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선제 요구' 1987년의 2배 규모… 2016년 '박근혜 하야' 보다 1000여 명 많아
  • ▲ 시국선언 발표하는 정교모ⓒ이종현 기자
    ▲ 시국선언 발표하는 정교모ⓒ이종현 기자

    전·현직 대학교수 3396명이 조국(54) 법무부장관 사퇴를 요구하는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2016년 11월 박근혜 전 대통령 하야를 촉구하며 시국선언에 참여한 교수 2200명보다 1000여 명이 많은 규모다. 

    그 전까지 역대 최대로 알려진 1987년 '직선제 개헌 요구 시국선언' 참가 교수는 1510명이었다. 현대사의 주요 사건인 4·19 시국선언에 참여한 대학교수는 27개 대학 258명이었다. 따라서 이번 '조국 퇴진 시국선언'에 참가한 3396명은 우리 역사상 최대규모의 대학교수 시국선언인 셈이다.

    ‘사회정의를 바라는 전국교수모임(정교모)’은 19일 오전 11시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 장관 퇴진을 요구하는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정교모는 선언문에서 "지금 우리는 대한민국의 사회정의와 윤리가 무너지는 것을 목도하고 있다"며 "문 대통령은 수많은 비리를 가지고 국민의 마음을 낙망하게 만든 조 장관 대신에 사회정의와 윤리를 세우며 국민적 동의를 받을 수 있는 새로운 사람을 법무장관으로 임명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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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날 시국선언에는 18일 오후 2시 기준 전국 290개 대학 3396명의 교수가 참가했다. 이는 2016년 11월 최순실 국정농단사태로 촉발된 박 전 대통령 하야 촉구 시국선언을 훨씬 웃도는 규모다. 당시에는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민교협) 등의 주도로 전국 교수·연구자 2234명이 시국선언에 참여했다.

    대학별로는 조 장관이 나온 서울대가 179명으로 가장 많았다. 연세대·경북대 105명, 고려대 99명, 경희대 94명, 한양대 89명, 이화여대 88명, 성균관대 62명, 부산대 61명 등이 뒤를 이었다.

    정교모 측은 이날 참여 교수들의 전체 명단을 공개하는 대신 공개 모집한 교수 8명의 발언으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명단 공개를 방해하는 집단의 테러 행위로 인해 '가짜 명단' 논란이 있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날 행사의 사회를 맡은 이은주 전남대학교 치의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시국선언 참여 교수들의 명단을 공개하려고 했지만, 방해 집단의 테러 행위로 발표가 어렵게 됐다"며 "(테러 행위로 인해) 가짜 명단이 발표되면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정확하게 분류한 뒤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대신 자발적으로 참여한 교수들의 발언과 시국선언 서명운동 중간발표를 한다"고 설명했다.

    문자메시지를 통해 공개 모집에 응해 발언자로 나선 교수들은 한결같이 조 장관의 퇴진과 문재인 정권의 '이중성'을 질타했다.

    최원목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에게 사과하고 검찰개혁을 제대로 수행하길 바란다"며 "이기적 인생을 살아온 것으로 입증된 사람에게 검찰 전권을 부여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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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봉 울산대(교육학과) 교수는 "조 장관은 현실에서 한 행태와 그간 말해왔던 것이 이율배반적이고 그 정도가 심하다"며 "한국사회가 공정한 사회라고 말할 수 있겠느냐"고 비난했다. 이어 "지금 조 장관이 그만두지 않으면 문재인 정부도 같이 몰락한다"며 "이는 모든 정부가 겪은 문제로, 조 장관은 속히 사퇴하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김이섭 명지대(정치국제학) 교수도 "문재인 정권은 불법과 위선, 탈법과 불의가 난무하는 현실을 직시해 이 현상을 타개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조국 장관은 적폐청산과 검찰개혁의 적임자가 아닌 '적'일 뿐"이라고 일갈했다.

    정교모는 지난 14일부터 조 장관 교체를 요구하는 시국선언문을 공개하고 온라인 서명을 받았다. 정교모는 시국선언 참여 교수들의 명단을 다음주쯤 발표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