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충돌설도 거짓… “드루킹 후원금 10만원” 김경수 주장도 거짓
  • ▲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4일 오전 서울지방경찰청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4일 오전 서울지방경찰청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좌파(左派) 진영이 코너에 몰렸다.

    서서히 밝혀지는 대선 여론 조작 의혹에 국민들은 잔뜩 인상을 찌푸리고 있었다.

    세월호 음모론의 실체까지 드러나자 부글부글 끊는 국민들의 목소리가 인터넷을 통해 터져나오는 분위기다.

    "그 모든 것이 조작(造作)이었다."

    "깨끗한 척, 정의로운 척 목소리를 높이던 좌파 세력의 민낯이다."

    "더이상 국민을 개·돼지로 여기지 말라."

    거짓에 거짓이 더해지면서 논란은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지난 8일 방송된 '100분 토론'은 마치 현실과 드라마를 뒤섞어놓은 한편의 코믹 시트콤을 방불케 했다.

    당시 방송에는 여야를 대표하는 국회의원들이 출연했다. 이들은 꽉 막힌 정국의 해법을 두고 날선 공방을 벌였다.

    압권은 드루킹 특검을 둘러싼 신경전이었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시종일관 "드루킹 특검은 수용하겠지만 평창 댓글이 아닌 대선 비리까지 영역을 넓히는 것은 안 된다"고 주장했다.

    반면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특검에 대해 민주당이 너무 소극적인데 이런저런 조건을 달아 끝까지 조사를 안 받으려고 하는 모습은 보기 안 좋다"고 일침을 날렸다. 황영철 자유한국당 의원은 "왜 대선 조사는 안 된다고 범위를 제한하느냐"고 의아해 했다.

    그러다 황당한 촌극이 벌어졌다. 하태경 의원은 준비한 판넬 자료를 이용해 발언하려 했으나, 박범계 의원은 이를 제지하며 수차례 판넬을 빼앗았다.

    박범계 의원의 돌발행동에 하태경 의원은 돌직구를 던지기도 했다.

    "그만 좀 하시라. 그러니까 더 의심을 받는 것 아니냐."

    박범계 의원이 빼앗았던 문제의 판넬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적혀 있었다.

    <김경수 세 번의 거짓말>

    1. 2018년 4월 14일, 김경수 1차 기자회견

    "대선 경선 전(2017.4) 문 후보 돕겠다고 스스로 연락해 왔다."

    → 2018년 4월 16일, 김경수 2차 기자회견

    "제가 2016년 아마 중반쯤이었던 것 같다. 의원회관으로 국회의원 당선된지 조금 지난 뒤에 드루킹을 포함해서 몇 분 찾아오셨다."

    2. 2018년 4월 14일, 김경수 1차 기자회견

    "수백 건의 문자 주고받았다는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 악의적 보도이므로 강력 법적 대응하겠다."

    → 2018년 4월 16일, 김경수 2차 기자회견

    "문 후보 홍보를 하고 싶은 기사가 드루킹에게 전달 됐을 가능성 있다."

    → 2018년 5월 4일, 김경수 경찰 참고인 조사

    "텔레그램 메시지 공개되자, 정치인이라면 누구나 기사 URL 보내고 홍보 요청한다."

    3. 2018년 4월 14일, 김경수 1차 기자회견

    "인사 관련 무리한 요구였고 우리가 무리한 요구는 들어줄 수 없는 상황이었다."

    → 2018년 4월 16일, 김경수 2차 기자회견

    "드루킹이 추천한 인사를 청와대 인사수석실에 전달했다."

    하태경 의원은 방송이 끝난 후 "박범계 민주당 의원이 수차례 뺏어갔던 판넬 내용이 무엇인지 궁금해 하는 전화가 빗발쳐서 올린다"며 SNS를 통해 자료를 공개했다.

    김경수 의원의 거짓말 논란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앞서 김경수 의원은 "드루킹 김씨 명의로 들어온 후원금은 10만원 밖에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었다. 터무니 없이 커진 액수에 모두가 혀를 내둘렀다.

    '드루킹' 김동원(49) 일당의 후원금 2,700만원을 놓고 김경수 의원은 3주 전쯤 친문(親文) 의원들과 논의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경수 의원과 드루킹이 연관돼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던 때였다.

    김경수 의원 개인을 넘어 조직적인 행동이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사건이 본격적으로 알려진 직후부터 더불어민주당 주류 친문(親文) 세력은 연일 김경수 의원을 감싸고 있는 상황이다. 

    집단 후원도 사전에 알고 있었을 것으로 관측된다. 경공모 회원 200여명이 2,700만원을 후원한 2016년 11월, 김경수 의원 후원금은 5,104만원이었다. 이전 평균보다 3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김경수 의원과 드루킹이 텔레그램으로 메시지를 주고받기 시작한 것도 2016년 11월이었다. 당시 후원자들은 모두 실명으로 돈을 보냈다. 그럼에도 김경수 의원은 집단 후원에 대해 언론에 "확인해 보겠다"고 했다.

    야당은 "김경수 의원은 입만 열면 거짓말인가?"라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여전히 뻣뻣한 모습이다.

    지난 9일에는 경남에서 지방선거 출정식을 갖고 경남지사에 출마한 김경수 의원 지원에 당력을 집중했다. 김경수 의원 조사에 대해선 "재소환을 운운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며 감싸기에 여념 없었다.

    거짓말은 하나둘씩 드러나는데 누구 하나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 ▲ 세월호 4주기를 앞둔 지난 4월 14일 오후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추모행사에서 한 참가자가 손피켓을 들고 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세월호 4주기를 앞둔 지난 4월 14일 오후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추모행사에서 한 참가자가 손피켓을 들고 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김경수 의원을 둘러싼 각종 의혹과는 달리, 세월호 음모론은 차츰 정리되는 모습이다.

    다만 상처는 적지 않다.

    선동된 거짓은 삽시간에 퍼져나갔지만, 거짓을 바로잡는데는 수년의 시간이 필요했다.

    지난 10일 해상에 거치된 1만t급의 대형크레인에 연결된 쇠줄이 팽팽해지면서 세월호의 좌현이 제 모습을 드러냈다. 사고가 발생한지 4년 만이다.

    좌파 세력의 기대와는 달리, 충돌 흔적은 없었다.

    좌현의 대부분은 짙은 녹 덩어리로 뒤덮여 있었다. 부식이 진행된 일부 철판은 찢긴 것처럼 구멍이 뚫려 있었다. 조타실 옆은 철판이 짓눌려 찢겨 있었다. 철판이 터져 버린 곳도 있었다. 하지만 좌현에서는 외부 충돌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

    "국정원이 개입해 고의로 침몰시켰다", "잠수함이나 닻의 충격으로 배가 침몰했다"

    더불어민주당 측은 그간 세월호 음모론을 주장하는 이들과 동조하며 외력 충돌설에 힘을 실어왔다. 

    그러나 김창준 세월호 선체조사위원장은 선체 직립 작업이 완료된 후 "현재 좌현 외부를 보면 외력에 의한 충돌이나 함몰된 흔적이 안 보인다"고 했다. "선조위 전문가가 잠정적으로 내린 결론은 정면이나 측면에서 충돌은 없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결론적으로 외부 충돌은 없었다는 얘기다.

    세월호가 충돌에 의해 침몰되지 않았다는 것은 지난해 3월 25일 이미 확인됐다.

    그럼에도 좌파 세력과 더불어민주당은 충돌에 의한 침몰 가능성을 끊임없이 언급하며 진실 규명을 요구해 왔다.

    선조위는 외력 충돌설을 재조사를 하겠다고 했지만 언론 매체를 통해 선체를 확인한 국민들은 사실상 음모론에 마침표를 찍었다.

    당장 인터넷상에서는 "국민들이 확인한 제2의 광우뻥"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측은 선체 직립(直立) 작업을 앞두고 "세월호의 안전한 선체 바로 세우기를 전 국민의 마음 모아 기원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선체에서 외부 충돌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소식을 접한 뒤에는 굳게 입을 닫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