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제 대통령선거가 두 달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5년 동안 대한민국을 섬기며 이끌어갈 지도자를 선택해야 하는 아주 중요한 선거임에도 불구하고 이번 대선은 예전과는 사뭇 다르게 별 특별한 이슈도 공약도 정책도 비전도 분위기도 치열함도 국민들의 관심도도 아주 냉랭하기만 해보입니다.

    다른 게 하나 있다면 안철수라는 신인의 등장으로 인해 과연 구태정치의 굴레를 벗어날 수 있게 될까 하는 국민들의 기대감이 충만해진 것은 아주 긍정적으로 보입니다.

    5년 전 17대 대선에서는 이명박 후보가 747이니, 비핵개방3,000이니, 한반도 대운하니 하는 명확한 공약을 들고나와 국민들에게 희망과 안심을 주고 국민들은 또 그를 선택해주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무릇 한 나라의 지도자가 되겠다는 사람은 국민들에게 명확하게 비전을 제시해 주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자질이고 또한 국민에 대한 예의이고 도리일 것입니다.

    대선을 불과 두 달 남겨놓은 이 시점에서 빅3라고 불리는 후보자들은 아직 이런 비전도 제시해 주지 않았고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무소속의 박찬종 후보의 공약이 국민들 가슴에 와닿습니다. 국회의원 정원을 현 300명에서 200명으로 축소하고 기초단체장 및 기초의원 선거를 폐지하고 국회 비례대표제 폐지, 국회의원 금뱃지 폐지 등 실제로 국민들 가슴에 와 닿는 공약을 내놓았습니다.

    선거 때면 코가 땅에 닿을 듯이 굽신대다가도 당선만 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군림하며 공천권자에게 줄서기나 하고 일도 안하면서 자기들 세비는 맘대로 올리고 당선만 되면 평생동안 연금을 받는 인면수심(人面獸心) 몰염치한 인간들이 모여 있는 국회의원 정원을 축소하는 것은 대다수 국민들이 그토록 오랫동안 열망해오던 것이었는데도 표몰이 해주는 수족이 줄어드니 당선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는 후보들은 말도 못 꺼내는 비겁함을 보이고 있습니다.

    대통령보다 더한 권력을 휘둘러대는 지방자치단체장들의 못된 행태는 이루 다 말로 형용하기조차도 힘이 듭니다. 재정자립도가 20~30%도 채 안되는 지자체가 대부분인데도 초대형 최고급 승용차에다가 허구헌날 돈 쳐들여서 축제니 행사를 개최하여 얼굴이나 들이밀며 표몰이나 해대고 선거 때 자신에게 줄서기하여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을 위배한 공무원을 벌을 주기는커녕 능력과는 아랑곳하지 않고 무조건 초고속 승진을 시켜주고 제 아무리 능력이 출중하고 청렴해도 정치적 중립을 지킨 공무원은 대기발령이나 한직으로 내모는 현재 대한민국의 지방자치제도는 반드시 개선이 필요한데도 그 어느 누구하나 이에 대해 개선을 하겠다는 후보가 없습니다.

    지자체 공무원들은 지자체 선거철만 되면 이리저리 귀를 쫑긋 세우고 당선 가능성이 있는 후보에게 줄을 서기 위해 난리도 아닙니다. 풀뿌리 민주주의를 상징하던 지자체가 망국의 제도로 변질돼 버린지 이미 오래되었는데도 박찬종 후보 외에는 용자(勇者)가 없는가 봅니다.

    검증도 안된 느닷없는 안철수의 등장은 그 동안 오랫동안 기성 정치인들에 대한 극도의 반감이 쌓이고 쌓여오다가 안철수라는 아이콘을 만나자 급격하게 표출된 것으로 변화와 혁신을 바라는 국민의 열망이 분출된 것으로 봐야 할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성정치권에서는 민심을 읽기는커녕, 여당에서는 네거티브로 뒤나 캐대면서 깍아내리려고나 하고 야당에서는 자기당으로 끌어들여 섞어찌개 협찬이나 받으려고 혈안이 돼 있습니다.

    아직까지 기껏해야 크게 대두된 것이 경제민주화와 국민대통합이라는 선문답 같은 화두나 던져대고 있습니다.

    그것도 경제민주화를 하랬더니만 대한민국을 먹여살리는 재벌 죽이기로 변질돼 버리고 국민대통합을 한다면서 같은 당내의 친이계도 끌어안지 못하는 졸렬함으로 그 빛이 퇴색돼 버리고 말았습니다.

    국민들의 새로운 열망을 한 몸에 받고 화려하게 등장했던 사람은 아직까지 공약다운 공약이나 비전은커녕 아직도 안개 속에서 알 듯 모를 듯한 선문답 놀이나 해대니 안타깝기도 하고 식상하기도 합니다.

    G20 클럽에 당당히 가입하고 세계 10위의 경제규모를 자랑하며 국가신용등급이 일본보다도 더 좋으며 K-Pop을 비롯하여 한류열풍이 전 세계를 뒤덮고 있는 자랑스런 대한민국을 5년 동안 섬기며 이끌어갈 지도자가 되겠다는 후보들이 변변한 비전 하나 국민들에게 명확하게 심어주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매우 안타깝습니다.

    날이 갈수록 퇴보하는 북한인권에 대해서는 어떻게 할 것인가, 북핵은 어떻게 할 것인가, 점점 고령화 사회로 급속하게 접어들어가는 대한민국을 어떻게 젊게 만들 것인가, 군국주의로 회귀하는 듯한 일본과 날로 막강해지는 국력을 주체하지 못하여 그 힘이 언제 어떻게 어디로 분출돼 나올지 모르는 중국을 이웃에 둔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렇게 가꾸어나가겠다는 청사진을 들고나와 국민들을 설득하는 후보가 아직 없다는 현실이 매우 안타깝습니다.

    무릇 지도자는 당당하게 자신의 정책과 비전을 명확하게 제시해 놓고 국민들이 선택하게 하도록 하는 것이 지도자다운 모습일 것이며 국민들 또한 그런 지도자를 갈망하고 있다는 것을 있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