렌 M.로드 국방부 획득·유지 차관과 에릭 T. 픽 공군 중장은 이날 브리핑에 나와 “F-35 전투기 478대를 340억 달러(한화 39조7600억 원)에 도입하기로 록히드 마틴 및 협력업체와 계약을 체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엘런 M.로드 차관에 따르면, 이번에 도입하는 478대 가운데 공군형 F-35A는 351대,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해병대용 F-35B는 86대, 항공모함 탑재용인 F-35C는 41대다. 로드 차관은 “계약액 340억 달러는 미군이 사용할 기체뿐만 아니라 개발 협력국, F-35를 대외군사판매(FMS·Foreign Military Sale) 계약으로 구입한 나라들에게 보낼 기체 비용도 포함한 금액”이라고 설명했다.

    로드 차관은 “이번 계약은 F-35A의 가격을 8000만 달러(한화 935억 원) 미만으로 낮춘다는 목표를 예상보다 일찍 달성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F-35 기종은 머지않아 미국과 동맹국을 이어주는 ‘제5세대 전투기 연합’의 중추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 논란이 됐던 납기 시한 문제도 앞으로는 적기 납품으로 해소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에릭 T.픽 중장은 “F-35 스텔스 전투기는 현재 세계 8개국에서 440대가 넘는 기종이 운용되고 있다”면서 10월 말 기준 8개국 17개 기지에서 850여 명의 조종사가 F-35A로 훈련 중이며, 8200여 명의 유지보수인력이 일하고 있다고 밝혔다. 픽 중장은 현재 F-35를 인수·운용 중인 나라로 노르웨이, 이스라엘, 이탈리아, 영국, 호주, 한국, 일본을 언급했다. 네델란드의 경우 11월 말에 첫 출고식을 가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F-35A 대당 단가 대폭 감소…韓, 추가도입 여유 생길 듯

    이 소식이 주목받는 이유는 F-35A 가격 때문이다. 미국이 밝힌 금액을 단순 계산했을 때 대당 가격은 7112만 달러(한화 831억 원)다. 우리 정부는 2014년 3월 F-35A 40대를 FMS 방식으로 40대 구매했다.
  • ▲ 선회 비행을 하는 F-35A 스텔스 전투기. ⓒ美국방부 제공.
    ▲ 선회 비행을 하는 F-35A 스텔스 전투기. ⓒ美국방부 제공.
    FMS 계약은 미국과 무기 수입국 정부끼리 계약으로 사업 예산을 먼저 확정하고, 수입국은 무기를 모두 인도받은 뒤 미국과의 비용 정산을 거쳐 실제 도입가격을 지불하는 방식이다. 단가가 낮아지면 비용이 줄어드는 장점이 있지만, 구매 무기의 양을 바꿀 수 없는 단점도 있다.

    지난 6월에도 “미국이 F-35A 단가를 8000만 달러(한화 935억 원) 미만으로 낮춘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확정은 아니었다. 그러나 이번 미국의 발표로, 한국이 도입하게 되는 F-35A의 가격은 대폭 낮아질 가능성이 커졌다.

    합참 “예산 절감 가능할 수도… 단정은 어렵다”

    이에 관해 방위사업청과 합동참모본부는 “아직 우리가 대금을 치른 게 아니다”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F-35A 인수 작업이 진행 중이지만 우리가 아직 미국 측에 대금을 지불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비용이 줄어들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면서도 “하지만 미국 측 발표대로 정산한다면 F-35A 도입 비용이 줄어들 가능성은 커 보인다”고 답했다.

    군의 장비 도입 때 작전요구성능(ROC·Requirement for Operational Capabilities)을 결정하는 합참 또한 “지금 당장 사업에 변화가 생긴 것은 아니니 지켜보자”며 신중론을 폈다. 합참 측은 그러나 “아직 FMS에 따른 비용정산을 할 시기는 아니지만, 미국의 이번 발표대로라면 향후 상당한 예산 절감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희망섞인 전망을 내놨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사무국장은  “단가가 낮아진다고 F-35A를 당장 더 살 수는 없지만 2차 F-X 사업 계획 때 상당한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우리 정부는 지난 5월부터 F-35A를 추가 도입하는 사업을 준비 중이다. 예상 도입 대수는 20대, 예산은 2조 원대다. 만약 미군의 이번 계약을 기준으로 하면 3000억 원 안팎의 예산 절감이 가능해진다. 신종우 국장은 “이렇게 절감한 예산을 연구개발비용으로 돌리면, 군의 전력증강 사업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