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처형-이석기 석방” 요구...경찰 “불법집회 변질, 사법처리”
  • ▲ 민주노총과 전교조, 한국진보연대 등이 주도한 3차 민중총궐기 소요문화제가, 19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렸다. ⓒ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민주노총과 전교조, 한국진보연대 등이 주도한 3차 민중총궐기 소요문화제가, 19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렸다. ⓒ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지아비도 울고 갈 닭대가리 파쇼 독재”, “친일파 독재자 바람둥이 아비”, “박근혜 처형-이석기 석방.


    ‘문화제’를 빙자한 3차 민중총궐기 집회가 19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렸다. 집회를 주최한 민중총궐기 투쟁본부 측은 53개 단체 8천여명이 모였다고 밝혔으나, 경찰이 추산한 집회 참가인원은 2천500명 수준이었다.

    앞선 두 차례의 민중총궐기와 비교할 때, 이날 집회는 가장 작은 규모였다. 우려했던 물리적 충돌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러나 이날 3차 민중총궐기는 ‘문화제’라는 명칭이 무색할 만큼 정치적인 구호로 뒤덮였다. 현직 대통령은 물론 그 부친을 욕보이는 비속어도 등장했다. 국가 전복을 시도한 혐의로 유죄 판결이 확정된 통합진보당 전 의원 이석기씨의 석방을 요구하는 구호도 다시 나왔다.

  • ▲ 19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3차 민중총궐기 소요문화제 현장 모습. 이날 집회 현장에는 ‘5.24 조치 해제’를 요구하는 손 팻말도 등장했다. ⓒ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19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3차 민중총궐기 소요문화제 현장 모습. 이날 집회 현장에는 ‘5.24 조치 해제’를 요구하는 손 팻말도 등장했다. ⓒ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북한 김정은 정권이 앵무새처럼 되풀이하는, ‘5.24 조치 해제’를 요구하는 손 팻말도 모습을 드러냈다.

    특히 이날 집회 주최 측은, 자신들의 불법 폭력시위를 적극적으로 감싸주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 등 야당을 “보수의 들러리”라고 조롱하면서, 새로운 정치세력을 만들겠다는 의미심장한 주장을 펴,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이날 주최 측의 발언은, 헌법재판소의 결정으로 해산된 옛 통진당 핵심 인사들이 민주노총과 힘을 합쳐 ‘연합정당’을 만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나와, 그 후폭풍이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집회에는 정청래, 장하나 새정치연합 국회의원과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 강병기 전 통합진보당 비상대책위원장 등이 참가했다.

  • ▲ 정청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사진 왼쪽)이, 19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3차 민중총궐기 소요문화제에 참가했다. ⓒ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정청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사진 왼쪽)이, 19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3차 민중총궐기 소요문화제에 참가했다. ⓒ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 19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3차 민중총궐기 소요문화제에 참가한 백기완씨. 반정부 구호가 적힌 손 피켓을 들고 있다. ⓒ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19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3차 민중총궐기 소요문화제에 참가한 백기완씨. 반정부 구호가 적힌 손 피켓을 들고 있다. ⓒ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문화제로 둔갑한 3차 민중총궐기의 실체가 드러나면서, 경찰도 신속한 대응에 나섰다.

    경찰은 19일 오후, 3차 민중총궐기를 미신고 불법 정치집회로 판단하고, 사법처리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3차 민중총궐기가 불법 정치집회로 변질된 사실이 확인되면서, ‘문화제’라는 이유만으로 집회 주최 측에 광화문광장을 내준 서울시의 행태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2차 민중총궐기 당시에도, 폭력시위로의 변질을 우려한 경찰이 집회를 불허했음에도 불구하고, 주최 측이 ‘백남기 농민 쾌유를 목적으로 한 문화제’를 열겠다며 광화문광장 사용 허가를 신청하자, 이를 받아들였다. 서울시는 이번에도 같은 이유로 3차 민중총궐기 주최 측에 광화문광장을 내줬다.

    그러나 2차, 3차 민중총궐기의 실제가, 정부와 공권력을 비난하고 조롱하는 불법 정치집회였다는 사실은, 현장을 지켜본 사람들이라면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서울시는 광화문광장 사용 여부는 민간위원들로 구성된 열린광장시민위원회가 결정한다며, 한 발 빼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서울시의 이런 태도는 시민들의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광화문광장 사용 허가 여부를 심의하는 열린광장시민위원회 위원 가운데 절반 이상이, 박원순 시장과 인연이 있는 속칭 진보시민단체 출신들이다.

    때문에 박원순 시장과 코드를 같이하는 이들 위원들이, 반국가-반정부 집회를 조장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 ▲ 19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벌어진 3차 민중총궐기 문화제. 집회 참가자들이 ‘대통령 처형’ 문구가 적힌 손 피켓을 들고 있다. ⓒ TV조선 화면 캡처
    ▲ 19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벌어진 3차 민중총궐기 문화제. 집회 참가자들이 ‘대통령 처형’ 문구가 적힌 손 피켓을 들고 있다. ⓒ TV조선 화면 캡처
     
  • ▲ 19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3차 민중총궐기 소요문화제에서 배포된 반정부 유인물. ⓒ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19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3차 민중총궐기 소요문화제에서 배포된 반정부 유인물. ⓒ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일각에서는 “광화문광장 태극기 게양대 설치는 반대하면서, 반국가 집회의 장으로 변질된 세월호 떼천막은 보호하는 서울시가, 반국가세력에게 불법 집회를 허가해 줬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날 문화제의 민낯이 불법 미신고 정치집회라는 사실은, 그들이 내건 안내포스터와 각종 선전문구들만 보더라도 쉽게 알 수 있다.

    이들이 3차 민중총궐기를 앞두고 공개한 안내 포스터는, 정부와 공권력을 비난하고 조롱하는 표현들로 가득 차 있다.

  • ▲ 19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3차 민중총궐기 소요문화제에 앞서 집회 주최 측이 배포한 안내 포스터. ⓒ 뉴데일리DB
    ▲ 19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3차 민중총궐기 소요문화제에 앞서 집회 주최 측이 배포한 안내 포스터. ⓒ 뉴데일리DB

    포스터 속 남자가 손에 들고 있는 확성기에서는 피를 연상시키는 시뻘건 액체가 뿜어져 나오고 있으며, 그 옆에는 '노동개악 저지'라는 정치적 구호가 뚜렷하게 인쇄돼 있다.

    포스터 아래에는 ‘복면금지법에는 가면으로, 소요죄 협박에는 소요로!’ 라는 구호도 적혀 있다.

    이 문구는 폭력시위 근절을 위한 대안으로 정치권과 시민단체, 학계 일각에서 논의되고 있는, 복면금지법에 대한 속칭 진보의 반감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나아가 이 문구에는, 광화문폭동과 세월호 추모 폭력시위 등을 주도한 혐의로 구속된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에게, 소요죄 적용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수사당국에 대한 적대감도 담겨 있다.

    이들 표현만 보더라도 이날 행사의 실체가 ‘문화제’를 앞세운 불법 정치집회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러나 3차 민중총궐기 집회 주최 측이 광화문광장 사용을 허가받는데 있어, 이런 사실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 ▲ 19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3차 민중총궐기 소요문화제. 이날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8천명, 경찰 추산 2천5백명이 참가했다. ⓒ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19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3차 민중총궐기 소요문화제. 이날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8천명, 경찰 추산 2천5백명이 참가했다. ⓒ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우려한대로 이날 집회에서는 각종 정치적 구호가 난무했다.

    집회 참석자들은 한상균씨에게 ‘소요죄’를 적용한 경찰의 결정에 반발해 부부젤라와 탬버린, 북, 꽹과리 등을 이용해 큰 소음을 냈다. 복면금지법에 반대하는 의미로 가면을 쓰고 나온 집회 참가자도 많았다.

    집회 주최 측이 공권력을 무시하는 태도는 여전했다.

    행사 시작에 앞서 주최 측은, 경찰이 광화문광장 주변에 설치한 폴리스 라인의 철거를 요구하는 상식 밖의 행태를 보였다.

    민중총궐기를 비판적으로 보도한 일부 방송사 기자들에게는 “광장 밖으로 나갈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날 집회에서 ‘태극기’는 찾아볼 수 없었다. 대신, 그 빈자리를 메꾼 것은 ‘민중의례’였다.

    사회를 맡은 김정열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사무총장은 민중의례에서 “서울대 병원에 백남기 농민이 사경을 헤매고 있고, 한상균 민노총 위원장은 감옥에 갇혀 있다”며 묵념을 제안했다. 이어 집회 참석자들은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민중총궐기 집회 및 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대표는 “박근혜 정권은 칠순 노인에게 물대포를 직사하는 ‘살인미수죄’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박석운 대표는 경찰이 한상균씨에게 ‘소요죄’를 적용한 사실을 언급하면서, “저들이 소요죄를 적용한다면 우리는 더 소란스럽고 요란하게 행진하자”고 했다.

    이날 무대에 등장한 공연단은 천박한 표현을 섞어 대통령과 공권력을 조롱했다.

    이들 가운데는 지난 4월 25일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집회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청와대에서 깝치고 있는 X, 놀고 있는 X"이라고 표현한 박준씨도 있었다.

    가극단 ‘미래’ 소속 여배우 2명은 “지아비도 울고 갈 닭대가리 파쇼 독재자”, “친일파 독재자 바람둥이 아비” 등의 표현을 써, 박정희-박근혜 대통령에게 악담을 퍼부었다. 이에 참가자들은 환호와 박수로 화답했다.

    때는 바야흐로 3년 전 국정원 댓글로 대통령 된 이가 있었으니, 그 이름 하야 다마네기도 아니고 닭강정도 아니고 바로 다까기 마사오의 딸, 근혜였던 것이었다.

    (중략) 자랑스런 5천년 역사를 친일파 독재자 바람둥이 아비의 역사로 뒤바꿔 놓으려하니, 우리 민족의 조상이 단군 할아버지인 것이더냐 아니면, 미친 꼬꼬댁 암탉인 것이더냐.

    꼬꼬댁 이 암탉의 외치는 소리, 너와 내가 손 맞잡고 닭 모가지를 비틀어 신세계를 만들어보자꾸나. 지아비도 울고 가는 닭대가리 파쇼독재. 더 이상은 안 돼요 두고 볼 수 없지요. 닭 모가지 비틀어야죠.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박근혜 대통령 퇴진’ 등이 적힌 현수막과 피켓 등을 들고 파이낸스 빌딩-청계로-보신각-종로5가-이화로터리-마로니에 공원으로 이어지는 행진에 나섰다. 이들은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마무리 집회를 연 뒤, 자진 해산했다.

    이날 열린 3차 민중총궐기 집회는 서울, 부산 대구, 광주, 대전, 울산 등 광역시를 비롯해 전국 13곳의 주요도시에서 동시에 열렸다. 경찰은 이날 전국적으로 7,600명이 민중총궐기 집회에 참가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