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여옥, 제작업체 '스콜라스' 정체성 비판… "김정은 살인행각 외면하고 한국 역사 부정"
  • ▲ ⓒ스콜라스 홈페이지 캡처
    ▲ ⓒ스콜라스 홈페이지 캡처

    북한 김정은을 '세계 최연소 국가원수' 등으로 미화하는 등 최근 EBS 계열사들의 잇따른 비교육적 파행을 두고 EBS의 구조에 대한 질타가 연이어 쏟아지고 있다. 특히 EBS 미디어와 함께 김정은 퍼즐 교구를 만든 '스콜라스'의 기업 정체성을 두고도 논란이 들끓는다.

    전여옥 전 새누리당 의원은 28일 자신의 SNS에서 "국민세금으로 만드는 EBS에서 어린이 교육용구로 '귀여운 김정은' 캐릭터를 만들고 '최연소 국가원수'라며 그의 행적을 소개했다"며 "김정은이 발칸의 백정처럼 수많은 이를 처형하고 친형과 고모부까지 죽인 일은 언급도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전 의원은 "문제는 제작업체인 스콜라스다. 일각에 따르면 대표는 586운동권 출신"이라고 했다. 이어 "EBS납품인데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 해당 대표는 남로당 500명이 벌인 4.3사건에 대해서 공산당 폭동이라는 것은 쏙 빼고 마치 미 군정 시기 경찰이 된 친일파가 부정을 저질렀다고만 묘사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엄연한 역사왜곡을 떠나서 우리 아이들에게 한국 역사는 마치 혐오스러운 역사고 더럽고 부패한 세상인 듯 가르치려는 저의가 있는 것이 분명하다"며 "어느 날 우리 순진무구한 아이들이 '위인 김정은을 환영한다'고 외칠 수도 있다"고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스콜라스 김선철 대표, 운동권 출신? 과거 이력보니...

    EBS 미디어와 협력사 스콜라스에서 '김정은 퍼즐'을 만든 사실이 알려지자, 스콜라스를 둘러싼 의문도 속속 나오기 시작하는 상황이다. 2000년 설립한 스콜라스는 '좋은 문화, 좋은 교육'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걸고 있다. 사업 분야는 교육완구, 출판, 교육사업 등이며 강원도 원주시에 본사와 공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콜라스 홈페이지의 기업소개란은 현재 닫혀 있다. 대신 과거 2011년 7월 김선철 대표의 이야기를 담은 '일요신문' 보도 내용에서 간략하게나마 스콜라스 기업의 정체성을 추측할 수 있다.

    당시 인터뷰에 따르면, 전남 관매도 출신인 김 대표는 대학생 시절 통일·평화 운동에 관심을 가지다가 대학원 졸업 때 쯤 '가난한 상태에서 정치활동을 하면 피폐해질 수 있다'며 무역업에 뛰어들었다.

    인터뷰에서 그는 "기업은 '업을 기획하는 곳', 컴퍼니, 즉 빵을 나누는 곳"이라며 "우리가 학생운동을 하고 정치참여를 하는 것도 사람 중심의 사회를 만들어 평등하고 자유롭게 사는 사회를 만들자는 건데 이게 기업이라는 공동체 안에서도 가능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자신의 기업 철학이 과거 좌파 학생운동에서 비롯됐음을 내비친 셈이다. 스콜라스는 김정은 퍼즐 뿐 아니라 '제주 4.3 모형', '5.18 전남도청', '김정은이 방문한 싱가포르 마리나베이 샌즈 호텔 모형', '만들면서 공부하는 평양' 등의 제품도 함께 팔고 있다.


  • ▲ ⓒ스콜라스 홈페이지 화면 캡처
    ▲ ⓒ스콜라스 홈페이지 화면 캡처

    '독재자' 비판하면서 '김정은 퍼즐' 판매하는 속내는

    문제가 된 점은 4.3사건 등을 소개하는 과정에서 충분한 설명이 빠져있다는 점이다. 업체는 "고통스러웠던 일제강점기가 끝나고 전국 곳곳에서 새 나라를 세우기 위한 노력이 펼쳐졌다...미군정 시기에 경찰이 된 친일파는 제 욕심만 챙기며 부정을 저질렀다" 등으로 4.3을 일으킨 남로당 세력에 대한 언급은 전무한 채, 엉뚱하게 '친일파'와 이를 연계시키고 있다.

    5.18 전남도청 제품 설명에서는 "독재자가 나타나면 국민 권리를 빼앗아가는 일이 일어난다"고 전하고 있다. '독재자'를 강조해놓고, 홈페이지 다른 제품 판매란에는 버젓이 김정은·북한과 관련된 소재를 '평화'라는 개념으로 소개하고 있다는 점에서 모순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북한 미화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야권 "EBS에 법적·재정적 지원 그만"

    야권에서는 "빨치산도 아니고 대체 뭐하는 짓이냐"는 거센 질타가 쏟아진다다. EBS에 대한 지원을 중단해야 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26일 국회 과방위 한국당 의원들은 성명을 내고 "EBS가 좌편향 코드 방송에서 벗어나 교육방송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오지 않는 한 EBS에 대한 법적, 재정적 지원은 불가하다"고 천명했다. 아울러 "EBS에 매년 수십억씩 쏟아붓는 예산 지원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자유한국당 박대출 의원은 "EBS가 국민의 건전한 사고를 질식시키고 있다. 빨치산 조직도 아니고 이게 뭐하는 짓이냐"고 맹공을 퍼부었다. 같은 당 박성중 의원은 EBS 구조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EBS 유시춘 이사장이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누나라는 점을 두고 "EBS에 대한 편파성 논란이 있는데, 김정은 교구를 기획한 자가 누군지 확인해서 파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준석 바른미래당 최고위원 역시 26일 제35차 최고위원회에서 "국민의 수신료로 운영되는 공영방송에서 김정은을 위인의 반열에 올려놓고 미화했다"며 "도대체 누가 이런 기획을 하고 승인했는지 재발방지 및 주의를 촉구한다"고 비판한 바 있다.

    후폭풍이 거세지자 EBS 미디어 측은 '김정은 퍼즐' 교구를 시장에서 전량 회수하고 자체 감사에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EBS 미디어는 27일 자사 홈페이지에 "최근 한반도 평화 관련 종이교구로 혼란을 초래한 것에 대해 깊이 사과드립니다. 즉시 내부 감사에 착수해 자세한 경위를 파악하고 관련자 징계 등 추가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대책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