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잉원 총통, 카리브해 순방하며 사흘간 뉴욕 체류…中 "허용 말라" 발끈
  • ▲ 차이잉원 대만 총통. 중국 공산당은 2020년 총통 선거를 앞두고 그의 낙선을 위해 움직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차이잉원 대만 총통. 중국 공산당은 2020년 총통 선거를 앞두고 그의 낙선을 위해 움직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카리브해 4개국 순방길에 미국 뉴욕을 경유하면서, 이곳에서 사흘을 지내기로 했다고 <빈과일보> 등 대만 언론이 보도했다. 중국은 이와 관련해 “미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준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난 1일 빈과일보 등 대만 언론은 “차이잉원 총통이 카리브해 우방국 4개국 순방길에 경유지 뉴욕에서 2박3일 예정으로 머무를 것”이라고 보도했다. 대만 언론은 차이 총통이 귀국길에는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를 방문할 것이라고 전했다. 워싱턴 D.C.에는 들르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대만 언론에 따르면, 이날 오전 차오리제 대만 외교부차관은 총통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차이 총통이 7월11일부터 11박12일 일정으로 아이티·세인트키츠네비스·세인트빈센트그레나딘·세인트루시아 등 카리브해 우방 4개국을 방문한다”고 밝혔다. 이들 나라는 중국이 요구한 ‘하나의 중국 원칙’에도 대만과 수교 중이다.

    대만 언론은 이어 “지난해 타이베이에 사무소를 개설하는 등 대만과 협력에 적극 나선 미국 와이오밍주 마크 고든 주지사는 최근 공개적으로 ‘차이 총통의 방문을 희망한다’고 밝혀 그 성사 여부에도 관심이 집중된다”고 전했다.

    차이 총통이 카리브해 우방국을 방문하면서 사흘 동안 미국에 머무른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중국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차이 총통의 미국 경유를 두고 “중국은 일관되게 미국과 대만의 정부 간 교류를 반대했다”며 “우리는 미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과 '중·미 3대 연합공보'를 준수하기를 촉구한다”고 발표했다.

    겅솽 대변인은 이어 “미국은 차이잉원의 입국을 허가하지 말고, 대만과 관련된 문제를 신중하게 처리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중·미 3대 연합공보’란 중국이 ‘중·미 관계의 3대 지도성 문건’이라 부르는 양국 간 합의로 ‘상하이 공보’ ‘중·미 수교 공보’ ‘8·17 공보’를 말한다. 3대 공보는 ‘상호 불간섭’을 명분으로 내세우나, 모두 미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키며, 이에 따라 미국은 대만에 무기 수출을 줄이고, 중국 국내문제에 간섭하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최근 미·중 관계를 따져보면 양국 모두 ‘상호 불간섭’이라는 합의에서 멀어진 상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대만 총통이 미국을 방문한 것은 2001년과 2003년 당시 천수이벤 총통, 2013년 마잉주 총통 때가 마지막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