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수상한 그녀'서 신들린 노역 연기 소화실제 나이 의심될 정도로 완숙한 노년 연기 펼쳐CF여왕 전지현, '별그대'로 제2 전성기 인기 누려
  • 어린 제가 받아서 죄송합니다. 열심히 한 거밖에 없는데 이렇게 큰 상을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27일 서울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에서 열린 '제50회 백상예술대상' 시상식에서 이제 갓 스물을 넘긴 배우 심은경이 영화 부문 여자 최우수연기상을 수상했다.

    그의 소감대로 최우수연기상을 받기에 그녀의 나이와 경력은 너무나 초라해 보였다. 이날 심은경과 각축을 벌인 후보들은 전도연, 엄지원, 김희애 등 국내 영화계를 대표하는 관록의 배우들. 따라서 이날 심은경의 수상을 점치는 전문가들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평화의전당'에서 울려퍼진 최우수연기상 수상자는 '수상한 그녀' 한 편으로 스타덤에 오른 심은경이었다.

    사실 심은경은 연기 초보자가 아니다. 2004년 '결혼 하고 싶은 여자'에서 명세빈 아역으로 데뷔한 10년차 연기자였던 셈. 그동안 최강희나 하지원, 이지아의 아역을 도맡아 왔기에 '심은경'이라는 배우의 진가를 확인하기가 쉽지 않았을 뿐이다. 

    누군가의 어린 시절을 연기하던 그에게 '수상한 그녀'는 일생일대 절호의 기회였다. 시나리오의 모든 초점이 '심은경'이라는 배우 한 명에게 맞춰져 있는 영화다. 호기록을 세울 경우 '심은경'이라는 이름 석자가 충무로 한복판에 아로 새겨질 터. 그러나 배우의 비중이 큰 만큼, 흥행 실패시 주연 배우가 짊어져야 할 무게도 상당한 영화였다.

  • 심은경은 이 모든 부담감을 딛고 평작에 불과했던 영화를 상반기 최고 흥행 영화에 올려놓는 괴력을 발휘했다. 이 영화에서 심은경은 실제 나이가 의심될 정도로 완숙한 노년의 연기를 선보여 평단과 관객을 놀라게 했다. 신들린 듯한 심은경의 연기 덕분에 '수상한 그녀'는 '백만'만 넘겨도 성공이라는 주위의 예상을 비웃듯, ‘860만’ 관객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처럼 충무로에 남긴 임팩트가 컸던 만큼, 심은경의 수상을 점치는 이들도 있었으나, 대부분 전문가들의 시선은 냉혹했다. '일천한 경력'이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하리란 반응이 지배적이었다. 심은경 자신도 수상 자체를 예상하지 못한 듯 보였다.

    그는 "이 자리에 올 수 있는 것만으로도 너무 영광으로 생각하고 왔기 때문에 수상소감을 준비한 것도 없다"면서 "이게 지금 내가 받아야 할 상인지도 모르겠고 죄송하다"고 울먹였다.

    끝으로 심은경의 나이가 들어나는 귀여운 소감이 이어졌다.

    엄마, 10년 동안 뒷바라지만 해주고..말썽 많이 피워서 미안해. 집에 가서 보자.


  • ◆ CF퀸 전지현, TV부문 대상..제2의 전성기

    '심은경'이라는 걸출한 스타를 탄생시킨 제50회 백상예술대상에선 올 한 해 사랑을 받았던 다수의 연기자들이 수상의 영예를 안는 겹경사를 누렸다.

    영화 부문에서 심은경이 '족적'을 남겼다면, 스타들이 즐비한 TV부문은 단연 전지현의 독무대였다. CF여왕이라는 칭호가 무색하게 대표작이 없어 전전긍긍하던 '미의 여신' 전지현은 SBS '별에서 온 그대' 한편으로 전성기적 인기를 회복하는 마력을 발휘했다. 꽃미남 스타 김수현과 절절한 멜로 연기를 선보이며 시청자들을 '들었다놨다'하는 신기를 부린 전지현은 현재 밀려드는 CF와 영화 출연 제의에 몸살을 앓고 있다고 한다. 

    이날 수상 소감에서도 기쁨을 주체못하는 감격이 묻어났다. 전지현은 TV부문 대상의 영예를 안은 뒤 "'별에서 온 그대'를 하며 뛰었던 내 심장 박동수가 시청자들게 전해지지 않았나 싶다"면서 "사랑하는 가족들과 이 영광을 함께 나누겠다"며 펑펑 눈물을 쏟았다.

    TV부문 남자 최우수연기상과 여자 최우수연기상은 KBS1 '정도전'의 조재현과 SBS '너의 목소리가 들려'의 이보영에게 돌아갔다. 

    영화 부문에선 '변호인'의 송강호가 대상을 거머쥐었고, 설경구가 영화 '소원'으로 남자 최우수상을 수상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 다음은 제50회 백상예술대상 각 부문 수상자(작) 명단.

    ◈ 영화부문

    ▲대상 : 송강호 ▲작품상 : 변호인 ▲감독상 : 봉준호(설국열차) ▲신인감독상 : 양우석(변호인) ▲최우수연기상(남) : 설경구(소원) ▲최우수연기상(여) : 심은경(수상한 그녀) ▲남자조연상 : 이정재(관상) ▲여자조연상 : 진경(감시자들) ▲신인연기상(남) : 김수현(은밀하게 위대하게) ▲신인연기상(여) : 김향기(우아한 거짓말) ▲시나리오상 : 김지혜 조중훈(소원) ▲인기상 : 김수현 유리

    ◈ TV부문

    ▲대상 : 전지현 ▲작품상(드라마) : KBS 2TV '굿닥터' ▲작품상(교양) :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작품상(예능) : tvN '꽃보다 할배' ▲연출상 : 안판석(JTBC '밀회') ▲최우수연기상(남) : 조재현(KBS 1TV '정도전') ▲최우수연기상(여) : 이보영(SBS '너의 목소리가 들려') ▲신인연기상(남) : 정우(tvN '응답하라 1994) ▲신인연기상(여) : 백진희(MBC '기황후') ▲TV예능상(남) : 신동엽(JTBC '마녀사냥') ▲TV예능상(여) : 김영희(KBS 2TV '개그콘서트) ▲극본상 : 정성주(JTBC '밀회') ▲인기상 : 김수현 박신혜 ▲LF패셔니스타상 : 임시완 김희애 ▲인스타일 베스트스타일상 : 전지현 ▲OST상 : 린(SBS '별에서 온 그대')

    조광형 기자 ckh@newdaily.co.kr
    [사진 = 뉴데일리 DB / 영화 '수상한 그녀' 스틸 컷 / JTBC 방송 캡처 / JTBC 트위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