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씨 45도 속 방탄복에 방탄모‥공병작전의 핵심도 ‘체력’
  • ▲ 희망로에서 남수단 정부군 차량이 한빛부대 공병대 트럭을 앞지르고 있다. 희망로는 지역 주민들의 핵심 교통로로 자리매김하고 있었다.ⓒ국방부공동취재단
    ▲ 희망로에서 남수단 정부군 차량이 한빛부대 공병대 트럭을 앞지르고 있다. 희망로는 지역 주민들의 핵심 교통로로 자리매김하고 있었다.ⓒ국방부공동취재단

    한빛부대 공병대는 우기를 앞두고 도로와 기지 기반 보수에 사용할 백색면화토를 비축하기 위해 8일(현지시간) 5진 주도로 토취작업을 진행했다.

    "땅을 깊숙이 파내려가도 돌 한조각 볼 수 없는 것이 남수단 토양의 특징입니다"

    남수단은 지반이 온통 흙으로 이뤄져있어 건축자재로 활용할만한 골재를 찾아볼 수 없다. 김무성(중령) 5진 공병대장은 “남수단은 또 내륙국이며 도로사정도 좋지 않아 골재를 수송해오는 물류비도 엄청나 이를 대신할만한 재료를 현지에서 조달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토취장에서는 경비대가 주변을 둘러싼 가운데 한 대의 굴삭기가 표토를 제거하고, 또 다른 한 대가 그 밑의 백색면화토를 파내고 있었다. 덤프트럭들이 줄지어 현장에 도착하자 로더 차량이 쌓여있는 백색면화토를 트럭에 퍼담기 시작했다.

    한빛부대는 지표에서 1.5m 가량을 파면 쉽게 구할 수 있는 백색면화토를 도로공사와 비행장 기반공사 등의 기층재로 활용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굳으면 상당한 강도를 자랑하는 적색면화토로 공사를 마무리하는 방식을 쓰고 있다.

  • ▲ 한빛부대 공병대가 8일(현지시간) 보르기지 동편 토취장에서 백색면화토 채취 작업을 하고 있다.ⓒ국방부공동취재단
    ▲ 한빛부대 공병대가 8일(현지시간) 보르기지 동편 토취장에서 백색면화토 채취 작업을 하고 있다.ⓒ국방부공동취재단

    토취작업은 필요할 경우 오전 8시부터 16시까지 종일 진행된다. 영외작전이기 때문에 안전을위해 작업시간 내내 모든 인원들이 방탄복과 방탄모를 착용해야 함은 물론이다. 김 공병대장은 “고온에서 방탄장구까지 걸치면 체력소모가 엄청나다”며 “5진 공병대는 파병준비기간동안 5~10km 구보는 물론 장비운용 실제훈련을 할 때에도 항상 방탄복을 입고 방탄모를 쓰는 등 체력단련과 적응훈련에 중점을 뒀다”고 강조했다.

    한빛부대 5진 공병대는 UN의 위임명령에 따른 각종 건설작업을 충실히 이어갈 계획이다. 김 공병대장은 “5진 공병대는 UN에서 주어지는 모든 임무를 완수하겠다는 각오를 갖고 남수단에 도착했다”며 “이곳에 함께하는 다양한 타국군이 대한민국 공병이 최고라고 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할 것”이라는 각오를 밝혔다.

    한빛부대는 UN의 요청에 따라 남수단의 국가재건을 지원하기 위해 파견된 공병부대다. 남수단에는 현재 13개국 1만 1000여명의 병력이 파병돼있으며, 그 가운데 공병은 대한민국을 비롯해 중국과 일본, 방글라데시, 인도 등 5개국 부대들이 각 지역을 책임지고 있다.

  • ▲ 한빛부대 공병대가 8일(현지시간) 보르기지 동편 토취장에서 백색면화토 채취 작업을 하고 있다.ⓒ국방부공동취재단
    ▲ 한빛부대 공병대가 8일(현지시간) 보르기지 동편 토취장에서 백색면화토 채취 작업을 하고 있다.ⓒ국방부공동취재단

    한빛부대가 지금까지 달성한 최고의 성과는 보르-주바 간 총 연장 194km의 도로 중 보르-망겔라 125km 구간을 보수한 희망로 작전. 남수단 경제활동의 중심지인 수도 주바와 보르시를 연결하는 유일한 육상 교통로인 희망로는 오랜기간 동안 남수단 정부와 국민의들의 숙원사업이었다.

    이는 우리나라의 서울-대전 간 고속도로와 비슷한 의미를 갖는다.2014년 9월 기공식을 가진 뒤 올해 1월 차량통행을 보장하는 1단계 공사를 완료한 희망로는 최소 폭이 10m에 이르는 왕복 2차선 도로로 공사에 누계 4300여명의 인원과 2300여대의 중장비가 투입됐다.희망로의 개통으로 최대 2~3일이 걸리던 이동시간은 약 4시간으로 크게 단축됐다.

    개통식에 참가했던 남수단 도로교통부 장관은 “물류비용 감소와 유동인구 증가는 지역경제 발전은 물론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 평가하기도 했다. 한빛부대는 향후 한빛로가 우기에도 훼손되지 않도록 적색면화토를 도로에 도포하는 2단계 공사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한빛부대는 매년 우기 때마다 보르시의 기능을 마비시키는 백나일강 범람을 막기위해 17km에 이르는 차수벽을 설치하기도 했다. 높이 2~4m, 폭 4~6m의 차수벽 공사에는 현지주민들도 동참해 국가재건을 위한 국민계몽의 효과를 나타내기도 했다.

    향후 합참 민군작전부는 한국국제협력단(KOICA) 등과 협력해 차수벽에 배수펌프를 추가 설치함으로써, 보르시내에 고인 물을 퍼내는 것은 물론, 건기에 백나일강의 물로 시내 급수를 해 주민 편의를 한층 더 보강할 예정이다.이밖에도 한빛부대는 보르기지의 확장과 유지·보수는 물론 190km 떨어진 UN 피보르 기지 보강공사 공병지원 등을 통해 UN과 함께 남수단의 미래를 건설해나간다는 계획이다. 

    “한빛부대의 건설기술은 단연 최고”- 헤이젤 드 웻 UN주조정관 인터뷰 

    “한빛부대는 최고의 건설기술을 갖추고 있으며, 그들이 건설한 망겔라-보르 간 도로(희망로)는 단연 최고의 업적입니다”

  • ▲ 헤이젤 드 웻 UN주조정관.ⓒ국방부공동취재단
    ▲ 헤이젤 드 웻 UN주조정관.ⓒ국방부공동취재단

    헤이젤 드 웻(Hazel de wet) UN주조정관(SC : State Coordinator)은 희망로와 차수벽 건설 등 한빛부대가 보여준 남수단 재건 성과에 대해 평가하면서, 지금까지 그녀가 만나본 공병 가운데 최고의 기술력과 역량을 갖췄다는 점을 강조했다.

    UN남수단임무단(UNMISS)의 종글레이주 책임자인 그녀는 지역의 발전을 위해 한빛부대와 협력하는 중요한 파트너 중 한 사람이다. 헤이젤 주조정관은 “2013년 12월 내전발발이후 UN의 남수단 정책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면서 “이러한 변화에 빠르게 발맞춰 나가면서 경쟁력을 보여준 것은 대한민국의 한빛부대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그녀는 “내전으로 인해 남수단에서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인구가 계속 늘고 있다”면서 “이들에게 도움을 주면서도 50년간 전쟁을 겪으며 팽배한 의존성을 극복하게 하는 방안을 찾는 것도 중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헤이젤 주조정관은 또 “한빛부대 4진이 잘 해온 일들을 5진이 넘겨받을 때가 왔다”고 말한 뒤 “한빛부대가 한 일들은 한국군이 아니었으면 아무도 해내지 못했을 것”이라며 “부대를 보내준 대한민국 정부에게 감사드린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