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일정 최소화, 유엔 연설 등 준비… 미국선 '방위비 분담금' 들고 나올 듯
  • ▲ 문재인 대통령이 2018년 9월 26일 오후(현지시각) 미국 뉴욕 유엔 총회장에서 제73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뉴시스
    ▲ 문재인 대통령이 2018년 9월 26일 오후(현지시각) 미국 뉴욕 유엔 총회장에서 제73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은 추석 연휴를 마치고 업무에 복귀하는 이번 주 외부 일정을 줄인 채 유엔총회 기조연설과 한미 정상회담 준비에 매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22일부터 3박5일 일정으로 미국 뉴욕을 찾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유엔총회 기조연설에도 나선다. 비핵화의 구체적 방법론을 둘러싼 미북 간 견해차를 해소하기 위해 '촉진자 역할'을 맡을 전망이다.

    당초 유엔총회 불참을 검토했던 문 대통령이 전격적으로 뉴욕행을 결정한 것은 북한 비핵화 협상을 둘러싼 긍정적 움직임들이 시작됐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16일 '문 대통령의 유엔총회 참석과 대북 강경파인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경질 등 일련의 움직임이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의 급진전 신호로 해석될 수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동안 북미 간 경색국면이 유지됐다면, 이제 새로운 국면으로 전환하려는 시점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靑, 볼턴 경질에 "새로운 국면" 기대감 속 신중론

    이 관계자는 "볼턴 보좌관의 경질을 두고 청와대가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면서도 "현재 북미 사이의 발언에서 드러나는 분위기나 기류에 대해서는 언론도 감지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아직 명확하게, 가시적으로 (비핵화 협상의 급진전 신호가) 들어온 것은 아니어서 조심스럽기는 하다"고 덧붙였다. 긍정적 기대감 속에서 대외적으로는 신중한 견해를 보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중앙일보는 이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에게 3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와 평양 초청 의사가 담긴 비공개 친서를 보냈다고 복수의 외교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에 대해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청와대가 확인해줄 사안이 아니다"라며 언급을 삼갔다.

    문 대통령은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미북 대화 재개 등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미국은 방위비 분담금, 호르무즈해협 파병, 지소미아 파기 문제 등 한미동맹 문제에 무게를 둘 것으로 보인다. 고 대변인은 한미 정상회담 의제는 "조율 중"이라며 "정상 간 어떤 이야기를 할지는 가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文 "한반도 평화 정착과 평화경제로 공동 번영"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곧 북미 실무대화가 재개될 것이며, 남·북·미 정상 간의 변함없는 신뢰와 평화에 대한 의지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진전시키는 힘이 될 것"이라며 "우리 정부는 그 역할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해 한반도 평화 정착과 평화경제로 공동 번영의 미래를 당당하게 열어갈 것"이라고 유엔총회 참석을 앞둔 소회를 밝혔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는 우리만의 과제가 아니라 지구상 마지막 냉전체제를 해체하는 세계사적 과제이다. 국제사회가 함께할 때 한반도 평화는 더욱 굳건해질 것"이라며 "이번 유엔총회가 '함께 만드는 한반도 평화'를 위해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력을 높이는 계기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통해 북미 대화를 적극 지지하고 지원할 것"이라며 "튼튼한 한미동맹에 기초하여 한미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한 단계 더 발전시켜 나갈 방향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나누고 지혜를 모을 그런 계기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악화한 한일관계가 이번 유엔총회를 계기로 돌파구를 찾을지도 관심사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도 유엔총회에 참석하는 만큼 트럼프 대통령의 중재로 2년여 만에 한·미·일 정상회담이 성사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하지만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한미 정상회담 등) 선택된 일정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