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위원 "양심 저버렸다" 원색 비난..하 의원 "노무현-DJ도?" 문재인 해명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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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노(親盧·친노무현) 진영 핵심인사로 분류되는 새정치민주연합 최인호 혁신위원과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이 내년 20대 총선과 관련한 선거제도 개편안을 놓고 가시 돋친 막말 공방전을 벌였다.
설전은 최인호 위원이 하 의원에게 "정치적 양심도 없는 무식한 사람"이라는 원색적인 막말을 쏟아내면서 시작됐다.
앞서 하태경 의원은 지난 11일 토론회를 열고 내년 총선룰과 관련, '병립형 권역별 비례대표제'에 '석패율제'를 가미한 대안을 제시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이 주장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해 "초과의석 문제로 인해 의원정수가 필연적으로 늘어나게 되고 지역주의 완화 효과도 없다"고 지적했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여상규 의원도 토론회에 참석해 연동형 권역별 비례대표제와 관련 "야당의 의석수를 늘리려는 당리당략에 치우친 결정"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이에 최인호 혁신위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하 의원이 황당한 주장을 했다"며 "정치적 양심을 저버리는 억지주장을 철회하고, 정치개혁을 바라는 국민들께 당장 사과해야 한다"고 쏘아붙였다.
최 위원은 이어 하 의원을 향해 "개악으로 평가받는 '일본식 병립제'가 지역주의 해소에 도움이 된다고 당당히 주장하는 것은 국회의원으로서 자질이 의심스러운 주장"이라며 "알고도 그런 주장을 했다면 정치적 양심의 문제이고, 모르고 주장했다면 무식을 스스로 폭로하는 것"이라고 맹비난을 가했다.
최 위원은 또 "여상규 의원이 진실을 호도하는 주장을 펴는 것은 서울 의석을 희생해서라도 영남 의석을 지키려는 영남 기득권 지키기에 다름 아니다. 왜 사실을 호도하면서까지 억지 주장을 하는가. 여 의원의 정치적 양심도 낙제점이다. 부끄러운 일"이라며 하 의원과 여 의원을 싸잡아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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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하태경 의원은 12일 '새정연(새정치연합) 최인호 혁신위원의 망언에 답한다'는 제목의 반박 자료를 내고, "최 위원이 인신공격성 매도를 했다. 즉각 공개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하 의원은 "최 위원의 망발은 어이가 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며 "병립형 석패율제의 원저작자는 다름 아닌 노무현 전 대통령과 새정연의 전신 열린우리당, 그리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라고 밝혔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지난 2005년 선거제도 개혁을 전제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과의 대연정을 주장한 바 있다. 당시 문희상 열린우리당 의장은 대연정을 위한 선거제도 개편 방안으로 중대선거구제와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제안했고, 이후 열린우리당은 이 안을 같은 해 9월 '일률배분 권역별 비례대표제'라는 이름으로 구체화했다. 이 제도(일률배분 권역별 비례대표제)가 큰 틀에서 병립형 석패율제와 같은 제도라는 게 하 의원의 설명이다.
하태경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서로 정치생활을 시작한 최 위원이 이를 모를 리 없다"며 "최인호 혁신위원은 지금 노무현, 김대중 두 전직 대통령이 '정치적 양심을 저버리는 억지주장'을 했다는 망언을 하고 있는 셈"이라고 꼬집었다.
부산대 총학생회장 출신인 최인호 위원은 노무현 정부 당시 청와대 국내언론비서관을 지냈다.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 중 문재인 대표와 가장 가까운 인물로, 친노 진영에서도 상당한 영향력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인호 위원은 전날 하태경 의원을 비난하면서 "지금 지역구:비례의석 수를 유지하면서 연동형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면 득표와 의석간의 비례성 제고와 지역주의 해소에 큰 도움이 된다는 각종 시뮬레이션 결과들이 나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하 의원은 "이는 새빨간 거짓말이다. 최 위원은 국민들 앞에서 당당히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행 지역구 246석과 비례대표 54석을 유지하면서 야당의 연동형제를 도입할 경우, 비례대표 의석 부족으로 배분 불능상태에 빠지면서 일부지역에서는 위헌 상황이 초래된다는 것이다.
하태경 의원은 나아가 최 혁신위원의 주장에 대해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주장하고 있는 문재인 대표와 김상곤 혁신위원장이 직접 해명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본 의원에게 '정치적 양심도 없는 무식한 사람'이라는 인신공격성 매도를 가한 최인호 위원은 즉각 공개사과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