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이 이달 10~22일 사이에 발사할 것이라고 통보한 '은하-3호' 장거리 로켓이 3년 전 발사한 '은하-2호'의 성능을 뛰어넘을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북한이 장거리 로켓 시험발사에 집착한 것은 핵탄두를 운반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개발하겠다는 의도가 강한 만큼 북한제 로켓의 비행거리, 추진체(단) 분리 및 대기권 재진입 기술은 서방세계의 관심을 끄는 사안이다.

    군 당국의 분석에 의하면 지난 2009년 4월5일 발사한 은하-2호 로켓은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에서 동쪽으로 3천800여㎞ 떨어진 태평양 해상에 최종 낙하했다.

    북한은 이 로켓을 개량한 은하-3호를 지난 4월13일 발사했으나 460㎞를 비행하다가 공중에서 폭발, 서해 공해상에 추락했다. 이번에도 이 로켓을 이용해 '실용위성'을 쏘아 올리겠다는 것이 북한의 계획이다.

    북한은 지난 4월 발사 실패 이후 동창리에서 은하-3호 로켓의 성능 개선에 주력해 온 것으로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당시 추진연료가 고압으로 로켓 엔진 내 가느다란 연료관으로 뿜어지면서 관이 파괴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강했다. 로켓 엔진의 추진력을 보강해 주는 터보 펌프에 문제가 생겼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북한 공작원 2명이 작년 7월 우크라이나에서 액체 연료 엔진, 로켓 연료 공급 시스템 기술이 담긴 비밀문서 절취를 시도하다가 붙들린 것도 이런 분석에 힘을 싣고 있다.

    군 관계자들은 이번에 발사되는 로켓이 4천㎞ 이상을 비행한다면 북한이 ICBM급 탄도미사일 개발의 문턱에 다다른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보통 국제적으로 사거리 5천500km 이상인 탄도미사일을 ICBM으로 분류하기 때문에 거의 유사한 비행기술을 확보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3년 전 발사한 은하-3호는 3천800여㎞를 비행했다. 이는 1998년 8월31일 발사한 '은하-1호' 로켓의 비행거리가 1천620㎞였던 점과 비교해 보면 10여년 만에 장거리 로켓 사거리를 두 배 이상 늘린 셈이다.

    이번에 발사할 은하-3호 로켓의 1,2,3단이 정상적으로 분리되느냐도 관심거리다.

    북한이 그간 발사한 4기의 장거리 로켓은 모두 3단 로켓 추진체로 이뤄졌다.

    1998년 8월31일 광명성 1호(대포동 1호)는 3단이 분리되지 않았지만 1천600㎞를 비행했다. 2006년 7월5일 대포동 2호는 1단이 분리되지 않아 발사 40여 초 만에 공중 폭발, 발사장 인근 해안가에 떨어졌다.

    2009년 4월 은하-2호는 3단 분리에 실패했고 지난 4월 은하-3호는 1단 자체가 분리되지 않아 폭발했다.

    1단과 2단 로켓 추진체는 로켓의 추진력과 비행거리를 결정하기 때문에 단 분리는 ICBM을 개발하는 데 필요한 핵심 기술로 꼽히고 있다. 3단 추진체가 분리되어야만 위성을 정지 궤도에 올릴 수 있다.

    한국국방연구원(KIDA)의 차두현 박사는 "기본적으로 보통 미사일을 발사해서 기술 오차를 수정하는 것은 최소한 1년 반에서 2년은 걸린다"면서 "지난 8개월여 동안 새로운 것을 자체 개발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했다.

    KIDA의 백승주 박사도 "8개월은 북한이 기술 보완이 완료됐다고 발표하기에는 충분치 않은 시간이라고 판단된다"면서 "김정은 시대의 개막이라는 정치 스케줄에 기술 스케줄을 맞춘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