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어느 나라에 욕심 많은 임금이 있었다. 이 임금에게 사기꾼 재봉사가 찾아와 옷을 만들어 주겠다고 제안했다. 자격이 없고 어리석은 사람에게는 보이지 않는 특별한 옷이었다. 임금은 수락했고, 신하들은 옷이 만들어 지는 과정을 지켜보았다.
아무리 보아도 옷은 만들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신하들은 자신들의 어리석음을 가리기 위해 잘 만들어지고 있다는 거짓 보고를 올렸다. 기한이 다 되자 재봉사는 빈손으로 나타났다. 임금은 자신의 어리석음을 감추기 위해 아주 훌륭하다며 옷을 입었다. 옷을 맞춘 기념으로 거리행진을 나섰다. 어린아이 한명이 그 모습을 보고 외쳤다. “임금님이 벌거벗었다!” 어린아이의 외침으로 모두가 속았음을 깨달았다.
벌거벗은 임금님. 덴마크 작가 한스 안데르센의 동화다. 이 동화가 대한민국의 현실을 여실히 보여준다. “평화” 현 정부의 “Key Word”다. 모든 정책이 평화를 위하고 있다. 현 정부의 ‘맞춤 옷’이다. 남북평화가 어떠한 정책보다 우선되고 있다. 군사, 경제 등의 모든 분야를 남북평화에 맞추고 있다. 하지만 성과는 미미하다. 남북의 평화를 위해 남한은 다 양보했지만, 북한은 주민 전시태세 훈련을 강행했다. 10월 한 달 증시 시가총액 262조원이 증발했다. 실적 없이 무늬만 평화, 사기꾼 재봉사의 옷이다.
옷은 몸을 보호하는 용도로 입는다. 멋을 위함도 있지만, 본질은 신체 보호다. 체온을 유지하고 상처가 생기지 않도록 피부를 보호함이 우선이다. 옷을 입어야 안전한 활동이 가능하다. 국가를 보호하는 옷이 “안보(安保)”다. 힘없는 국가에 평화는 없다. 힘없는 국가에는 풍요도 없다. 주변에서 놔두질 않는다. 안보가 보장되지 않으면 경제도, 평화도 없다. 조선이 망할 때 겪었던 일 아니던가.
판문점 선언 이후 정부는 선언을 이행하기 위해 무던히 노력했다. 특히 군사 분야. 우리의 주장은 전혀 없는 듯 북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들어주었다. 서해안 해상 적대행위 중단 구역을 135km로 정했다. 군사분계선을 기준으로 나눴다고 하지만 실질적으로 북은 50km, 우리는 85km를 양보한 셈이다. 국경지역 초소(GP)도 양쪽 모두 11개씩 철거하기로 했다.
공평해보이지만 그렇지 않다. 원래 북쪽 초소가 2.6배가량 더 많다. 같은 영역을 더 많은 초소들로 감시하고 있다. 공평하게 철거하려면. 같은 비율로 철거해야 옳다. 육, 해, 공 모든 영역에서 공평하게 합의 한듯하지만 우리가 훨씬 양보했다. 한미연합훈련 역시 평창동계 올림픽 이후로 제대로 재개 되지 않고 있다. 평화를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