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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고 대한민국이 원하는 한반도통일을 위해서는 북한을 바로 아는 것이 최우선입니다. 이 땅에 들어온 3만 탈북민은 거두절미하고 통일의 귀중한 자산이겠죠. 사진은 지난해 10월 단국대학교 강연을 마치고 찍은 것입니다. [사진 = 림일 기자]
    ▲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고 대한민국이 원하는 한반도통일을 위해서는 북한을 바로 아는 것이 최우선입니다. 이 땅에 들어온 3만 탈북민은 거두절미하고 통일의 귀중한 자산이겠죠. 사진은 지난해 10월 단국대학교 강연을 마치고 찍은 것입니다. [사진 = 림일 기자]

    김정은 위원장! 무엇이든 비밀이 많은 공화국정부가 밝히지 않으니 올해로 몇 회인지는 모르겠으나 분명 당신의 생일 1월 8일입니다. 조상(김일성·김정일)에 이어 집권 5년 차인 올해도 자신의 생일을 굳이 밝히지 않는 이유는 뭡니까.

    공화국에서는 김일성(4월 15일), 김정일(2월 16일) 생일이 광복절(8월 15일)과 건국일(9월 9일), 노동당창당일(10월 10일)보다 더 큰 명절입니다. 자고로 명절이라면 반가운 사람들이 모여서 웃고 떠들며 맛있는 음식도 먹는 날이죠.

    고향에서의 유년시절을 추억하면 4·15와 2·16명절에 평양시민들에게 일정량의 사탕과 술, 고기와 과일 등을 배급해줬던 것은 1992년이 마지막이었답니다. 그 이후 노동당학습, 노래모임, 동상참배 등 정치적인 행사로만 가득했지요.

    아마도 많은 인민들이 당신 조상의 이름을 ‘경애하는’ ‘위대한’ ‘친애하는’ 등 존칭수사 없이 불러도 감옥에 보내지는 잔인한 노동당체제가 무서워 아무 불평도 못하지만 속으로는 ‘쌀 밥 한 그릇도 못 먹으면서 온갖 정치행사로 인민들을 괴롭히는 이놈의 명절 콱 없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김 위원장! 일국의 정상이라면 최소한 자신의 생일이나 고향, 경력 등을 정확히 밝히는 것이 기본적인 상식이고 예의입니다. 지금의 모습은 극히 비정상이지요. 물론 선대 수령들의 모습도 전부 비정상적이었지만 말이죠.

    생각해보시오. 세상에 자식에게 자기의 나이를 비밀로 하는 아버지가 있나요? 그리고 자기 아버지의 출생지를 모르는 자식이 있을까 말입니다. 가정해서 있다면 분명히 괴물이겠죠. 냉정하게 말하면 바로 당신의 비밀스러운 여러 모습이 무지몽매하고 순진한 인민들 마음속에는 괴물로 보인다는 것입니다.

    공화국만의 독특한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전임 수령들의 생일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하고 2천만 인민이 절대 숭배하도록 만들어놓은 것인데 그건 과거의 일입니다. 당신은 그 과거와 차별화를 두려고 부인 리설주 여사를 공개하였지요.

    김정은 위원장! 언젠가 밝혀질 당신의 생일을 우물쭈물 말고 바로 공개하시오. 그리고 조상들과는 달리 명절로 지정하지 않으면 됩니다. 당신 조상이자 곧 당신인데 굳이 당신의 생일을 밝혀서 명절로 지정할 필요까지 있겠습니까?

    간절히 부탁하건대 저 멀리 역사의 뒤편으로 사라진 조상시대와 많이 다른 모습을 적극 보여주길 바랍니다. 그 첫 번째가 부인 리설주 여사 공개라면 두 번째가 당신의 출생일은 밝히되 명절로 지정하지 않음이 되었으면 합니다.

    해마다 1월 8일 생일에도 어김없이 인민생활부문 현지지도를 열심히 하시오. 아첨쟁이 간부들이 준비하고 지정해주는 장소에만 가지 말고 하루벌이로 사는 평범한 인민들의 삶의 현장을 찾아가 그들의 애로가 무엇인지 귀를 기울여보시오.

    평양과 일부 지방의 화려한 건축물시공에만 신경을 쓰지 말고 헐벗고 굶주리는 가난한 인민들의 생활을 개선하기 위해 불철주야로 노력하는 김정은, 당신을 2천만 인민이 마음속으로 잠시나마 존경할 수 있도록 말입니다.


    2016년 1월 8일 - 서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