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 결과 '문제 없음'으로 결론난 사안, '재감사 착수' 논란'취재원 공개 불가' 입장 밝히자 "'감사불응'으로 간주" 황당
  • 최근 '최승호 사장 체제'로 돌아선 MBC가 '적폐청산'이란 미명 하에 사내 임원진 교체와 문책성 인사를 단행하고 있는 가운데, 새로 선임된 MBC감사국이 기존 감사에 대한 '재감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취재원 공개'를 강요하는 사례가 발생해 논란이 일고 있다.

    8일 법무법인 넥스트로 측에 따르면 얼마 전 감사국 소속 A부장이 김세의 기자에게 "앞서 보도된 2개 기사의 인터뷰는 동일인이거나 조작된 것이 아님을 자신들도 확인했으나, 보도되지 않은 별도의 인터뷰 녹취에 대해서도 '조작 의혹'이 제기된 상황"이라며 "인터뷰 대상자의 신원을 알려달라"는 요구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김 기자가 "취재원 보호 의무에 따라 '인터뷰이'의 신원을 알려줄 수 없다"고 답하자, 감사국은 이를 '감사불응'으로 간주하겠다는 입장을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김 기자는 최승호 사장에 대해 부당하고 불법적인 중복감사를 중지해 줄 것을 요청하는 통고서를 발송하는 한편, 불법감사가 계속 진행될 경우 '감사중지 가처분' 등의 법적인 조치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김 기자는 '2012년 MBC 총파업 사태' 이후 결성된 MBC노동조합(MBC노조)의 1대 노조위원장을 맡아, 기존 민주노총 산하 언론노조 MBC본부와는 다른 성격의 노조를 이끌어왔다.

    김 기자의 법률대리를 맡고 있는 법무법인 넥스트로의 강용석 변호사는 "노조활동에 대한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기존의 경영진을 몰아내고 선임된 신임 경영진이 자신들과 같은 방향의 노조활동을 펼치지 않았던 김세의 기자에 대해 감사국을 이용해 탄압하는 것은 역사적 모순행위"라며 "이 또한 부당노동행위로 처벌받을 수 있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보도국·감사국 "인터뷰이, 동일인 아냐" 결론

    앞서 김 기자는 경제부 소속일 당시 <애플수리고객 불만 폭주(2016년 4월 21일)>라는 기사와 <납품업체는 봉? 아직 못 고친 대형마트 갑질(2016년 5월 18일)>이라는 제하의 기사를 보도한 바 있다.

    해당 기사들이 보도된 이후 언론노조 MBC본부의 간부 등을 지낸 김모씨와 이모씨 등은 기사들에 인용된 인터뷰가 조작됐으며 심지어 동일인이라는 의혹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이에 보도국에서 자체 진상조사를 실시했으나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럼에도 불구, 언론노조 MBC본부와 일부 미디어 비평지들이 지속적으로 문제 제기를 해오자, 감사국이 직접 나서 인터뷰 대상자를 면담하는 등 강도 높은 조사를 진행했으나,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해당 인터뷰가 조작되거나 동일인이 아니라는 사실이 명백히 드러난 것.

    하지만 신임 경영진이 새로 임명한 MBC감사국은 이미 '문제 없음'으로 종결된 감사 결과에 대해 중복 감사를 시작, 이에 항의하는 김 기자에게 감사에 불응하는 것만으로도 중징계 사유라고 통보하는 등 납득하기 어려운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 = MBC뉴스 방송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