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 단일화 새 변수… 당내 영향력 + 관리형 대표론 내세워 '정국 밑그림' 교체 시도
  • ▲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의원. ⓒ뉴데일리 DB
    ▲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의원. ⓒ뉴데일리 DB

    더불어민주당 8·25 전당대회에 친노 좌장인 이해찬 의원의 당 대표 출마가 예상되면서, 친문 후보들이 서둘러 교통정리에 나서고 있다.

    이해찬 의원(7선)이 친노(親盧)·친문(親文)을 아우르는 민주당 내 최다선 원로란 점에서 후보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 그가 전면에 나설지, 2선에 남아있을지에 따라 단일화 논의 또한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친문 주류의 정국 운영 밑그림이 판이하게 달라질 정도로 파급력이 크기 때문이다.

    유력 당권 주자로 거론되던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표현 잘못해 작살났다"고 토로해, 출마가 사실상 어려워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상황이어서 이해찬 의원의 행보에 더욱 시선이 쏠리고 있다.

    이해찬 대표 체제가 탄생한다면 당ㆍ청 관계에서의 무게 중심을 당으로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의원이 차기 대권 도전을 위해 당권 레이스에 뛰어드는 게 아닌 만큼, 문재인 정부 2기를 도울 '관리형' 대표론을 내세워 단일화된 친문 후보를 뛰어넘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올드보이' 이해찬… 우려감도 있어

    하지만 일각에선 이 의원의 출마를 경계하는 시선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문재인 대통령이 쌓아온 감성적 대국민 이미지에 이 의원의 대결주의적 강성 이미지가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다.

    전대에 최고위원으로 출마 뜻을 밝히기도 한 안민석 의원은 전날 KBS 라디오 <최강시사>에 출연해 "(당권주자들의) 온통 관심이 이해찬 의원의 출마 여부"라고 말하기도 했다.

    안 의원은 "그분(이 의원)이 출마하게 되면 아마 절반 이상, 아니면 그 이상이 접거나 아니면 거취를 새로 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엉이 모임'에 속하는 전해철 의원이나 최재성 의원, 김진표 의원 등 친문으로 분류되는 후보들이 각자의 길을 찾게 된다는 예상이다. 이들은 이 의원보다 젊은 50대로, '혁신형' 대표론을 내세우고 있다.

    이해찬 의원은 전대 출마 여부와 관련해 여전히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때 그가 이번 주 내 출마 선언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지만, 이 의원 측은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말을 아꼈다. 이 의원은 내심 친문 진영에서 자신을 당대표로 '추대'해 주길 바라는 것으로 알려졌다. 후배 의원들과 경쟁을 벌이는게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한편 당 대표 선거가 공약과 비전의 대결이 아닌 계파 중심으로 진행되는 것에 대해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다. 이 때문에 민주당 초선 의원들은 오는 5일 토론회를 열고 전당대회와 당 대표 선거 등과 관련한 당의 비전 등을 논의하는 자리를 만들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