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효린 '학폭' 논란 일파만파… "15년 전 대체 무슨 일이?"
  • ▲ 학폭 논란에 휘말린 록밴드 잔나비. ⓒ잔나비 인스타그램
    ▲ 학폭 논란에 휘말린 록밴드 잔나비. ⓒ잔나비 인스타그램
    이제는 말할 수 있다? 지난 주말, 스타의 학창시절 '과거'를 문제 삼는 글들이 연달아 온라인 게시판에 올라와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진원지는 포털사이트 네이트가 운영하는 네이트 판(pann.nate.com)이었다.

    지난 23일 한 네티즌은 이 게시판에 '잔나비 멤버에게 당했던 학교 폭력을 밝힙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고등학교 시절 잔나비 멤버로부터 '학폭'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잔나비 음악을 좋아했고, 대부분의 멤버가 같은 분당 출신이라 나름 뿌듯한 마음이 들었는데, 멤버 한 명 한 명을 검색하다보니 자신에게 폭력을 행사했던 가해자가 포함된 것을 알게 됐다"며 그들에게 라이터로 괴롭힘을 당하거나 비닐봉지를 얼굴에 덮어쓰는 등 조롱거리로 학창 시절을 보내야만 했다고 토로했다.

    11년 전 '철없는 행동'으로 이 네티즌을 괴롭혔던 '가해 학생'은 잔나비에서 건반 주자로 활동하던 유영현(27)이었다.

    해당 게시글이 화제를 모으면서 온라인상에 특정 고등학교 출신 잔나비 멤버들의 이름이 포털사이트 인기 검색 키워드로 등장하자, 결국 당사자 측에서 말문을 열었다.

    잔나비의 소속사 페포니뮤직은 24일 "당사는 '학교 폭력' 논란과 관련해 본인에게 직접 사실 관계를 확인했고, 유영현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했다"며 "'학교 폭력' 논란으로 심려를 끼쳐 드린 점에 대해 우선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유영현은 현재 잘못을 깊게 뉘우치고 반성하고 있으며, 과거에 저지른 잘못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고 향후 활동을 중지하기로 했다"면서 "유영현은 잔나비에서 자진 탈퇴해 자숙의 시간을 가질 예정"이라고 전했다.
  • ▲ 걸그룹 씨스타 출신 가수 효린. ⓒ뉴데일리
    ▲ 걸그룹 씨스타 출신 가수 효린. ⓒ뉴데일리
    "효린에게 중학교 3년 내내 당했다"

    두 번째로 논란에 휩싸인 연예인은 걸그룹 씨스타 출신 가수 효린(29·본명 김효정)이었다. 잔나비 사태를 촉발시킨 '네이트 판'에 이번엔 효린을 정면으로 저격하는 글이 올라왔다. 한 네티즌은 25일 "효린에게 15년 전 중학교 1학년 때부터 3년간 끊임없이 학교 폭력을 당한 당사자"라면서 "당시 효린은 상습적으로 옷과 현금을 빼앗고 아파트 놀이터에서 폭행을 가했다"고 폭로했다.

    그는 자신이 폭행을 당했던 이유는 어이없게도 자신의 남자친구와 효린의 남자친구의 이름이 같다는 점 때문이었다며 효린이 때릴 땐 항상 본인을 한 대 때리게 시켜 '쌍방폭행'을 유도하는 용의주도함을 보였다고 주장했다.

    "3년 동안 자신이 자살을 안한 게 신기할 정도로 버텼다"고 말한 그는 "하굣길엔 항상 놀이터에서 효린의 화풀이 대상이 됐기 때문에 교통사고라도 나기를 기도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시엔 보복이 두려워 신고조차 하지 못했고 그저 졸업하기만을 기다렸다"고 토로했다.

    그는 15년이 지난 지금도 효린이 TV에 나오면 밥도 제대로 못 먹고, 꿈에 효린이 나오면 항상 가위에 눌린다며 여전히 학교 폭력에 대한 '트라우마'에 시달린다고 털어놨다.

    이 같은 글이 파장을 일으키자 효린의 소속사(브리지)는 26일 오전 "현재 효린 본인은 15년 전의 기억이 선명하지 않은 상황이라 사실 관계를 확인 중에 있다"며 "해당 글을 올리고 피해자라 주장하시는 분을 직접 찾아뵐 생각이고 해결해 나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오후 해당 게시글이 네이트 판에서 삭제되고, 이들과 같은 학교를 나왔다는 또 다른 네티즌이 "자신을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사람 역시 중학교 시절 약한 급우를 괴롭혔던 학폭 가해자"라고 주장하는 글이 게시판에 올라오자 소속사의 태도가 돌변했다.
  • ▲ 걸그룹 씨스타 출신 가수 효린. ⓒ효린 인스타그램
    ▲ 걸그룹 씨스타 출신 가수 효린. ⓒ효린 인스타그램
    "확인되지 않은 일방 주장에 큰 피해 입어"

    소속사는 "불특정 다수에게 무분별하게 전파되는 무형 공간에서 온갖 추측과 논란을 야기시킨 뒤 버젓이 글을 삭제하고, 그저 사과만을 바란다는 누군가로 인한 이번 사태에 매우 비통한 마음을 전한다"면서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일방 주장으로 지난 10년간 한 길을 걸은 아티스트 이미지와 명예는 막대한 피해를 입었으며, 연예계 활동에도 심각한 지장을 초래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효린은 자신과 관련한 일련의 일들을 피하지 않을 것이며, 소속사 차원에서도 해당 글을 올린 이에 대해 참을 수 없는 모욕감과 명예훼손으로 엄중히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연예인이란 것을 악용해 여론을 호도하려 한다면 더욱 강경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최초 폭로자의 글을 '확인되지 않은 일방 주장'이라고 폄하하는 소속사의 두 번째 공식입장이 나오자, 앞서 자신의 글을 삭제해 의문을 남겼던 네티즌이 또 다시 글을 올렸다.

    그는 "효린이 만나고 싶다며 연락처를 보내달라고 했다가 6시간째 연락이 없다"며 "직접 연락처까지 남겼으나 감감무소식이고 네이트에서는 제 아이피를 차단시켰다"는 저간의 사정을 밝혔다. 이어 "효린 측에서 만나서 연락하자더니 연락없이 고소하겠다고 입장을 변경했다"며 효린 측의 처신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했다.

    하지만 네이트를 운영하는 SK커뮤니케이션즈 측은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최초 폭로글을 쓴 네티즌이 사용한 아이피는 불법 광고 등이 지속적으로 게재돼 내부 정책에 따라 지난 6일 게시물 작성이 차단됐던 아이피"라며 "(25일 올라온) 폭로 게시글은 작성자가 직접 지운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네이트 판에는 최초 폭로글 외에도 "효린과 중학교 때 같은 반이었는데 한 번은 교실에서 애들이 자습할 때 어떤 여자애 한 명을 효린이 주먹으로 엄청 때렸다"며 "그때 다들 충격을 먹고 조용해졌다. 그건 중학생 여자애의 파워가 아니었다"는 에피소드와 함께 "항상 급식 먹을 때 느긋하게 와서 맨 앞줄에 서는 건 다반사였다"는 등, 효린의 '과거'를 기억하는 증언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