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재파 합류 거부설에 "소수 의견일 뿐 합의된 바 없어" 일축
  • ▲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반대하는 국민의당 당원들이 지난해 12월 31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반대하는 국민의당 당원들이 지난해 12월 31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보수야합 중단하고 안철수 대표는 즉각 퇴진하라"고 주장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민주평화당 창당추진위원회가 국민의당 통합 중재파 의원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설득 작업에 나섰다. 중재파 의원들이 민평당에 합류하지 않겠다고 하면서 통합반대파 의원들은 교섭단체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창추위 대표인 조배숙 의원은 2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정례회의에 참석해 "민주평화호는 더 많이 탈수록 점점 커지는 배"라며 "안 대표와 보수야합당을 만들겠다는 분은 빼고 모두 승선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장병완 의원은 안 대표가 전당대회 이전 대표직을 사퇴하는 중재안에 대해 "달성 무망한 중재안을 제시하는 것 자체가 의미 없는 일"이라며 "도도히 흐르는 민평당에 합류해 새로운 민주평화 개혁의 길을 같이 가자"고 설득했다.

    이용주 의원도 중재파에게 "(안철수·유승민) 공동대표(를 추진하고), (안 대표의) 2선 후퇴 불가라는 바른정당 의원들과 유 대표의 언급에 대해 중재파는 뭐라고 대응할 것인지 명확히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24일 김동철·박주선·이용호·주승용·황주홍 의원 등 중재파 5인은 안 대표가 전당대회 전 조기 사퇴 하는 방안을 중재안으로 제시했다. 아울러 중재파 의원들은 정치적 행보를 같이 하지만 통합반대파가 작업 중인 민평당에 합류하지는 않겠다고 했다.

    김동철 원내대표는 25일 "안철수 대표가 첫 단추를 잘못 끼운 것도 있겠지만, 바른정당과 통합 선언문까지 한 상태에서 통합 추진을 중단하는 것은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이제는 이미 엎질러진 물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통합파에 힘을 싣는 발언을 했다.

    민평당이 원내교섭단체 지위권을 확보하고 신당 창당 이후 원내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중립파 의원들의 포섭이 중요하다. 현재 민주평화당에 합류할 것으로 알려진 의원들은 17명 내외이다.
                                       
    만약 중재파가 민평당에 합류하지 않는다면 민평당은 교섭단체 요건인 국회의원 20명을 충족하지 못 하게 되고, 신당 창당의 동력이 크게 줄 수 있다. 또 이미 신당 합류에 이름을 올린 통합반대파 의원들도 동요할 가능성이 있다.

    이 때문에 민평당 창준위 소속 조배숙 대표를 비롯해 장병완 의원, 유성엽 의원 등은 중재파 의원들을 만나서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통합반대파 한 의원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일이 바빠서 다 이야기는 못 나눴다"면서도 "중재파 의원들과 한두 번 만났다"고 인정했다. 이 의원은 반대파가 민평당에 합류하지 않겠다고 했다는 내용에 대해 "(중재파 의원들 중) 한 의원이 말한 것이지만, 합의된 이야기가 아니다"라며 "중재파 의원들도 결이 조금씩 다르다"고 일축했다.

    그간 민평당은 교섭단체가 되지 않더라도 개의치 않고 신당 창당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이었지만, 내부에서는 교섭단체 구성이 안 될 경우를 대비해 여러 가지 시나리오가 가동되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민평당과 정의당의 연대 교섭단체론이 거론됐다. 반대파 유성엽 의원은 "본격적으로 논의한 것은 아니지만 정의당과 교섭단체 연대를 할 수 있다"고 언급하고, 천정배 의원 역시 "(정의당과) 함께 해도 크게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민평당이 6월 지방선거가 끝나고 더불어민주당에 흡수 통합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지만, 동시에 더불어민주당 의원 일부에서 합류할 여지도 열려있다는 반응도 있다.

    통합반대파 의원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민평당 교섭단체 가능성에 대해 "앞으로 여러 경우의 수가 있을 수 있다"면서도 "(교섭단체가) 시작할 때 바로 되느냐, 조금 더 시간이 걸리느냐의 문제이지만, 조만간은 확실히 될 것으로 본다"고 자신했다.

    국민의당 반대파측 관계자도 "중재파는 결국 우리로 올 거다"라며 "(민평당으로 오기 위한) 명분 찾기라 보고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