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쌀 5만t 지원' '아프리카돼지열병 방역 협력 요구'도 줄줄이 퇴짜
  • ▲ 대한민국 남자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7일 오후 경기 파주 축구국가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한국축구대표팀은 오는 10일 화성에서 스리랑카와, 15일은 평양에서 북한과의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을 치를 예정이다. ⓒ뉴시스
    ▲ 대한민국 남자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7일 오후 경기 파주 축구국가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한국축구대표팀은 오는 10일 화성에서 스리랑카와, 15일은 평양에서 북한과의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을 치를 예정이다. ⓒ뉴시스
    오는 15일 평양에서 열리는 2022 카타르 월드컵 2차예선 대한민국 대 북한의 축구 경기가 북한의 비협조 탓에 '깜깜이 경기'로 치러질 전망이다. 취재진과 응원단은 물론 국내 방송 중계진의 방북이 불가능한데다 북한이 국제방송 신호를 제공할지 여부도 불투명해 생중계로 경기를 시청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지난 4일 문재인 대통령이 '서울평〮양 공동올림픽' 개최를 언급한지 불과 1주일 만에, 북한에서 열리는 축구 경기를 중계조차 못하는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국제방송 신호 제공 여부도 불투명…"北 보도에만 의존해야 하는 상황"

    김은한 통일부 부대변인은 지난 11일 정례브리핑에서 "현재까지 북측으로부터 예선전 합의와 관련해서 아무런 회신을 받지 못했다"며 "이렇게 회신이 없었던 점에 대해 아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경기가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북한은 취재진과 응원단의 방북 문제와 중계 여부 등에 대해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이다.

    2022 카타르 월드컵 2차 예선 H조 3차전인 이번 북한 원정 경기는 15일 오후 5시30분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린다.

    대한축구협회(KFA) 관계자는 지난 11일 오후 "베이징 주재 북한대사관에 한국 취재진 초청장이 도착하지 않았다. 시간과 절차상 방북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축구협회에 따르면 북한축구협회는 이날 55명의 방북만 허가한다는 회신을 보내왔다. 현재로서는 한국축구대표팀 선수단 25명과 코치진·임원·지원스태프·정부 관계자 30명만 평양에 갈 수 있게 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이번 경기의 TV 생중계는 어렵다는 관측이다. 국내 방송 중계진의 '방북'이 물 건너간 가운데 북한이 국제방송 신호를 제공할지 여부도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월드컵 2차예선 중계권은 아시아축구연맹(AFC)이 아닌 경기 개최국에 있어 북한에 중계 협조를 강제할 수도 없다.

    취재진이 가지 못한다면 경기 내용과 결과는 북한의 보도에만 의존해야 한다. 앞서 북한은 지난 5일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린 북한-레바논 월드컵예선전 경기와 관련해 다음날 조간신문에 사진 한 장과 짧은 기사만을 게재했다. 이번 경기에 국내 취재진이 가지 못하면 이와 마찬가지 상황이 벌어질 전망이다.

    北, 아프리카돼지열병 방역 협력 요구도 묵묵부답

    한편 북한 당국은 지난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체육행사를 비롯한 모든 남북관계를 보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회담 결렬 이후 북한은 미·북 협상을 우선순위에 두는 '선미후남(先美後南)' 기조를 강화해 남북관계는 지속적으로 경색됐다.

    북한은 지난 6월에도 유엔세계식량계획(WFP)을 통한 쌀 5만t의 지원을 거부해 한국 정부의 인도적 지원 사업을 무산시킨 바 있다. 정부는 WFP를 통해 북측의 공식입장을 요구했지만 아직까지 응답이 없는 상태다. 지난 9월에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남북 접경지역에서 최초 발병하자 통일부가 북한에 방역 협력을 제안했지만 북한은 이 또한 묵묵부답으로 대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