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봉황위성TV』 중국어 채널 로고
    ▲ 『봉황위성TV』 중국어 채널 로고
    <월간 충호(忠虎) 31호:2015년 6월/www.chnsu.kr 02-778-4202>

한국이 미-중의 바둑알이 될 수는 없다
-『봉황위성TV』의 최근 한반도 안보 쟁점 토론(요약)-
김 | 상 | 순 
 /중국차하얼학회(察哈尔学会) 연구원/동아시아평화연구회장
  • ▲ 김상순 회장.
    ▲ 김상순 회장.


    한반도에 대한 중국의 전략 선택은 변화된 것일까? 5월 23〜24일에 연이어 방송된 홍콩 봉황위성TV의 국제시사토론 프로인 『이후이시탄(一虎一席谈)』에서 패널로 참여했던 필자의 느낌은, “한반도에 대한 중국의 안보전략은 한국이 생각하는 바와는 아직도 거리가 멀다는 것”이었다. 시진핑 시대의 최근 한중관계는 정치와 외교에서도 성공적인 한중경제협력의 사례를 따르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한중간의 안보 문제도 과연 그럴까? 토론의 핵심을 간추려 보았다.<필자>
  • ▲ 미국의 고고도 미사일 요격 시스템 ‘사드(THAAD)’
    ▲ 미국의 고고도 미사일 요격 시스템 ‘사드(THAAD)’

  • ➀ 동아시아 핵 군비 경쟁의 관리는 무너지는가?
      
      사회자 후이후(胡一虎)는 “북한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실험발사로, 한국은 사방의 기습에 대비해야 한다. 북한의 4차 핵실험 가능성은?”이라 물었다.
    인민해방군 예비역 소장에 저명한 군사평론가인 쉬광위(徐光裕)는 ‘미국의 태도’와 ‘북한의 인식’을 북한 4차 핵실험의 예측 기준으로 삼았다. 즉, 미국이 북한에 양자회담 신호를 보내거나, 북한이 안보에 중대한 위협을 느끼지 않으면 핵실험은 하지 않을 것이라 했다. 중앙당교 국제전략연구소 량야빈(梁亚斌)부교수는 북한은 국익을 위해 4차 핵실험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절강대학 한국연구소 객원연구원 리둔치우(李敦球)도 당분간 4차 핵실험의 가능성은 적지만, 결국 핵무기의 억제력 제고와 실전배치를 위해 핵실험을 할 것으로 예측했다. 사회과학원 세계정치센터 홍웬(洪源)부비서장은 “북한은 확실한 핵무기 성능과 핵무기 폭발력 제고, 2차 핵 타격 능력을 위해 새로운 핵실험이 필요하다.”라고 전망했다.
  • ▲ 지난 4월 5일(청명절) 평양 조중우호탑에 헌화하는 리진쥔 주 북한 중국대사
    ▲ 지난 4월 5일(청명절) 평양 조중우호탑에 헌화하는 리진쥔 주 북한 중국대사
    필자는 “중국의 9월 3일 항일전쟁승리 70주년 기념행사로 당분간은 북한이 중국의 체면을 건드리지 않겠지만, 행사 이후 아마도 내년 초나 상반기 가능성이 비교적 크다.”고 예측했다. 북한은 4차 핵실험의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을 것이라는 것이 패널들의 결론이다.

  • 후이후는 질문한다. “김정은이 SLBM 실험발사 성공으로 국제수준의 전략무기를 보유했다는데, 정말 그럴까?” 쉬광위는 “북한 미사일 능력의 진일보인데, 발사기지가 본토를 떠나 공해(公海)로 이동하는 공격수단을 가진다면, 상대에게 가해지는 위협은 매우 높아진다. 비록 고정장치 발사지만, 위협적이라 믿고 대비하는 편이 낳다.”라고 평했다. 홍웬은 “작은 국토의 북한이 핵 공격을 받으면 핵 기지와 핵무기는 모두 소멸될 것이니, 북한은 반드시 핵무기를 바다로 보내야 한다. 이것은 2단계 2차 핵 타격 능력의 발전에 매우 유리하다.”고 말했다. 리둔치우는 “기술에서 일정한 돌파를 이룬 실험일 뿐, 실전능력을 가진 것은 아니다.”라고 의미를 축소했다.

    쉬광위는 “핵 보유국은 국익, 전략적 카드, 정치적 목적으로 핵무기를 보유한다. 북한은 정치적 목적이 가장 크다. 핵무기 개발은 국가의 대외지위나 북미 담판을 위한 전략적 수단이다.”라고 했다. 리둔치우는 “1975년 미 국방장관이 북한에 핵 타격을 할 수 있다고 했다. 이때부터 북한은 핵무기와 미사일 개발을 시작했다. 북한의 주요 목적은 국가안전의 보호와 남북한의 심각한 힘의 불균형을 회복하자는 것이다.”라며 북한을 두둔했다. 량야빈은 “누가 먼저 도발했든, 핵확산 금지는 국제기제이다. 미국은 북한에게 수차례 농락당했고, 북한이 진정으로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는 한, 미국의 강경책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라는 다른 의견을 제시했다.

    필자는 “피해자로서의 한국에 단지 하나의 미사일이라도 대도시에 떨어지면, 이것은 심각하다. 더구나 그것이 핵무기, 대량 살상무기 혹은 화학무기라면. 중국이나 미국은 제3자 입장에서 북한의 2차 핵 반격 능력까지 논하지만, 한국은 이러한 논의를 할 정신이 없다.”고 피해자 입장에 대한 이해가 우선임을 강조했다.
  • ▲ 한-일-중 3국 외교장관들이 지난 3월 21일 3년 만에 열린 제7차 한-일-중    외교장관 회의 뒤 손을 잡았다. 왼쪽부터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    윤병세 한국 외교장관, 왕이 중국 외교부장
    ▲ 한-일-중 3국 외교장관들이 지난 3월 21일 3년 만에 열린 제7차 한-일-중 외교장관 회의 뒤 손을 잡았다. 왼쪽부터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 윤병세 한국 외교장관, 왕이 중국 외교부장
    ➁한미 핵협정 개정, 한국은 핵무기를 몰래 만들 것인가?

    후이후는 질문했다. “개정된 한미 신 핵협정으로 한국이 몰래 핵무기를 제조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신화사 세계문제연구센터 장환리(张焕利) 고급연구원은 “새로운 협정에 한국은 이전처럼 핵무기 제조 필요성을 생각할 수도 있지만, 미국이 허락하지 않을 것”이라 판단했다. 차하얼(察哈尔)학회 장원(章文) 연구원은 “설사 미국이 묵인해도, 한국의 핵무기 개발은 현명치 못하다. 한국을 위협하는 무한반복의 북한 김씨정권은 비민주적이고 제멋대로다. 북한처럼, 한국도 그렇게 할 수 있나?”라고 했다.
    홍웬은 “한국은 이미 우라늄 농축과 군사용 플루토늄 축출능력에 대략 몇 천톤의 폐연료가 있다. 이론상 한국의 핵원료는 완전히 갖추었다.”고 평했다.
    “한국인들은 오늘을 오래 기다렸을 것이다. 한국이 몰래 핵무기 제조를 할 가능성이 있나? 2000년초, 한국은 3차례나 몰래 개발했다는데?”라고 후이후가 물었다.

    필자는 “그것은 일부 과장이다. 박정희 대통령이 1978~1979년에 핵무기를 개발했고, 카터 대통령과 마찰이 있었지만, 이후 한국은 미국의 엄중한 감시를 받고 있다.”고 대답했다. 이에 대해, 량야빈은 “민족주의 감정으로 보면, 한국은 핵무기 개발을 원할 것이나, 미국이 절대 허용치 않을 것이다. 신 핵협정은 한미의 신뢰감이 쌓여 실현된 것으로 보인다.”라고 평했다.

     쉬광위도 “한국의 전략은 일본처럼 잠재적 핵개발 국가, 즉 기술보유와 마음만 먹으면 바로 핵무기를 보유하는 수준이다. 한국은 절대로 이미 서명한 핵확산 금지조약을 위반하는 방법을 선택하지 않을 것이며, 공개적인 방법으로 핵무기를 보유하려 할 것이다.”라고 평가했다.
    쉬광위는 “한일이 핵무기를 개발하면 북한에 좋을까? 북한은 핵전략 평형을 추구하지 말아야 한다. 핵무기나 SLBM을 핑계로 미국은 사드를 한국에 배치하려 한다. 북한 때문에 중국과 러시아의 안보체계가 파괴된다.”라며 북한을 비판했다.
  • ▲ 한민구 국방부장관(오른쪽)과 창완취안 중국 국방부장이 지난 2월 4일 국방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한-중 국방장관회담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 한민구 국방부장관(오른쪽)과 창완취안 중국 국방부장이 지난 2월 4일 국방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한-중 국방장관회담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➂한국의 사드 배치 이후, 한중관계는?

    사드의 한국배치에 대해 홍웬은 “사드시스템 배치는 미국이 결정한다. 한국은 미국에게 ‘노(No)!’라 말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량야빈은 “다른 요소는 중국이 어느 정도까지 반대하는가에 있다. 한국은 중국의 입장을 고려하겠지만, 미국의 압력이 얼마나 클지가 문제다.”라는 시각을 보였다.
    필자가 “사드에 대해 한국정부는 ‘한미는 이 문제를 상의한 적이 없다’고 명확하게 반복적인 성명을 발표했다.”고 하자, 후이후는 “한국정부의 성명은 사람들로 하여금 도대체 한국의 입장이 어떤지를 정확하게 읽지 못하게 하지 않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에 필자는 “이 성명은 한국정부가 현재 미중 사이의 딜레마에 있다는 의미이다. 모든 문제가 미중관계의 갈등구도로 변질되는데, 사드의 한국 배치의 본질은 피해자 혹은 당사자의 입장에서 봐야한다. 방어시스템이 필요한 것은 명확한 것이다. 또한 이것은 ‘방어적 행위’이지 ‘공격적 행위’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쉬광위는 “사드시스템을 전부 개조하여 탐색반경이 한반도에 제한되고, 근해와 일부 공해에만 이르게 한다면 모를까. 이것은 엄청난 개조를 해야 한다. 미국이 이렇게 안할 것이다.”라고 평가했다. 장환리와 홍웬은 “사드는 미국이 운용한다. 미국의 전략적 배치이다.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위협이 매우 크다.”고 강조했다. 
    후이후는 “한국이 미국의 압력을 이기지 못하여 사드를 도입하면 한중관계는 어찌되나?”라는 문제를 던졌다. 량야빈은 “확실히 영향을 받지만, 한국의 사드배치에 중국이 국제법에 근거할 반대 이유가 없다. 중국은 단지 정치적 압력이나 양국의 감정으로 권고할 뿐이다. 사드의 한국 배치에 중국은 공격능력을 증강하는 정도이고, 이것은 안보딜레마를 상승시킬 것”이라고 진단했다. 리둔치우는 “한국의 사드 배치는 중한관계에 확실히 큰 도전이며, 중한 군사 및 안보영역의 협력은 더욱 퇴보할 것”이라 경고했다. 장원은 “미국은 전략적 목표 실현에 한국을 하나의 바둑알로 생각할 뿐이다. 한국의 역할은 중국의 전략적 이익에 해가 된다. 당연히 한국에 정치경제적 대응을 할 것이고, 이는 얻는 것 보다 잃는 것이 더 많다.”고 평가했다. 
    필자는 “사드문제에서 중국이 정말 우려하는 것을 한국과 소통해야 한다. 한국도 중국의 고민을 듣고 최대한 한국의 내부에 반영될 수 있는지 고려해야 한다. 북한 위협에 대한 피해자이자 공격을 당하는 한국의 입장을 중국도 이해해야 한다. 또한 한국도 중국이 걱정하는 글로벌 정국에 있어서 중미관계의 상황을 이해해야 한다. 현재가 바로 ‘한중대화를 할 시기’이다. 이러한 대화가 비로소 한중관계가 한 걸음 더 발전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라고 솔직한 ‘한중대화’를 강조했다.
    중국의 시각에서 보는 사드문제는 피해자의 입장인 한국의 심각한 위기감과 공포감에는 관심이 없다. 중국은 중미 글로벌 전략과 패권경쟁의 틀에서 모든 것을 이해하려는 ‘G2딜레마’에 빠져있다. ‘중미관계’는 마치 현 국제정치를 보는 하나의 ‘이론화’처럼 가고 있다. 필자는 ‘중미관계의 이론화’가 사고의 폭을 좁힐 뿐만 아니라, 눈을 감고 코끼리를 만지는 것과 같다는 비판을 중국학계에 던진 것이다.
  • ▲ 박노벽 외교부 원자력 협력대사와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가 한미원자력협정   개정안에 가서명하고 있다.(4월 22일)
    ▲ 박노벽 외교부 원자력 협력대사와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가 한미원자력협정 개정안에 가서명하고 있다.(4월 2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