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檢 공소사실, 무에서 유 창조" 혐의 전면 부인... 장기전 가능성 높아
  • ▲ 양승태(가운데) 전 대법원장. ⓒ뉴데일리 DB
    ▲ 양승태(가운데) 전 대법원장. ⓒ뉴데일리 DB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의 정점으로 지목된 양승태(71·사법연수원 2기) 전 대법원장이 이번주 법원에 출석한다. 양 전 대법원장이 법원에 나오는 것은 지난 2월 보석심문기일 이후 3개월만이다. 양 전 대법원장은 그동안 자신의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한 만큼, 혐의를 놓고 검찰과 치열한 법리 공방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 '공소장 300쪽' 양승태 공소사실만 47개

    서울중앙지법 형사35부(박남천 부장판사)는 오는 29일 직권남용권리행사 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양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대법관에 대한 첫 공판기일을 연다. 양 전 대법원장은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없는 앞선 5차례 공판준비기일에는 출석하지 않았다.

    양 전 대법원장은 지난 2월 직권남용권리행사 방해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국고손실,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공무상 비밀누설 등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검찰이 양 전 대법원장을 기소하면서 제출한 공소장은 300페이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소사실은 △법원의 이익 도모를 위한 재판개입 △법원 내외부의 비판세력에 대한 탄압 △부당한 조직보호 △공보관실 운영비 불법편성 및 집행 등 4개 부분에서 총 47개다.

    양 전 대법원장은 자신의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하고 있다. 직권남용 혐의에 대해서는 독립이 보장된 다른 판사의 재판에 개입할 수 있는 권한이 직무 범위에 없어 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앞서 보석심문기일에서는 “검찰의 공소사실은 무에서 유를 창조한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양승태 "검찰 공소사실, 무에서 유를 창조한 것"

    재판부는 29일과 31일 이틀간 변호인들이 동의한 서류증거를 조사한 뒤 6월부터 본격적인 증인신문에 들어갈 예정이다. 재판부는 검찰이 신청한 증인 211명 중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을 비롯해 이규진 전 대법원 양형위원회 상임위원, 이민걸 전 법원행정처 기조실장 등 28명이 우선 증인으로 채택했다.

    직권남용죄에 대한 다툼의 여지가 많은 탓에 양 전 대법원장의 재판은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법원은 주 2회씩 수요일과 금요일을 지정해 양 전 대법원장의 공판을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