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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 오민석에게 있어 2015년의 의미는 특히 남달랐다. 6월 MBC 예능프로그램 ‘우리 결혼했어요 시즌4’(이하 ‘우결’)에서 강예원과 가상 부부생활을 시작, 리얼 예능에 첫 발을 디뎠고 8월 KBS 주말드라마 ‘부탁해요, 엄마’를 통해 일과 사랑에 대한 ‘야망꾼’ 이형규로 안방극장을 사로잡았다. 큐피드의 화살이라도 맞은 듯, 지난해 오민석의 활동에는 ‘사랑’이란 키워드가 가장 크게 자리 잡았다. 새해를 맞아 뉴데일리는 올해 원숭이띠에 해당되는 1980년 4월 22일생 오민석을 만나봤다.

    인터뷰가 있기 전날 지난 12월 29일 ‘2015 MBC 방송연예대상’ 시상식에서 ‘버라이어티 부문 인기상’을 수상한 오민석은 해사한 미소와 함께 감사함을 전했다. “배우인데 예능으로 상을 받는 게 쑥스럽더라고요. 감사할 사람이 너무 많았지만 이름을 다 안 부르면 서운해 하니까 일단은 예원이한테 감사하다고 말했어요. ‘우결’ 저희 팀 피디와 작가님도 너무 고마웠고요.”

    오민석은 이미 지난 2014년 tvN 드라마 ‘미생’에서 크게 인기몰이를 한 바 있다. 냉철한 성격을 지닌 강대리라는 캐릭터 때문인지 2015년에 대중들로부터 받은 사랑과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고. “2014년에는 가는 곳마다 ‘강대리님’이라고 ‘님’자를 붙여 불러주셔서 신기하고 좋았어요.(웃음) 이제는 제 이름 석자를 알고서 불러주시는 게 신기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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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년 그를 가장 빛냈고, 개인적으로도 크게 와 닿았던 프로그램은 역시나 ‘우결’이었다. “6월 초에 제작진과 미팅하고 일주일 만에 촬영했던 게 기억나요. 생각지도 않게 너무 빨리 촬영이 진행돼서 놀랐죠. 예원이와 함께 하면서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예원이는 상대방으로부터 나 자신의 모습이 나오게끔 하는 매력이 있어요. 무슨 일이 있으면 제일 먼저 도와주려 하고 실제로도 서로 배려하고 생각하는 마음이 생겼죠.”

    가상 부부긴 해도 ‘우결’을 촬영하면서 소위 ‘심쿵’한, 설렜던 순간이 있었을 터. “야외에서 예원이가 백허그를 해줬을 때 너무 좋았어요. 최근에는 예원이가 크리스마스 선물을 해줬을 때 너무 감동했어요. 그 마음 때문에. 예원이가 굉장히 많이 신경 쓴 게 보이더라고요. 지금은 오히려 예원이가 저를 더 많이 챙겨주는 것 같아요. 완전히 자기 사람을 챙기는 스타일이에요.”

    서른여섯, 여전히 결혼 적령기인 오민석은 ‘우결’을 접한 후 배우자에 대한 이상형까지 바뀌었다. “원래는 똑 부러진 여자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어요. 리더십 있는 여자보다는 천상여자를 원했죠. 그런데 예원이와 함께 지내다보니 굉장히 좋은 배우자감이라고 생각이 들었어요. 똑 부러져서 잘 살겠더라고요. 상황 판단도 정확하고, 사람도 잘 키우고, 생활력도 강하고, 똑똑하고. 재능이 많은 사람이에요.” 그렇게 오민석은 ‘우결’을 통한 강예원과의 첫 만남을 올해 자신의 ‘베스트 신’이라 꼽았다. 함께 2015년을 보낼 큰 사람을 하나 얻었던 순간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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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후 오민석은 지난해만이 아닌 ‘지난해들’을 회상해 봤다. “2006년 SBS 드라마 ‘나도야 간다’로 데뷔해서 벌써 연기생활 10년째네요. 2004년에 군대를 제대하고 연기를 하기 위해 2005년 일 년 동안은 스님처럼 생활했어요.(웃음) 연락도 다 끊고 오로지 연기와 운동에만 매진했는데 그 때가 제 인생 중 가장 치열하고 힘들었던 것 같아요. 2006년에 ‘나도야 간다’ 공개 오디션을 통해 배우활동을 시작했고, 이후 연기를 하며 ‘아 이게 만만한 게 아니구나’라는 시점이 있었어요. 그 시점에 포기하고 공부를 할지, 계속 파볼 건지 기로에 섰죠. 결국 기존 배우들을 1년 안에 따라잡자 생각하고 마치 고시원에서 공부하듯이 고군분투했어요. 연기, 학원, 집만 계속 생각했어요. 그렇게 하면 다 될 줄 알았는데 연기라는 게, 작품을 하면 할수록 더 어렵더라고요. 그 때 오히려 오기가 생기면서 인정을 받고 싶었어요.”

    10년 차 베테랑 연기자지만 ‘미생’ 강대리, ‘킬미힐미’ 차기준, ‘부탁해요, 엄마’ 이형규처럼 아직까지는 화이트칼라 이미지가 강하다. 때문에 여전히 도전하고 싶은 캐릭터가 많다. “비열한 양아치나 바보, 허당 캐릭터에도 도전 해보고 싶어요. 가벼운 쌈마이 역할도 좋고요. 전혀 안 해봤던 역할을 해보고 싶어요. 그런 작품이 들어온다면 제대로 보여줄 자신도 있어요. 스펙트럼을 넓히고 싶어요.”

    실제 오민석은 주변인들을 잘 챙겨주고 유머가 있는 반전매력의 소유자다. 소속사 식구의 “겉으로는 차가운 거 같지만 장난도 많이 치고 웃겨요. 의외의 유머코드가 있어요”라는 증언에 오민석도 고개를 끄덕였다. “원래 웃기는 걸 좋아해요. 그런 연기도 하고 싶고요. ‘부탁해요, 엄마’ 하다가도 웃기는 상황이 생겨서 막 웃기도 했는데, 드라마를 잘 보면 표정 등에서 그런 장면이 보이실 거예요.” 의외의 면모는 또 있었다. “저는 살면서 우울해 본 적이 잘 없었어요. 걱정 같은 걸 한 적은 있지만, 어릴 때부터 어머니에게 힘든 티를 내지 말라고 교육받아서 그런지 우울한 것 자체가 싫더라고요. 술을 먹어도 하소연하는 사람보다는 밝은 사람이 좋아요. 스트레스를 받으면 음악이나 여행, 운동처럼 즐길 수 있는 걸 찾아서 풀어요.”

    다양한 매력에 그가 펼칠  활동이 기대되는 순간이다. 앞으로 오민석이 꿈꾸는 모습은 어떨까. “20대 때 저는 연기도, 스타일도 촌스러웠던 것 같아요. 30대에는 조금 촌티를 벗은 느낌? 아직 더 노력해야 할 시점이고, 40대에는 확실히 저만의 색깔을 갖게 될 것 같아요. 50대에는 즐기면서 연기를 할 것 같고요. 2016년에는 연기적인 측면으로 더 성장하고 싶어요. 더욱 깊이가 있고 다양한 캐릭터로요. 아직 보여줄 게 많이 있어요.”

    2015년을 다섯 글자로 간단히 정리해 달라는 말에는 “일복 터진 해. 가장 바쁜 해.”라고 고민도 없이 대답했다. “연기와 예능을 모두 하다보면 자만심이 생길 수도 있는데, 그러면 연기가 퇴보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안주하는 순간, 오히려 부족한 점을 계속 찾아야 하는 것 같아요. 그게 모든 배우가 가져야 하는 자세인 것 같아요.” 그의 쉼 없는 도전과 열정이 2016년 ‘오민석의 해’에 더욱 빛을 발하리라 기대한다.

    (장소 제공=서울 강남구 논현동 ‘이노 커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