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긴 하지만… 미래·평화, 제3지대 '헛바퀴'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호남계 중진 의원들이 '제3지대' 논의를 시도하고 있으나 지지부진하다. 16일에도 회동이 있었으나, 정계개편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선에서 끝난 것으로 알려졌다.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일부 의원들은 이날 저녁 서울 강남구의 한 음식점에서 회동했다. 바른미래당에선 박주선 의원이, 민주평화당에선 정동영 대표와 장병완 원내대표, 유성엽 의원, 박지원 의원, 권노갑 상임고문, 정대철 상임고문 등이 참석했다.

그러나 당 통합과 관련한 대화가 진전되기에는 시작부터 어려운 자리였다. 당초 김동철 바른미래당 의원이 이 자리에 초청받았으나 불참했다. 당 대표와 원로들이 참여한 민주평화당에 비해 바른미래당은 박주선 의원만 참석해 서로의 생각만 재확인하는 데 그쳤다.

박 의원도 바른미래당에서 자신만 참석했다는 데 불편을 느껴 금세 자리를 떴다. 그는 17일 MBC라디오 '심인보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자리에 가보니까 (바른미래당에서) 저 혼자만 나왔고, 이 만남이 오래 가면 억측이 무성할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박 의원은 당 통합에 대한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대안 역할을 하기 위해 세력을 합치지 않으면 향후 곤란한 상황이 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정계개편 과정에서 소멸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정당에 누가 지지를 보내겠느냐"며 "이런 국민 인식을 전환시키고 소멸에 대한 우려를 (당 통합으로) 불식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기 위해선 세 확장이 절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양당 호남계 의원들의 만남은 최근 계속되고 있다. 이들은 지난 1월에도 여의도에서 회동하고 통합을 논의했다. 민주평화당에선 권노갑, 정대철 상임고문이 이같은 만남을 주도하고 있고, 바른미래당에선 박주선, 김동철 의원이 주요 참석자로 거론된다.

이들은 지난 2월에도 국회에서 '한국정치발전과 제3정당의 길'이라는 토론회를 열고 좌우를 아우르는 제3세력 결집의 필요성에 대해 한목소리로 외쳤다.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통합에 대한 기대감이 강하게 표출되면서 양당 재결합설을 수면 위로 끌어냈다.

그러나 이들의 계속되는 만남에도 가시적인 진전은 없다. 민주평화당에서 바른미래당에 '러브콜'은 계속해서 보내고 있지만 특별한 행동을 취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바른미래당은 당 통합설, 제3지대론 등에 대해 "논할 때가 아니다"라며 선을 긋고 있다.

전날 양당 호남계 중진 회동에 대해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17일 최고위 직후 기자들과 만나 "바른미래당은 박주선 의원만 갔지 않느냐"며 "정치 미래에 대해 논의했을 거라고 생각한다. 당과는 상관이 없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