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 "부산 항만청, 제재 선박이 어떻게 입항할 수 있었는지는 외교부에 물어보라"
  • ▲ 러시아 화물선 '세바스토폴' 호의 현재 위치. 한 달 전에 부산에서 수리를 받아놓고 또 수리한다며 입항했다. ⓒ마린트래픽 검색결과 캡쳐.
    ▲ 러시아 화물선 '세바스토폴' 호의 현재 위치. 한 달 전에 부산에서 수리를 받아놓고 또 수리한다며 입항했다. ⓒ마린트래픽 검색결과 캡쳐.
    미국의 독자 대북제재 대상에 포함된 러시아 화물선이 다시 부산에 입항했다. 이번에는 용호 부두에 입항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20일 러시아 화물선 ‘세바스토폴’ 호가 이날 오후 3시 40분 무렵 부산항에 입항했다고 보도했다.

    ‘자유아시아방송’은 선박들의 현재 위치를 알려주는 ‘마린 트래픽’을 조회한 결과 ‘세바스토폴’ 호가 부산항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부산 항만청 항만물류부 관계자에게 확인한 결과 “해당 선박이 지금 용호 부두에 있고 수리 목적으로 입항한 것은 확인했지만 자세한 내용은 담당자에게 들어봐야 한다”는 대답을 들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미국의 독자제재 대상인 ‘세바스토폴’ 호의 입항이 가능한 이유 등에 대해서는 외교부에 문의해보라”고 답했다고 한다.

    ‘마린 트래픽’ 확인 결과 ‘세바스토폴’ 호는 21일 현재 부산 남구 용호동 부두 유람선 터미널 옆에 정박한 상태였다. ‘세바스토폴’ 호가 입항한 용호 부두는 한국 해군 작전사령부 기지와도 가깝다. 현재 정박 위치는 부산 이기대 더 뷰 아파트, 분포고등학교와 500미터 가량 떨어진 곳이다. 광안대교 초입에서도 볼 수 있다.

    美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지난 8월 21일 ‘세바스토폴’ 호를 독자 대북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북한의 제재 위반을 도운 러시아 업체 ‘구드존’ 소유였기 때문이다. ‘세바스토폴’ 호는 이때 부산 감천항으로 입항해 ‘부광조선’이라는 업체에서 수리를 받고 있었다.

    ‘세바스토폴’ 호는 당초 9월 27일 출항하려 했으나 수리가 늦어져 10월 초에 떠나려 했다. 그 사이 한국 정부에 붙잡혀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위반여부에 대한 조사를 받았다. 러시아 정부가 駐러시아 한국대사를 초치해 “세바스토폴 호를 당장 풀어주라”며 강하게 항의했다. 한국 정부는 결국 하루 만인 10월 2일 ‘세바스토폴’ 호에 아무 문제가 없다며 풀어줬다.

    ‘자유아시아방송’이나 ‘미국의 소리’ 방송 등이 주목한 것은 그 이후 ‘세바스토폴’ 호의 행적이다. 이 배는 한국 정부에서 풀려난 뒤 46일 동안 부산 앞바다에 머물렀다. 이유는 알 수 없었다. 그러다가 또 ‘선박 수리’를 명목으로 부산에 들어온 것이다. 만약 ‘세바스토폴’ 호의 부산 입항 목적이 선박 수리가 아닐 경우에는 또 다른 음모론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