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축하는 드리겠지만, 서재(書齋)를 좀 보여주세요.

    미래미디어논평(2017.3.7.)

     양승태 대법원장이 오는 13일 임기 만료를 앞둔 이정미(55) 헌법재판소 재판관의 후임으로 이선애(50) 변호사를 지명했습니다. 아래에 이선애 씨에 대한 SBS 보도내용의 일부를 인용합니다.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의 후임으로 내정된 이선애 변호사는
    어렸을 적 친아버지를 일찍 여의면서 쉽지 않은 유년기를 보냈습니다.
    의류 노점을 하는 의붓아버지와 어머니 슬하에서 사실상 가장 역할을 해야 했지만,
    손에서 책을 놓지 않았던 걸로 전해집니다. 서울대를 거쳐 1989년 31회 사법시험을 수석으로
    합격했습니다. 판사로 법조 생활을 시작해 헌법재판소 연구관으로 옮겼습니다.
    이후 변호사로 활동하면서 국가인권위원회 인권위원에 연임되는 등 약자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았다는 평도 받습니다.”

    다음은 이선애씨의 TV인터뷰내용입니다.

     “여성과 아동 등 사회적 약자의 기본권을 수호하고 우리 사회가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지킬 수 있는 사회가 될 수 있도록 제 작은 힘이나마 보태겠습니다.”

    이선애 씨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열심히 노력하여 헌법재판관의 지위까지 올랐다는 것은 많은 사람들로부터 박수를 받을만한 것입니다.

    그런데 한 가지 우려스러운 부분이 있습니다.
    불우한 환경 속에서 법을 공부하여 법조인이 된 사람들 중 일부는
    가슴속에 사회에 대한 적개심(敵愾心) 또는 복수심(復讐心)을 품은 경우가 있습니다.
    이선애 씨가 헌재 재판관으로 임명되기 위해서는 국회의 인사청문회를 거쳐야합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진행된 많은 국회의 인사청문회는 청문회 대상자에 대한 자질검증이 아니라
    정파 간의 이익을 확보하기위한 정쟁(政爭)의 장(場) 이었습니다.

     사람을 평가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존재합니다.
    색다른 방법을 제안합니다.

    첫째는, 지금까지 본인이 읽은 책의 목록을 공개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책을 읽은 시점을 함께 밝히는 것입니다.
    나이가 듦에 따라 독서의 내용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는 매우 중요합니다.

    둘째는, 본인이 작성하여 발표한 글 중 대표적인 것을 다시 한 번 공개 하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지식인이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여기저기에 글을 쓸 수밖에 없습니다.
    가능한 일반대중을 상대로 발표한 글 일수록 좋습니다. 글은 그 사람의 모든 것을 보여줍니다.

    혹시 책을 읽지 않았거나, 글을 쓴 경험이 없는 사람도 있을 수 있습니다.
    바로 그것도 사람을 평가하는 척도가 될 수 있습니다.

     이선애 씨의 헌법재판소 재판관 내정을 축하드립니다.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본인이 읽었던 서적의 목록과 본인이 작성했던 글들을
    다시 한 번 보여주시기 바랍니다.

    2017년 3월 7일
    미래미디어포럼
    *미래미디어포럼: 바람직한 미디어세상을 연구하는 전·현직 언론인들의 모임입니다. 회장은 이상로(citylovelee@hanmail.net)이며 MBC출신의 대학교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