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민족끼리' 주장… 허광일 북한민주화위원장 "태 공사 경호비중 낮춘 건 사실"
  • ▲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 공사가 지넌 5월 14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본인의 저서 '3층 서기실의 암호' 출판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책을 들어 보이고 있다. ⓒ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 공사가 지넌 5월 14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본인의 저서 '3층 서기실의 암호' 출판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책을 들어 보이고 있다. ⓒ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북한이 자신들의 '초강경 조치'로 태영호 전 주영 북한공사를 국정원에서 쫓아냈다고 주장했다. 대남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이하 우민끼)는 7월 31일 태 공사가 "우리의 초강경조치와 남조선민심의 거센 비난으로 국정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에서 쫓겨났다"고 밝혔다.

    태 공사가 연구원에서 나온 이후 "위험을 무릅쓰고 북한의 진실을 말할 것"이라고 발언한 것과 최근 강연에서 '북한붕괴론'을 거론한 것에 대해 우민끼는 "개보다 못한 더러운 밥버러지, 역적놈의 망발은 인간의 초보적인(기본적인) 윤리도덕도 모르는 패륜아의 추악한 넉두리"리고 비난했다.

    우민끼는 조금 더 나가 태공사의 남한 망명을 두고는 "고마운 (당의)품을 버리고 달아난 개, 돼지만도 못한 배신자, 더럽고 께끈한(더럽다의 강조표현) 행적으로 '쉬파리 오물장 찾아가듯' 남조선으로 도망간 인간쓰레기"라고 비난의 강도를 높혔다. 북한은 태 공사를 '쓸개빠진 역적놈', '미친개', '짐승보다 못한 미물', '인간오작품'등으로 표현하면서 "인간쓰레기에게 차례질 것이란 지옥의 기름가마 뿐"이라고 맹비난을 퍼부었다.

    태영호 공사 "자진 사퇴했다" 주장

    앞서 지난 5월 태 공사는 "자유로운 연구를 위해서 국정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직을 자진 사퇴했다"고 밝힌바 있다.

    북한은 태 공사가 5월 14일 국회에서 '3층서기실의 암호' 책출간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실태를 증언한 것을 두고 5월 16일 "천하의 인간쓰레기를 국회에 내세워 최고존엄과 체제를 헐뜯고 판문점 선언을 비방중상하는 놀음을 버젓히 감행하는 것을 방치하고 있다"고 태 공사와 남한 국회를 싸잡아 비난했다.

    태 공사 비난에 남한의 여당 의원들도 가세했다. 북한이 태 공사를 비난한 하루 뒤인 5월 17일 김경협 더불어 민주당 의원은 외통위 회의에서 "태 공사가 기자회견에서 대북적대행위를 내질렀다"고 비난하면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정부와 국회가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같은당 이석현 의원 역시 태 공사를 향해 "북한을 자극하지 말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태 공사에 대해 남북의 정치권 모두가 한목소리로 비난하고 있는 판국이다. 탈북사회에서는 태 공사가 과거 황장엽 전 비서처럼 좌파정권하에서 북한민주화를 위한 활동을 통제받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

    정부가 태 공사 경호비중 낮춰

    허광일 북한민주화위원회 위원장은 "현 정부가 태 공사에 대한 경호 비중을 격하시킨것은 분명한 것 같다"면서 "과거에는 황장엽 비서와 같은 수준으로 경호원 4명이 항상 근접경호를 했었지만 지금은 두명으로 줄었다"고 말했다.

    허 위원장은 "태 공사 본인은 연구원 사퇴 이유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고 있지만 당국으로부터 모종의 압력을 받지 않았을까 하는 의심은 지울 수 없다"면서 "태 공사가 그 곳(국정원 산하 연구원)을 불시에 나오게 된 것이 아무래도 석연치 않아 보인다"고 했다. 

    그는 태 공사에 대한 정부의 내압의혹에 대해 "정부측에서 태 공사가 수용할 수 없는 요구조건을 들이댔거나, 정부가 원했던 방향의 가치가 없었을 가능성, 그리고 태 공사의 소신발언이 현 정권에 상당히 거슬린 것" 등으로 추측했다. 

    우리 정부가 알아서 기었을 가능성

    김흥광 NK지식인연대 대표는 "북한이 압력을 가했다기 보다는 우리(남한정부)가 알아서 기었을 가능성이 더 클것"이라고 추측했다. "북한이 하도 태 공사를 놓고 소란스럽게 떠드니까 정부 입장에서는 남북관계 문제에서 정치적 부담을 덜기 위해 조치를 취해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태 공사는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재직 시절인 지난해 12월 11일 국회인권포럼과 아시아인권의원연맹으로부터 '올해의 인권상'을 수여받으며 본격적인 외부활동에 나섰다.

    태 공사는 당시 인권상 수상소감에서 "지금 북한에서는 김씨 일가의 세습통치를 반대하고 자기의 생존방식을 자유롭게 결정하려는 주민들의 보이지 않는 저항과 투쟁이 지속되고 있다"며  "북한 주민들이 노예의 처지에서 해방되는 날까지, 통일을 그날까지 열심히 싸우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