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의 차기 정권을 결정할 중의원(하원) 총선거 투표가 16일 오전 7시 전국 투표소에서 일제히 시작됐다.

    일본에서 중의원 선거는 2009년 8월 말 이후 약 3년 3개월 만이며, 작년 동일본대지진 이후 첫 국정 선거이다.

    이날 투표는 전국 300개 소선거구, 4만9천214개 투표소에서 오후 8시까지 진행된다.

    이번 총선에는 소선거구에서 300석, 비례대표 180석 등 모두 480석의 중의원 의석이 걸려 있으며 과반(241석)을 차지하는 정당이 단독 정권을 구성한다.

    과반을 얻는 정당이 없을 경우 다수당이 다른 정당을 끌어들여 연립 정권을 구성할 것으로 보인다.

    총선에는 집권 민주당과 제1 야당인 자민당을 비롯한 12개 정당이 난립해 디플레이션 탈출을 위한 경제대책, 외교·안보 정책, 탈(脫) 원전 여부 등 쟁점을 놓고 치열한 경합을 벌였다.

    마지막 유세일인 15일 민주당 대표인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와 아베 자민당 총재 등 각 정당의 수장들은 전략 지역을 택해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노다 총리는 도쿄와 사이타마시 거리 연설에서 자민당이 헌법 개정을 통한 국방군 보유 공약을 제시한 데 대해 "시계 침을 2차 세계대전 이전으로 돌리려는" 위험한 발상이라고 공격했다.

    아베 총재는 "민주당 정권은 디플레이션도 엔고도 해결하지 못했다"면서 대담한 금융완화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일본 경제를 살리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이번 총선에서는 우익 정치인인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재가 이끄는 자민당의 압승이 확실시되고 있다.

    15일까지 주요 언론 여론조사를 보면 자민당이 과반을 넘는 280석 안팎을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기존 의석(118석)을 크게 상회하는 것이다.

    선거 후 연립정권을 구성할 것으로 예상되는 공명당과 의석을 합할 경우 300석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관심은 자민·공명당이 참의원에서 부결된 법안을 중의원에서 재가결하는 데 필요한 3분의 2 의석(320석) 이상을 얻을 수 있을지에 쏠리고 있다.

    민주당은 기존 의석(230석)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100석 미만에 그쳐 참패할 것으로 예측됐다. 대표적 극우 정치인인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 대표가 이끄는 일본유신회는 40∼50석을 얻어 제3당으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민당이 총선에서 승리하면 아베 총재가 총리에 취임한다. 이렇게 되면 아베 총재는 과거 자민당 정권 당시 총리를 지낸 바 있어 5년 3개월 만에 다시 일본을 이끌게 된다.

    투표가 마감되면 곧바로 선거구별로 개표에 들어가며, 16일 늦은 밤이나 17일 새벽 선거구별 당락의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NHK 등 각 방송은 투표 마감과 동시에 출구조사 결과를 발표하는 등 개표 방송에 나선다.

    총선과 함께 이시하라 전 지사의 후임자를 뽑는 도쿄도 지사 선거도 동시에 치러진다.

    도쿄도 지사 선거에선 이시하라 전 지사의 후계자로 지명된 이노세 나오키(猪瀨直樹·66) 부지사가 당선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