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4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 서울시립교향악단 대연습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오스모 벤스케 서울시향 신임 음악감독. ⓒ연합뉴스
    ▲ 24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 서울시립교향악단 대연습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오스모 벤스케 서울시향 신임 음악감독. ⓒ연합뉴스
    "훌륭한 오케스트라와 일할 수 있는 멋진 기회를 주셔서 큰 영광이다. 열정이 뛰어난 음악가들로 구성된 서울시향과 빨리 하나의 팀(One Team)을 이뤄 연주하고 싶다."

    핀란드 출신 오스모 벤스케(66)가 정명훈(66) 이후 3년 넘게 공석이던 서울시립교향악단(이하 서울시향)의 새로운 음악감독을 맡는다. 그의 취임 연주는 2020년 2월 예정돼 있다.

    앞서 강은경 서울시향 대표이사는 지난달 2일 열린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오스모 벤스케를 서울시향 제2대 음악감독으로 선정했다. 음악적 역량 뿐만 아니라 소통화 화합의 리더십을 가진 인물"이라며 "임기는 2020년 1월부터 3년간이다"고 밝혔다.

    벤스케는 24일 오후 세종문화회관 예술동에서 가진 간담회에서 '원팀(One Team)'을 강조하며 △ 정체성 확립 △세계적 음반회사에서 음반 발매 △전용 콘서트홀 건립 및 오케스트라 위상 강화 등을 주요 운영 목표로 삼았다.

    "서울시향이 세계적인 오케스트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전용 콘서트홀이 필요하고 음반 발매를 통한 비즈니스가 이뤄져야 하며, 해외 유명 페스티벌에 참여해 국제적 명성을 쌓아야 한다. 이 세 가지는 따로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서로 연결돼 있다. 누가 더 잘났고 연주를 잘하느냐를 따지기보다는 악장과 노동조합까지 하나 되는 팀으로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클라리넷 연주자로 음악인생을 시작한 벤스케는 헬싱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클라리넷 수석을 지냈다. 시벨리우스 아카데미에서 유카 페카 사라스테, 에사 펠카 살로넨과 함께 요르마 파눌라에게 지휘를 배웠고, 1982년 브장송 지휘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이름을 알렸다.
  • ▲ 서울시향 신임 음악감독을 맡은 오스모 벤스케.ⓒ서울시향
    ▲ 서울시향 신임 음악감독을 맡은 오스모 벤스케.ⓒ서울시향
    벤스케는 1990년대 아이슬란드 심포니 오케스트라 수석 지휘자를 역임한 핀란드 대표 명장이다. 2003년부터 미국 미네소타 오케스트라 음악 감독으로 재직 중이며, 스웨덴 BIS 레이블에서 녹음한 시벨리우스 교향곡 1번과 4번으로 그래미 최우수 오케스트라 앨범상을 받았다.

    특히 라티 심포니, 아이슬랜드 심포니, 미네소타 오케스트라 등 이끄는 악단마다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뤄내 '오케스트라 빌더'라는 별명을 얻었다. 서울시향과도 2015년 11월 베토멘 교향곡 5번 연주로 처음 호흡을 맞춘 뒤 2017년부터 올해 2월까지 네 차례 협연했다.

    그는 "서울시향은 가능성이 열려 있다. 일부 유명 오케스트라는 지쳐있고 진부한 느낌이 있었다. 지휘자로서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싶어도 기존에 익숙한 레퍼토리 때문에 저항하고 거부감을 보이곤 하는데, 단원들은 한계를 경험할 수 없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평했다.

    벤스케는 콘서트홀뿐 아니라 미네소타 지역사회 곳곳을 찾는 공익공연, 초등학생에서 대학생까지 그 대상별 목적과 방법을 체계화한 교육 프로그램 등을 진행했으며, '음악을 통한 외교'에도 남다른 역량을 발휘했다. 2015년 쿠바에서 1961년 미국과의 외교 단절 이후 미국 오케스트라 처음으로 연주회를 성공적으로 마친 바 있다.

    그는 "궁극적으로 시향 내에 소규모 실내악단을 추구한다. 감독이 지휘하고 단원들은 지시에 맞춰 연주만 하는 게 아니라 서로의 소리를 들으면서 반응하고 최고의 소리를 함께 찾아야 한다"며 "향후 관객이 공연장에 오는 걸 기다리지 않고 전국 구석구석 연주 소외지역을 직접 찾아가는 프로젝트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