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팬클럽·노사모 중심 주말 집회서 '反검찰' 구호·퍼포먼스… 정청래 “조국 딸은 공부 잘한 모범생”
  • ▲ 검찰개혁 사법적폐청산 범국민시민연대·개싸움국민운동본부 주최로 28일 오후 열린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시민들. ⓒ정상윤 기자
    ▲ 검찰개혁 사법적폐청산 범국민시민연대·개싸움국민운동본부 주최로 28일 오후 열린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시민들. ⓒ정상윤 기자
    "조 장관은 무죄다, 조 장관 딸은 공부를 잘한 모범생이었다."

    28일 저녁 서울 서초동 서울고검 앞, 집회에 참석한 정청래(54)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발언이다. 이날 오후 6시 시작된 '제7차 사법적폐 청산을 위한 검찰개혁 촛불문화제'가 두어 시간 지났을 때였다. 

    여권 정치인들 중 처음으로 단상에 오른 정 전 의원은 ‘조국 무죄’를 외치며 집회 참석자들의 동의를 구했다. 정 전 의원은 “조 장관이 울고 있다”며 참석자들을 자극했다. 앞서 그는 무대에 오르면서 "열받아서 나왔죠? 속터져서 나왔죠? 해도해도 너무해서 나왔죠? 저도 그래서 나왔다"고 했다. “조 장관에게 힘이 되주겠는가”라고도 했다. 

    주최 측 추산 집회 이원, 10만→50만→150만→200만명

    ‘검찰개혁 사법적폐청산 범국민시민연대’와 ‘개싸움국민운동본부’ 주최로 열린 집회다. 시민들은 오후 1시쯤 모이기 시작해 자정 무렵까지 집회를 이어 갔는데, 주최 측은 집회 규모를 기하급수적으로 늘려가며 추산했다. 처음엔 10만 명을 얘기했고, 이후엔 50만, 150만 명, 오후 9시가 됐을 땐 "200만명이 모였다"고 주장했다. 주최 측 한 관계자는 "문재인 대통령 팬클럽, 노사모(노무현 대통령을 사랑하는 모임) 등 단체들도 왔지만 자발적으로 모인 시민들도 있다"고 했다.

    與 정치인들 “문재인, 조국 지키는 게 대한민국 지키는 일”

    이 자리에 참석한 여권 정치인들은 조 장관 일가에 쏠린 국민적 의혹들을 모두 내쳤다. 검찰 수사에 대한 불신, 검찰에 대한 반감을 스스럼없이 드러냈다. 문 대통령과 조 장관을 치켜세우며, 두 사람에 대한 ‘수호자’를 자처했다.  

    정청래 전 의원에 이어 무대에 등장한 이종걸(62·경기안양시만안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목숨을 걸겠다”고 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을 지키는 게 대한민국을 지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검찰청 향해 “염병하네” 소리치기도

    정봉주(59) 전 통합민주당 의원도 무대에 올랐다. 그는 문 대통령과 조 장관의 ‘특별한 인연’에 대해 ‘해설’했다. 정봉주 전 의원은 "2009년 영원한 친구 노무현 대통령을 잃은 뒤 문재인 대통령은 10년간 조국 장관과 머리를 맞대고 검찰 개혁을 준비했다"며 "사상, 철학 등에서 조 장관이 문재인 대통령이기 때문에 우리가 물러설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조국이라 쓰고 문재인이라고 읽는다"고 말했다. 

    집회 참석자들은 이날 ‘정치검찰’을 비난하고 ‘공수처 설치’와 ‘검찰개혁’을 주장했다. ‘정치검찰 물러나라’는 피켓을 든 집회 참석자들은 서초경찰서에서 서초역을 지나 교대역 사거리까지 줄을 이어 갔다. 

    집회 진행 과정에서 검찰에 대한 과격한 비난이 튀어나오기도 했다. 오후 7시20분 쯤 무대에 오른 한 여성은 대검찰청을 향해 "염병하네"라고 소리치며, 검찰 풍자 퍼포먼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 ▲ 28일 오후 서울 서초역 6번 출구 인근에서 '조국 구속'을 외치는 시민들. ⓒ정상윤 기자
    ▲ 28일 오후 서울 서초역 6번 출구 인근에서 '조국 구속'을 외치는 시민들. ⓒ정상윤 기자
    '구속·핵' 맞불집회도... "조국, 습관적이고 병적으로 거짓말"

    비슷한 시각 서초역 6번 출구 대검찰청 앞에선 반(反) 검찰 집회에 맞서는 집회가 소규모로 열렸다. “조국을 구속하라, 문재인을 탄핵하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자유연대가 주최하고 애국순찰팀이 홍보한 '제20차 조국 구속 문재인 사퇴 요구 집회'로 오후 4시부터 시작됐다.

    집회 참석자들은 조 장관의 위선을 꼬집었다. 서울 관악구에서 왔다는 직장여성 박모(54)씨는 "현 정권에 대해 크게 잘했다거나 잘못했다거나 하는 관심이 없었는데 이번 조국 사태를 보고 눈을 뜨게 됐다"면서 "여러 의혹들이 있지만, 조 장관의 가장 큰 문제는 무엇보다 습관적이고 병적인 거짓말"이라고 비판했다.

    박씨는 또 "조 장관이 국회 청문회에서 '모르쇠'로 일관한 내용이 거짓으로 밝혀진 게 있다"며 "조 장관이 물러나지 않는다면 10월 3일 광화문 집회에도 나갈 것"이라고 했다.

    서울 성북구에서 온 여성 지모(53)씨도 조 장관의 위선에 화가 난다고 했다. 그는 "의혹이 많은 사람을 대통령이 임명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 말이 안 되고 돌아가는 상황이 다 헌정사상 처음 아닌가"라며 "오히려 (저쪽에서는) 검찰 개혁해야 한다고 하는데, 지금처럼 살아있는 권력에 할 일을 하는 검찰이 잘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씨는 2012년·2017년 대선때 투표하지 않았다고 했다.

    애국순찰팀 관계자는 "시민들이 유튜브 등 SNS를 보고 자발적으로 모였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