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응없는 촛불집회, 뒤안길로 사라지는 통과의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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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23일 오후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21세기 한국대학생연합'(한대련) 주최로 열린 '국정원의 정치·선거개입 의혹 규탄, 국정조사 촉구' 촛불집회에서 시민과 대학생들이 촛불 들고 국정조사를 촉구하고 있다. ⓒ 연합뉴스
    ▲ ▲ 23일 오후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21세기 한국대학생연합'(한대련) 주최로 열린 '국정원의 정치·선거개입 의혹 규탄, 국정조사 촉구' 촛불집회에서 시민과 대학생들이 촛불 들고 국정조사를 촉구하고 있다. ⓒ 연합뉴스


    국정원이 NLL대화록을 공개한 이후,
    이를 비판하는 이른바 [촛불문화제]가 전국에서 릴레이로 열리지만
    지금까지 나온 성적표는 참담하다.

    지난 4일 고양 화정역에서 열렸지만 모인 사람은 200명 정도이다.
    춘천지역에서도 8일 촛불문화제를 열겠다고 하지만,
    결과는 비슷할 것이다.

    이번 촛불집회는 이미 실패가 뻔히 들여다보이는 헛발질일 수 밖에 없었다.
    실패한 촛불집회가 거둬 들일 열매도 정해져있다.

    그 촛불은 어둠을 밝히는 불이 될 것이 아니라,
    초만 태우고 사라지고 말 것이다.

    집회주최측은 [광우뻥] 사태 때 활활 타올랐던 촛불집회에 대한 미련을 버리기 어려울 것이다.

    광화문 일대를 수 놓았던
    그 아름다운 촛불의 위력과 수십만명의 환호,
    당장이라도 청와대를 무너뜨릴 것 같았던 그 기세등등함,
    그런 짜릿한 맛을 어찌 쉽게 잊을 수 있겠는가?

    하지만, 이번 촛불은 아니다.

    촛불은 어둠에서만 위력을 발휘한다.
    [광우뻥] 촛불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어두웠기 때문이다.
    [광우뻥] 촛불집회는,
    대한민국 국민들의 눈과 귀를 가리고 조작한 어두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MBC>가 방송을 조작했고,
    <다음>이 인터넷을 조작했고,
    당시 정부의 미숙한 대응이 이를 키웠다.

    당장 큰 일이라도 날 것 같고,
    당장 머리에 구멍이 숭숭 뚫려 죽을 것 같았던,
    그런 공포분위기는 조작된 정보에 의한 가상의 어두움이었다.

    어쨌든 어둠 속에 갇혔기 때문에 촛불이 위력을 발휘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국정원이
    대통령 선거에 영향을 미칠만큼 조직적인 대규모의 여론조작을 했다고
    어리숙하게 곧이 곧대로 믿을 대한민국 국민은 단 한 줌밖에 안 된다.

    세계적인 IT선진국 대한민국 국민들이
    인터넷 댓글 수십개가 대선결과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진짜 믿고 있는가?

    국정원女 거주 오피스텔 문앞에서 진치고 앉아 카메라를 들이대고,
    그 뒤 경찰이 사건배후를 이 잡듯이 잡고,
    검찰이 스스로 망신을 자초하면서 다시 수사했고,
    민주당 일부 의원들이 20대 초반 대학생처럼 설치고 다니면서 국정원을 들쑤셔댔다.
    그렇게 털대로 털고, 뒤질 만큼 뒤졌다.

    너무나 구석구석 중계방송하듯 들춰냈으나,
    어두운 구석이 나타난게 별로 없다.
    그러니 촛불을 들어봤자 별호응이 없는 것이다.

    대낮에 촛불을 켜든 꼴이다.
    초만 타 버리고 말 것이다.

    촛불은 촛불을 든 사람들을 태워 소멸시킬 것이다.

    촛불을 든 사람들은
    석탄만큼 시커먼 자신들의 마음을 연료 삼아
    아낌없이 태워서
    부나비가 불 속으로 뛰어들듯이
    역사의 뒤안길로 그렇게 뛰어들기를 바란다.

    그러면,
    그들은 왜 이 환한 대낮을 깜깜한 어둠이라고 우기면면서 촛불을 들려 하는가?

    권력욕에 눈이 멀어
    자아도취-자기 모순-왜곡-편견-시대착오라는
    시커면 색안경을 끼고 있기 때문이다.

    아마 그들은 색안경을 끼고 있다는 사실 조차 모르고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