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남북관계 탄력적이어서 비용 추계 어려워"…야권 "1년치 만으로는 국회비준 곤란"
  •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1일 국무회의를 주재하는 모습. ⓒ청와대 제공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1일 국무회의를 주재하는 모습. ⓒ청와대 제공
    청와대가 지난 11일 국무회의에서 의결한 판문점선언 국회비준동의안에 첨부된 '비용추계서'와 관련 "비용추계서는 일종의 예산으로, 비용 추산과는 완전히 다른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는 판문점선언을 이행하는 데 있어 실제로 소요되는 비용이 폭증할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이어서 관련 논란이 계속될 전망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12일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예산이라는 것은 우리가 쓰겠다는 확실한 근거가 있어야 제출할 수 있다. 그래야 국회에서 통과가 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관계자는 "앞으로 남북관계가 어떻게 진전되느냐에 따라 비용은 가변적이다. 이후 상황이 탄력적이어서 비용 추계가 굉장히 어렵다"며 "일단 이번에 제출한 부분에 대해서 국회와 상의하고, 논의해 달라고 요청드리는 것"이라고 했다.

    2019년도 한해에만 4712억원

    앞서 문재인 정부는 지난 11일 국무회의에서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선언 비준동의안'을 의결하고 국회에 제출했다. 여기에는 2019년도 남북협력기금 사업비로 전년 대비 2986억원 추가된 비용 추계 내역이 첨부됐다. 이에따라 오는 2019년도 한해에만 판문점선언 이행에 소요되는 예산은 2018년도 예산에 준해 편성된 비용 1726억원에 더해 총 4712억원이 될 전망이다.

    다만 비용추계서에는 '향후 철도·도로 북측구간 개보수 공사가 착공되어 사업비를 추가로 확보할 필요성이 있을 경우 남북협력기금 운용계획 변경을 추진한다'고 명기돼 있다. 향후 소요비용이 변화할 수 있음을 미리 적시한 부분이다. 이는 일반적으로 정부가 국회 동의를 받기 위해 제출하는 주요 비준 동의안들의 경우 5~10년간 세수에 미치는 부분을 구체적으로 표기하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이날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번에 제출한 비용추계서 속 액수가 '1년 치의 예상되는 부분'에 한정된 것임을 재차 강조했다. 실제 소요되는 비용이 폭증할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으로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판문점선언 이행이 본격화되면 수십조원 이상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야권 "1년치 재정추계만으로 국회비준 어렵다"

    야권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지난 11일 자유한국당 윤영석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판문점선언 전체사업에 대한 재정 추계 없이 1개년 재정 추계만으로는 국회비준이 어렵다"고 언급했다.

    윤영석 수석대변인은 "당연히 현지 조사, 남북 간 실무접촉을 통해 사업 규모와 사업 기간을 확정하여 동 선언 이행 시 총예산 규모를 정확히 추계하여 국회에 제출해야 국회가 판문점선언 비준안을 통과시킬지 여부를 심의할 수 있다"며 "2019년 1개년만의 예산을 원한다면,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 증액을 통해서 풀어가는 것이 합당하다"고 비판했다.

    바른미래당의 이준석 최고위원 역시 1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최소한 국민에 대한 예의로 향후 5·10년간에 대한 비용추계를 정확하게 언급한 뒤 국민의 대표자인 국회의 동의를 구하는 것이 절차라 본다"며 "(문재인 정부가) 이런 절차를 무시하는 것은 아마 숫자에 자신이 없어서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북한, 아직도 아무런 대답 없어"

    한편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제3차 평양 남북정상회담을 위한 사전 실무협의에 관한 질문을 받고는 "(북한 측으로부터) 아직 답이 왔다는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가능하면 이른 시간 안에 해야 한다"며 방북을 해야 하는 상황이므로 조만간 열리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3차 평양 남북정상회담은 18일부터 20일까지 2박 3일간으로 예정돼 있지만, 아직 구체적인 일정을 위한 실무회담이 열리지 않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