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국가들의 '베네수엘라 대통령 재선거' 요구 거절… 과이도도 軍지지 호소
  • ▲ 지난 25일(현지 시간) 대통령궁에서 연설하고 있는 마두로 대통령ⓒ뉴시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난 25일(현지 시간) 대통령궁에서 연설하고 있는 마두로 대통령ⓒ뉴시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퇴진 압력을 받는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새로운 대선 계획을 발표하라는 주요 유럽 국가들의 요구를 일축했다. 

    영국·독일·프랑스·스페인 등 주요 EU 국가들은 지난 26일(현지시간), 마두로 대통령이 8일 이내에 새로운 대선계획을 발표하지 않을 경우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을 새로운 대통령으로 인정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이에 대해 27일 'CNN 투르크' 방송과 인터뷰에서 “어느 누구도 우리에게 최후통첩을 할 수 없다”며 이를 거둬들일 것을 요구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우리는 유럽에 의존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과 캐나다, 그리고 여러 유럽 국가들을 포함한 서방국가들은 지난해 5월20일의 베네수엘라 대선이 야권 후보들이 선거에 나서지 못하는 상황에서 치러졌다며 마두로의 두번째 당선을 부정선거의 결과라고 공격했다. 

    그런 가운데 마두로 대통령 퇴진운동의 중심에 선 과이도 국회의장은 지난 23일 마두로 정권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자신을 ‘임시 대통령’으로 선언했다.

    이후 미국 정부는 과이도를 베네수엘라 대통령으로 인정한다고 발표했다. 그러자 마두로 대통령은 미국과 관계 단절을 선언하고 미국 외교관들에게 베네수엘라를 떠나라고 요구했다. 

    지난 26일 미국은 베네수엘라 문제를 처리하기 위한 유엔 안보리 회의를 소집했다. 이 자리에서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마두로 정권을 “불법적인 마피아 국가”로 규정하고 마두로를 지원하는 러시아·중국·이란과 쿠바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 문제에 대해 각국 지도자들에게 어느 편을 지지할 것인지 정하라고 요구했다.

    다음날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트위터를 통해 "마두로 정권이 과이도 국회의장이나 미국 외교관들에게 위협을 가할 경우 이는 법치주의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이며 중대한 대응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런 가운데 '로이터 통신'은 마두로 대통령과 과이도 국회의장 모두 군의 지지를 확보하기 위한 행보를 보였다고 전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27일 블라디미르 파드리노 국방장관과 함께 파라마카이 기지를 방문해 대공포 등의 사격시범을 참관했다. 이 자리에서 마두로 대통령은 과이도 국회의장이 존 볼턴 등 트럼프 행정부 강경인사들의 사주를 받은 쿠데타에 가담했다면서 군부는 자신을 지지한다고 주장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이어 2월10~15일 대규모 군사훈련이 계획돼 있다고 밝혔다.

    과이도 또한 이날 군부의 지지를 촉구하면서 마두로 대통령에 반대하는 사람들에게 발포하거나 탄압하지 말 것을 명령했다. 과이도는 자신과 함께하는 군인들에게는 면책특권을 주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베네수엘라 정국이 대혼란에 빠진 가운데 파나마를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공정하고 평화로운 해법’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