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비대위원장 추대 가능성… 호남계 "한국당과 통합하면 탈당" 선거 전패에 존립 '위기'
  • ▲ 바른미래당 유승민-박주선 공동대표, 손학규 상임선대위원장 등 당지도부가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만련된 개표상황실에서 6·13 지방선거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침울한 표정으로 앉아 있다.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 바른미래당 유승민-박주선 공동대표, 손학규 상임선대위원장 등 당지도부가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만련된 개표상황실에서 6·13 지방선거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침울한 표정으로 앉아 있다.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바른미래당이 창당 이래 최대 위기를 맞았다.

    바른미래당은 6·13 지방선거에서 광역단체장은 물론 재보궐 선거까지 전패했다.

    특히 안철수 후보는 지난 대선에서 3등으로 낙선한 뒤 체급을 낮춰 지방선거에 출마했지만, 이번에도 박원순-김문수 후보에 이어 3등에 그쳤다. 이에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의 새정치와 바른미래당의 중도개혁 정치가 사실상 실패로 끝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당초 안 후보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최소 2위를 기록하고 김문수 후보가 3위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 선거 이후 3위에 머문 자유한국당을 비판하며 정계개편 과정을 주도하려 했다.

    하지만 안 후보가 선거에 참패하며 이 같은 구상은 물거품이 됐다. 안 후보가 당내 반발을 무릅쓰고 추진해 탄생시킨 바른미래당의 존립도 위태로워졌다. 차기 대권 주자로서의 입지도 좁아졌다.

    안 후보는 13일 출구조사 발표 이후 당사를 찾아 "무엇이 부족했고 무엇을 채워야할지 이 시대에 제게 주어진 소임이 뭔지 깊게 고민하겠다"며 "깊게 고민하고 따로 말씀드릴 기회를 갖겠다"고 말한 뒤 입을 닫았다.

    당 안팎에선 안철수 후보가 정계 은퇴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안 후보는 당분간 휴식기를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안 후보는 오는 15일 딸 설희 씨의 대학원 졸업 참석을 위해 미국으로 출국할 예정이다. 미국에 머물며 향후 정치 행보를 가다듬을 것으로 보인다.

    당 대표를 비롯한 바른미래당 지도부 역시 지방선거 결과에 책임지고 총사퇴 할 수밖에 없게 됐다. 유승민 공동대표는 14일 기자회견을 열고 "모든 것을 내려놓고 다시 시작하겠다. 처절하게 무너진 보수 정치를 어떻게 살려낼지, 보수의 가치와 보수정치 혁신의 길을 찾겠다"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바른미래당은 이후 비상체제로 돌입, 손학규 선대위원장이 비대위원장으로 추대되어 당분간 당을 관리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바른미래당은 야권의 대대적인 재견 과정에 휩쓸릴 가능성이 커졌다. 지방선거 결과를 수습하기 위한 시간이 필요하지만, 2020년 총선 전 한 번은 야권이 크게 요동칠 것이라는 게 정치권 중론이다. 

    다만, 개편 상대인 자유한국당이 홍준표 체제를 놓고 폭풍이 예고되는 만큼, 바른미래당의 새 지도부를 뽑는 전당대회는 자유한국당의 전당대회 결과를 지켜본 뒤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바른미래당과 자유한국당 사이에서 정계개편이 본격화된다면 바른미래당 내부에서도 큰 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바른미래당은 바른정당의 영남과 국민의당의 호남을 기반으로 하는 만큼, 자유한국당과 통합시 호남 지역 의원들이 강하게 반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주선 공동대표는 지방선거 과정에서 "자유한국당은 국정농단과 적폐세력이며 낡은 이념의 잣대로 한반도 평화마저 거부하는 세력"이라며 "자유한국당과 통합은 있을 수도 없고 생각해보지도 않은 일"이라고 반대 의사를 밝혔다.

    바른미래당 내 호남계 관계자는 "바른미래당이 한국당과 합당한다면 우리는 탈당할 수밖에 없다"며 "바른정당과의 통합 때도 호남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합류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