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저녁으로 아내에게 꼭 하는 말은 “고맙다”“동영상 봤다”는 페친 말에 벌떡 일어나 ‘빠빠빠’ 춤 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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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일 늦은 저녁 청계천 한 호프집에 가왕 조용필의 <서울 서울 서울>이 울렸다.
    새누리당 서울시장 예비후보인 김황식 전 총리와 30여명의 페이스북 친구(페친)들은 노랫말이 서울서울서울 부근에 다다를 땐 다같이 힘주어 [서울]을 외쳤다.

    “여기서 노래하게 될 줄 몰랐다”며 수줍게 시작한 노래는 [떼창]으로 마무리됐다.
     
    김 전 총리의 페이스북 팬클럽이 준비한 이날 만남의 주인공은 30, 40대 직장인이었다.
    김 전 총리와 페친과 만남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총리 시절에는 총리의 공식 페이스북 계정으로 30명을 추첨해 페친들과 오프라인에서 교류한 적 있다. 

    그는 “오늘은 페친들이 날 초대한 것”이라며 환한 웃음을 보였다.

    신대경 팬클럽회장은 “연평도 해전 추념 행사 때 내리는 비를 그대로 맞으며 순국한 병사들과 유족들의 아픔을 함께 한 후보님의 모습에 감명 받아 팬이 되었고, 서울시장 출마소식에 힘을 드리고자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고 행사 취지를 설명했다.  

    참석자들은 서울시장을 맡겠다는 김 전 총리에게 다소 개인적인 질문도 서슴없이 던졌다.
    서울 시정보다 [사람] 김황식을 궁금해 하는 모습이었다.

     

  • ▲ 김황식 전 총리의 한 페친이 3일 김 전 총리로부터 사인을 받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뉴데일리
    ▲ 김황식 전 총리의 한 페친이 3일 김 전 총리로부터 사인을 받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뉴데일리

     

    라도균 한국다문화희망협회 사무국장은 “40대 중반은 부부관계 위기와 갈등을 많이 겪는 시기라고 한다. 김황식 부부는 금실이 좋은 것으로 유명한데 비법전수를 부탁한다”고 물었다.

    이에 김황식 후보는 “금실이 좋다는 이야기가 거기까지 소문이 났느냐”며 크게 웃어보였다.
    그는 부부관계 [정상화]의 비법으로 표현과 인내를 들었다.

     

    요새 선거다 뭐다 해서 집사람을 힘들게 하고 있다.
    그동안 집사람에게 미안하다, 고맙다 이런 말을
    일절 하지 않았는데, 요즘은 아침마다, 밤마다 반복한다.
    부부관계에서는 화가 나는 일이 있어도 참아야 한다.
    순간만 지나가면 해결 되지만, 바로 분노를 보이면 점점 악화되고 만다.

                   - 김황식 전 총리

    이어 워킹맘인 김은진 씨는 김 전 총리를 향해 “집안일을 많이 돕느냐”고 물었다. 김 전 총리는 “조금 부끄럽지만 많이 돕진 못했다. 어렸을 때 ‘남자는 부엌에 들어가는 것 아니다’라고 교육받았다”고 멋쩍은 미소를 보였다.

    그러면서도 “이제 세상이 바뀌어 남자도 가사를 도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아내가 걸레질을 하면 나는 먼지를 털고, 아내가 먼지를 털면 내가 걸레질을 한다”고 밝혔다.

    미래의 공직자를 꿈꾸고 있는 이재권씨는 김 전 총리에게 대법관, 감사원장 등 고위직자리에 오르게끔 지탱해준 힘에 대해 물었다.

    김 전 총리는 “우연히 되는 것은 아니다”며 주저 하지 않고 부모님을 원동력으로 들었다.

     

    어릴 때 부모님께 교육을 잘 받았다.
    손해 보고 살아라.
    다툼이 있을 때 강자와는 끝까지 싸우고
    약자에게는 양보해라. 그리고 인간을 존중해라.
    이런 교육을 받고 자랐다.

    대법관은 30년 간 성실히 법관생활을 하고
    충분한 검증이 돼야 하는 자리로 시간이 걸린다.
    오랜 세월 성실히 실수하지 않고 노력하는 자에게
    그와 같은 성과가 온다.

    여러분은 30, 40대인데 앞으로 평균수명이 90~100세가 된다.
    지금 이 시기가 어려운 시기인 줄 알지만
    앞으로 살아야할 세월이 60~70년 되는 것을 생각하며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라.
    인생 이모작 삼모작이 되니까
    계속해서 여러분들이 전진해 나가면 좋겠다.

                 - 김황식 전 총리


     

    김 전 총리는 이날 말미에 한 참석자의 크레용팝의 <빠빠빠> 댄스 요청에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다. “혼자 할 수 없다”는 그의 부름에 페친들은 나란히 서 오기통 춤을 선보였다. 
    김 전 총리는 지난달 출마 선언 당시, 캠프에서 이 노래에 맞춰 같은 춤을 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