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A 인터뷰 "북한엔 소유권 개념 없어… 금강산 리모델링 통해 中 관광객 노릴 것"
  • ▲ 금강산 관광시설을 둘러보며 철거지시를 하는 김정은.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금강산 관광시설을 둘러보며 철거지시를 하는 김정은.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북한은 금강산관광 시설 철거를 주저하지 않을 것이며, 이후 이를 리모델링해 중국인 관광객을 끌어모을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 공사는 미국 워싱턴 D.C.에서 미국의 소리(VOA) 방송과 인터뷰에서 “김정은이 금강산에 있는 남측 소유 시설 철거를 지시하고 남측과 대화를 거부하는 것은 상황을 갈아엎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며 향후 북한의 행동을 예측했다.

    태 전 공사는 김정은이 문재인 정부를 믿고 미국과 대화했지만, 트럼프 정부의 현재 대북정책 기조(비핵화 이전까지 최대의 압박과 제재)가 바뀔 가능성이 적고,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 재개도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지금처럼 일방적인 행동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태 전 공사는 또 “국제적인 대북제재로 돈줄이 마른 김정은 입장에서는 관광 밖에는 외화를 벌 방법이 없다”며 “김정은이 진정으로 비핵화하겠다면 선택할 옵션이 많겠지만, 핵무기를 틀어쥔 상태에서 옵션은 당장 관광 밖에 없다”고 풀이했다.

    "금강산~원산갈마~삼지연 등 묶어 중국 관광객 유치할 듯"

    그는 김정은이 금강산관광지구 재개발뿐만 아니라 이전부터 건설한 원산갈마해양레저지구, 삼지연관광특구, 양덕온천지구 등을 내년 4월까지 완공하라고 지시한 것은 이들 지역을 하나의 관광 벨트로 묶어 중국인 관광객을 최대 40만 명까지 유치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설명했다.

    김정은이 국제적 규범 때문에 현대아산이 소유한 금강산관광 시설을 쉽게 철거하지 못할 것이라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는 “북한은 정치적 논리를 항상 앞세우는 데다 소유권에 대한 인식이 거의 없어 시설 철거에 큰 부담을 느끼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과거 이집트 통신업체 오라스콤이 북한에서 엄청난 수익을 내고도 한푼도 가져가지 못한 사실을 예로 들며 “북한에 투자해 수익을 얻기는 매우 어렵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