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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최유경 기자]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후보의 선택은 PK(부산‧경남)였다. 18일 대선을 하루 앞두고 박 후보는 경남 창원과 부산역을 잇따라 찾았다. 이른바 ‘경부벨트’였다. 부산을 기점으로 대전과 서울을 찍고 유세를 마무리 한다는 전략이다.
그 중심에는 부산이 있다. 이번 대선의 승패를 결정할 ‘스윙보터’로 떠오른 이 지역에서 한 표가 더 절실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번 대선은 10년 전인 16대 대선과 비슷한 점이 많다. 무엇보다 PK출신의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오면서 부산‧경남지역 표심의 향배에 따라 ‘대선판’이 달라질 수 있다는 평가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실제 2002년 노무현 대통령의 당선에는 30%에 달하는 부산 득표율이 1등 공신이었다.
이 점은 박 후보도 잘 알고 있다. 그는 선거 전 마지막으로 부산 시민들과 만난 자리에서 선거 캠페인성 문구는 싹 뺐다. 구호처럼 외치면 ‘여성대통령’, ‘100% 대한민국’은 없었다.
상대 후보에 대한 비방도 덜어냈다. 투표 전날까지 마음을 정하지 못한 유권자들에게 ‘진정성’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전략이었다. 대신 차분하게 자신의 정책적 비전을 설명했다.
“국정운영의 중심을 국민행복으로 바꾸겠다. 서민경제를 살리고 중산층을 복원하고 젊고 실력있는 인재들을 등용해 유능한 정부를 만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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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후보의 발언이 나올 때마다 부산역 광장을 가득 메운 시민들의 함성은 계속됐다. 태극기를 흔들고, 빨간색 풍선을 열렬히 흔들던 사람들은 “박근혜”, “대통령”을 번갈아 가며 외쳤다. 이날 부산역 광장에는 경찰추산 1만5천명의 시민이 모였고, 새누리당은 2만명으로 집계했다.
이에 박 후보는 잠시 말문이 막힌 듯 멈칫했다.
“감사합니다. 부산 시민 여러분. 항상 제게 큰 힘이 돼 주셨습니다. 이번에도 그렇게 해주실 거라 굳게 믿고 있습니다. 절대로 국민을 편가르지 않겠습니다.”
그는 “역대 정권이 이뤄내지 못했던 국민대통합의 새 역사를 열겠다. 어머니와 같은 리더십으로 지역과 계층과 세대를 넘어 온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묶어내겠다”고도 약속했다.
박 후보는 “대한민국이 국민행복시대를 열고, 우리 국민들이 행복한 꿈을 이룰 수 있는 나라가 되는 역사의 현장에 꼭 서 달라”고 호소했다. “우리의 꿈이 현실이 되도록 투표해 많은 지지를 달라”고 외쳤다.
박 후보 부산 유세는 20여분 만에 끝이 났다. 그가 다음 장소인 대전으로 이동하기 위해 KTX 탑승장으로 이동하는 순간까지도 수 천여명의 지지자들이 한꺼번에 몰려 “박근혜”, “대통령”을 연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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