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은 만나지 못할 안철수 집에 왜 쳐들어갔지?

    -2002년 ‘정몽준 박대’로 당선된 노무현의 추억?-

    오 윤 환


    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도대체 뭘 노렸을까?
    2002년 대선 투표 직전 후보단일화 합의를 뒤엎은 정몽준 후보 집 앞에서 밤새 서성이는 것으로 ‘동정표’를 얻어 당선된 노무현 후보를 떠올렸을까?
    아니면 안 후보 바짓가랭를 잡고 “제발 도와달라”고 읍소할 생각이었을까?
    1분 1초가 아까운 판에 안 전 후보 집까지 찾아갔다 헛걸음한 문 후보 모양이 사납기 짝이 없다.

    좌파 언론인 <뷰스앤뉴스>는 문 후보의 헛걸음에 대해 “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5일 오전 안철수 전 후보를 만나려고 그의 집을 방문했으나 만나지 못하고, 안 전 후보의 문 후보 지원 발표도 순연되는 등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문 후보가 이날 오전 선대본부장 회의에서 안철수 지지자들에게 ‘사과‘하는 등 지지를 호소한 뒤, 오전 9시반께 몇몇 측근들과 용산 자택을 방문하긴 했다.
    그러나 안 전 후보가 자택에 없어 만나지 못하고 돌아와야 했다“는 것이다.

    <뷰스앤뉴스> 보도 핵심은 그 다음이다.
    “문 후보가 사전 연락없이 갑작스레 방문해 회동이 불발됐을 수도 있으나 의전상 그럴 가능성은 희박해, 이때부터 모종의 난기류가 감지되기 시작했다”는 내용이다.

    그렇다.
    문 후보가 안 전 후보 집을 방문한 것은 분명 사전 통보가 있었을 것이다.
    안 후보가 동의했는지 모르지만 적어도 ‘방문’ 사실만을 예고했을 것으로 봐야한다.

    그러나 만나지 못했다.
    그렇다면 안 후보가 집에 없었거나, 집에 있었으면서 문 후보를 들이지 않았다는 얘기다.

    왜 그랬을까?

    더 가관은 안 후보가 이날 오후 ‘2시’ 문 후보를 “환끈하게” 지원하는 내용을 발표할 것이라는 안 전 후보 캠프 발표가 있었다는 점이다.
    ‘안철수 기자회견’까지 예고됐고, 안 전 후보가 이날부터 대학가를 돌아다니는 문 후보 유세에 ‘합류’할 것이라는 보도가 쏟아져 나왔다. 문
    재인-안철수를 맺어주지 못해 몸부림치는 좌파매체에 의해서다.

    그러나 ‘2시’가 가까워오자 발표는 연기됐다.
    얼마 지나지 않아 발표는 취소됐다.
    <뷰스앤뉴스> 보도처럼 ‘모종의 난기류‘가 문-안 사이에 형성된 것이다.

    ‘모종의 난기류’에 대해 설이 난무한다.
    문 후보측이 양자 회동설과 안 전 후보의 적극 지원을 언론에 사전 유출한 데 대한 반발 때문이라는 설과, 지원방식을 둘러싼 안 전 후보 캠프 내부의 이견 때문이라는 관측 등 다양하다.
    아니면 예고도 없이 집으로 찾아온 문 후보의 ‘2002년 노무현식’ 플레이에 안 전 후보가 기겁했다는 분석도 없지 않다.

    어떤 이유로 문 후보의 안 전 후보 기습이 불발됐는지. 안 전 후보의 ‘문재인 전폭 지지’ 기자회견이 취소됐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문-안의 ‘밀당’이 ‘혐오’ 대상으로 전락했다는 사실이다.
    안 전 후보를 놓고 시작된 축축하고 끈적거리는 문 후보의 ‘추파’가 너무 질퍽해 이젠 ‘치정‘(癡情)처럼 보인다는 말이다.
    중국과 북한 사이의 ‘원조교제‘도 아니고, 대한민국 대통령을 뽑는 선거에서 벌어지는 모습이 너무 그로테스크하기 때문이다.

    문 후보의 안달복달이 우스워 보인다.
    안 전 후보가 문 후보를 지원허리라는 것은 너무나 자명하기 때문이다.
    만에 하나 안 전 후보가 문 후보를 지지하지 않는다면, 그건 안 전 후보의 자기부정이이기 때문이다.
    서울대를 나오고, 의사고시에 합격한 임상병리과의사, 스스로 와튼스쿨 석사라고 주장하는 유학파, ‘세계적 석학 안철수’라고 쓴 프래카드 앞에서 주눅이 들기는커영, 당당하게 청춘콘서트를 진행해온 안 후보 같은 ‘영재’가 문 후보 지원을 하지 않는다면 그건 자기분열이요, 착란이기도 하다.
    문 후보는 안 전 후보의 지원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문제는 안 전 후보가 문 후보 희망대로 움직여줄 것으로 기대한다면 그것 또한 천치바보다.

    안철수가 누구인가?

    그는 작년 서울시장선거 출마를 포기한 뒤 눈을 대선으로 돌리고도 올해야 출마를 결심했고, 그 세월이 1년여다.
    그 사이 힐링캠프에 출연하고, ‘철수생각’을 출간하고, 안철수재단을 만들고, 그러고도 전국 대학을 순회하면서 요리조리 핵심을 피해온 주인공이다.
    그동안 그의 멘토인 김종인. 윤여준이 떨어져 나갔고, 그의 주변에는 김여진, 김제동같은 ‘끈’들만 남았다.
    이런 안철수가 대선출마를 포기한지 며칠됐다고 훌딱 벗고 문 후보 지원에 나설 것으로 기대하는가?
    하루 빨리 지지활동읋 해주지 않는다고 집으로 찾아가는 번잡을 떨었단 말인가?

    안 전 후보 집을 찾았다 헛걸음한 문 후보의 뒷모습이 참으로 애처롭다. 지금 1분 1초를 아껴 유권자를 만나고 유세를 해도 부족할 판에 안철수 집까지 찾아다는 것은 문 후보가 얼마나 패닉상태인가를 말해주는 것이다.

    안 전 후보는 문 후보를 돕되 느긋하게 할 것이다.
    선거가 끝난 뒤 문 후보가 당선되도 안되도 “할만큼 했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다.

    그걸 모른다면 문 후보는 후보 자격도 없다.
    허긴 안철수를 해바라기해온 문 후보의 지난 세월이 그렇기는 하지만. <뷰스앤뉴스>는 이렇게 기사를 맺었다.

    “양자 갈등이 다시 표면 위로 표출되는 양상을 보이면서 단일화 시너지로 지지율 역전을 도모하려던 문 후보측은 더욱 초조해지는 모양새다.”

    으이그~ 문재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