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앞두고 기름장어-MB아바타 등 댓글 폭탄…경찰 '경공모' 핵심 USB 분석
  • 사조직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회원들을 이끌고 광범위한 댓글 여론 조작을 한 것으로 추정되는 파워블로거 '드루킹(본명 김동원·49·사진)'이 지난해 차기 대권 주자로 떠올랐던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이미지를 깎아내리기 위해 조롱과 비난 섞인 댓글을 조직적으로 달아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가 지난 2일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핵심멤버 김모씨 집에서 발견한 USB 파일 안에는 약 9만여건의 기사 링크가 담겨 있었는데, 그 중에는 반기문 전 총장의 '실수'를 기록한 기사들이 상당수 포함돼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중앙일보와 문화일보 보도에 따르면 반 전 총장이 지난해 1월 12일 귀국한 이후부터 ▲1만원권 2장을 무인발매기에 동시에 집어넣거나 ▲충북 음성 꽃동네에서 봉사활동을 하면서 턱받이를 착용하고 ▲선친 묘소에서 퇴주잔을 받아 마시는 일련의 실수를 저지를 때마다 인신공격에 가까운 악성 댓글(악플)들이 쏟아졌는데, 작성자 상당수가 '드루킹 일당'으로 추정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 ▲ 지난해 1월 14일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충북 음성군 맹동면에 위치한 사회복지시설 꽃동네를 찾아 요양 중인 할머니에게 죽을 떠 먹여드리고 있다. (왼쪽부터 반 전 총장, 부인 유순택 여사, 오웅진 신부, 윤숙자 시몬 수녀) ⓒ 정상윤 기자
    ▲ 지난해 1월 14일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충북 음성군 맹동면에 위치한 사회복지시설 꽃동네를 찾아 요양 중인 할머니에게 죽을 떠 먹여드리고 있다. (왼쪽부터 반 전 총장, 부인 유순택 여사, 오웅진 신부, 윤숙자 시몬 수녀) ⓒ 정상윤 기자
    예를 들면 ▲아이디 'sung****'는 『반기문, 연이은 구설에 곤혹…이번엔 퇴주잔 논란』이란 제하의 기사에 "아니. 뭐. 마시고 싶었나 보지. 뭐가 어떻든 간에 반기문과 그놈의 보수 정당은 절대로 찍지 않을 거야. 새누리당이 10년 동안 해서 국민이 뭘 얻었어?"라는 댓글을 달았고, ▲아이디 'rose****'는 『반기문 측, 턱받이 퇴주잔 논란에 “악의적 공격” 해명』이란 기사에 "국민들 목소리 들으려거든 여기 댓글들 보시면 됩니다^-^/ 이게 국민들 뜻이랍니다∼∼♡"라는 댓글을 달은 것으로 드러났다. 상기한 아이디 모두, 드루킹 일당이 사용해온 아이디로 추정되고 있다.

    앞서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혹시 작년 1월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귀국하던 날부터 며칠 간 벌어졌던 일들 이상하다고 여기지 않았느냐"며 "공항철도 티켓구입 논란, 선친 묘소 퇴주잔 논란 등으로 이어간 여론조작 댓글조작 또한 여러 드루킹들의 짓"이라고 주장해 비상한 관심을 모은 바 있다. 경찰 측에 따르면 드루킹은 반 전 총장 외에도 안철수 당시 국민의당 후보의 이미지를 실추시키기 위해 안 후보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영향을 받았다는 소위 'MB 아바타론'을 지속적으로 유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