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3월 27일(1997년)은 제가 대한민국에 입국한 날인데 공교롭게도 올해 2016년 부활절은 3월 27일입니다. 지난 20년 동안 여기 서울에서 행복한 가정을 꾸미고 작가와 기자의 길을 가게 해주신 하나님의 깊은 사랑에 늘 감사합니다. [사진 = 림일 기자]
    ▲ 3월 27일(1997년)은 제가 대한민국에 입국한 날인데 공교롭게도 올해 2016년 부활절은 3월 27일입니다. 지난 20년 동안 여기 서울에서 행복한 가정을 꾸미고 작가와 기자의 길을 가게 해주신 하나님의 깊은 사랑에 늘 감사합니다. [사진 = 림일 기자]

    꼭 19년 전 오늘은 제가 쿠웨이트 건설현장에서 포악한 북한정권에 등을 돌려 대한민국에 입국한 날입니다. 저는 영광의 이 날을 제 인생에서 곡절 많은 ‘재생의 날’로 그러니까 종교적으로 말하면 ‘부활의 날’로 믿고 있지요.

    잔인무도한 김 씨 독재정권에서 헐벗고 굶주림을 피해 그곳을 뛰쳐나온 3만 탈북민들은 이 땅에 들어온 날이 세상에 다시 태어난 날이 분명합니다.

    내 손으로 대통령을 선출하는 자유민주주의가 넘쳐나는 이 곳 서울에서 새 삶의 보금자리를 틀고 5년 후 교회에서 만난 고향여성을 아내로 맞아 가족을 이루었지요. 두 아들과 아내는 분명히 하나님께서 주신 선물이겠죠.

    결혼 후 3년 뒤 작가로 변신한 저는 무능한 김정은 정권 비판과 북한주민들의 비참한 삶을 원고지에 옮기는 오피니언리더의 길을 걷습니다. 또한 신문기자로 통일을 위해 헌신하는 멋진 분들을 찾아 세상에 알리기도 하지요.

    오늘 오후, 2016년 한국교회 부활절 연합예배가 열리는 서울광림교회로 가면서 묘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제가 목숨만큼이나 소중한 자유를 찾아 대한민국에 입국한 날에 전국교회를 대표하는 부활절 연합예배에서 ‘먼저 온 통일’이라 불리는 3만 탈북민을 대표해서 성경봉독자로 나선답니다.

    우연의 일치인지? 여하튼 하나님의 축복이겠죠. 대한민국에 들어온 날부터 오늘까지 걸음걸음 손 잡아주신 주님의 손길이 아니고서는 어림도 없을 일이죠.

    교회예배당을 가득 메운 수많은 목회자와 장로, 권사, 집사, 성도들입니다. 오후 3시, “내 양을 먹이라”는 주제의 2016년 한국교회 부활절 연합예배가 장로찬양단이 부르는 부활찬송 메들리 I Love You Lord로 막을 열었지요. 먼저 문화관광부 장관이 대독한 박근혜 대통령의 축사가 있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축사에서 “오늘 부활절 연합예배가 대한민국을 하나 되게 만들고 더 나아가 부활의 생명이 북녘 땅으로 퍼져나가서 기아와 폭정으로 고통 받는 동포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전해지기를 간절히 바란다”며 “어둠을 빛으로 절망을 소망으로 변화시키는 숭고한 구원의 힘이 이 땅에 넘치기를 성도 여러분께서 기도하시고 힘을 모아 주시기를 바란다”고 하였습니다.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목사의 인도로 시작된 연합예배는 참석한 7000여 신자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찬송가 160장 ‘무덤에 머물러’를 불렀지요.

    이어서 저는 인도자의 안내로 탈북민을 대표하여 성경봉독을 하였습니다. 제가 낭독한 성경구절은 에스겔 37: 9~14이었죠. 수많은 교인들 앞에서 조금은 떨렸지만 그래도 차분하고 또렷한 목소리로 당당하게 낭독을 했답니다.

    “부활의 생명을 온 누리에”란 제목의 설교가 진행되는 예배시간에 잠시 북녘의 고향사람들을 생각했지요. 지옥에 간 사탄마귀 김일성, 김정일을 구세주 하나님, 예수님 이상으로 절대우상 숭배하는 불쌍한 2천만 우리 동포들을 말이죠.

    악마 김정은의 독재정권에서 헐벗고 굶주리며 짐승처럼 살아가는 그들을 아버지 하나님께서 굽어 살펴달라고, 이 땅 대한민국에 넘치도록 주신 축복 1/100 만큼이라도 저 북녘 땅에 주셨으면 하는 간절한 기도를 드렸답니다.

     
    2016년 3월 27일 - 부활절

    ​림일 작가 (서울OO교회 집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