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1호는 여자 3호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그건 여자3호도 마찬가지다" "남자 2호는 어젯밤 떠난 남자1호가 그립다"
  • ▲ SBS '짝' 76회 캡처 (특정 기사와 아무런 관련이 없음)
    ▲ SBS '짝' 76회 캡처 (특정 기사와 아무런 관련이 없음)

    말을 잘 못하는 여자1호는 여자 3호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건 여자 3호도 마찬가지다.
    여자 3호는 여자 1호가 밉다.
    여자 3호는 남자 2호에게 호감을 가지고 다가간다.

    사실 남자 2호는 다른 남자에게 관심이 있다.
    남자 2호는 어젯밤 떠난 남자 1호가 그립다.

    이렇게 정치촌의 밤은 깊어간다.
    내일은 또 어떤 사람들이 애정촌을 찾을까?

    이 글은 SBS 인기 프로그램 '짝'을 패러디한 풍자 유머다. 풍자의 대상은 다름 아닌 제18대 대통령선거의 주역들. 짐작한 대로 '여자 1호'는 박근혜, '여자 3호'는 이정희, '남자 2호'는 문재인이다. 남자 1호는 상상에 맡긴다.

  • ▲ SBS '짝' 76회 캡처 (특정 기사와 아무런 관련이 없음)

    4일 오후 중앙선관위 주최로 열린 첫 TV토론회에 참석한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선후보는 서로의 공약과 노선 차이를 두고 열띤 공방전을 펼쳤다.

    그러나 대선후보 '3자'가 대면한 첫 TV토론이었던 탓인지, 여기저기서 실수가 터져나왔다.

    재반론의 기회를 차단한 선관위의 경직된 토론 진행 방식은 토론에 대한 몰입도를 떨어뜨렸고, 후보들은 주어진 주제와 제한시간을 제대로 지키지 못해 사회자로부터 핀잔을 듣는 광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 ▲ SBS '짝' 76회 캡처 (특정 기사와 아무런 관련이 없음)

    그러나 이날 토론의 '진짜 볼거리'는 통진당의 이정희 후보였다.
    이 후보는 정제되지 않은 언어와 앙칼진 표정으로 박근혜 후보에게 '마구잡이 펀치'를 날렸고, 박 후보는 이를 제어할 방법이 없었다.

    얼핏보면 박 후보가 수세에 몰리는 양상이었다.

    하지만 이 후보의 거친 말투와 황당무계한 논리는 시청자들로 하여금 '강한 거부감'을 불러 일으켰다. 

    결국 이 후보는 자신이 '대통령감이 아니'라는 확신만 유권자들에게 심어준 셈이다.
    한 마디로 혹을 떼려다 혹을 더 붙인 꼴.

  • ▲ SBS '짝' 76회 캡처 (특정 기사와 아무런 관련이 없음)

    이 후보는 이번 토론회에서 "박근혜를 떨어뜨리기 위해 나왔다" "남쪽 정부에서는.." 같은 실언을 내뱉으며, 스스로 후보 자격이 없음을 만천하에 알렸다.

    시청자들은 "지지율이 1%에도 못미치는 후보가, 유력 대선 주자들과 나란히 TV토론회에 참석한 것 자체가 말이 안되는 일"이라는 주장이다.

    얼핏보기에도 우스꽝스러운 이 후보의 말투와 언동은 방송 직후 수많은 패러디물을 양산하며 네티즌들로부터 조롱의 대상이 되는 모습이다.

    패러디의 희생양은 또 있다.

    상대적으로 박근혜-이정희 후보에 비해 존재감이 없었던 문재인 후보 역시 네티즌들의 '입도마' 위에 오른 형국.

    토론회를 지켜본 네티즌들은 "자신을 도우러(?) 나온 이정희에게 철저히 지워졌다"며, 텅빈 존재감을 드러낸 문 후보에게 '나와서 웃기만 했다'는 촌평을 달기도.

  • ▲ SBS '짝' 76회 캡처 (특정 기사와 아무런 관련이 없음)

    이정희 : 나는 잃을 게 없다.
    박근혜 : 나는 읽은 게 없다.
    문재인 : 나는 낄 데가 없다.
    사회자 : 나는 필요가 없다.

    이날 토론회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글이다.

    실제로 ▲ 더 이상 잃을게 없는 이정희 후보는 어떻게든 박근혜 후보를 흠집내려는 험담을 퍼부었고, ▲ 박근혜는 이런 감정 싸움에 말려들지 않고 차분하게 대처하는 모습을 보였다.
    ▲ 반면 '옆에 있던' 문재인 후보는 술에 물탄 듯, 물에 술탄 듯 흐리멍텅한 화법을 구사하며 토론의 중심에도 끼지 못하는 망신을 당했다.

    토론 방식을 철저히 무시한 이정희 덕분에(?) 사회자 신동호도 존재감이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 ▲ SBS '짝' 76회 캡처 (특정 기사와 아무런 관련이 없음)

    이정희 : 나는 혼냈다.
    박근혜 : 나는 혼났다.
    문재인 : 나는 혼자였다.

    과거 문제를 기화로 박근혜를 가르치려 드는 이정희의 '안하무인격 태도'를 제대로 꼬집은 글이다.

    '혼내고 혼나는' 공방전 속에서, 홀로 앉아만 있었던 문 후보의 '무능'이 오히려 돋보이는 촌평.

  • ▲ SBS '짝' 76회 캡처 (특정 기사와 아무런 관련이 없음)

    임재범의 노래 <너를 위해> 가사에 빗대, 세 후보의 특징을 묘사한 패러디글도 인기를 끌고 있다.

    내 거친 생각과~(이정희)
    불안한 눈빛과~(박근혜)
    그걸 지켜보는 너~~~(문재인)
    그건 아마도 전쟁 같은 토론

    다음 토론에선 이정희의 거친 생각이 온순해지고, 불안했던 박근혜의 눈빛이 차분해 지고, 마냥 지켜만 봤던 문재인이 적극적으로 의사를 표현하는 토론회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2차 대선후보 TV토론회는 오는 10일 경제·복지·노동·환경분야를 주제로 열리며, 마지막 TV토론회는 16일 사회·교육·과학·문화·여성분야를 주제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