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적인’ 몸매, 코믹 댄스로 전 세계 사로잡아유명 토크쇼 섭외요청 줄줄 “몸 두 개도 모자라”
  •  


  • 강남스타일로 하루아침에 ‘싸이월드’

    "지금의 제 상황이요, 짐 캐리의 '트루먼쇼' 아시죠? 가끔 제가 그 주인공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어요. 이거 혹시 몰래카메라 아닌가? 누가 나를 매일매일 찍고 있는 건 아닐까?"

    솔직히 지켜보는 이들도 얼떨떨하다. 불과 두 달 전까지 한국의 '평범한' 가수에 불과했던 싸이(본명 박재상·35)가 미국 NBC TV '투데이쇼'에 출연해 "대한민국 만세"를 외치게 될 줄 그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웃자고 만든' 뮤직비디오 한 편이 소위 '대박'을 터뜨리며 싸이는 졸지에 글로벌 가수로 급부상했다. 지난 7월 12일 발매된 싸이 6집의 타이틀곡 '강남스타일'은 한국 최초, 최고, 최단 기록을 차례로 경신하며 케이팝(K-POP)의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다.

    인기의 근원지는 동영상 공유 사이트인 유튜브. 7월 15일 처음 유튜브에 게재된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는 70여일 만에 조회수 2억 7천만회를 돌파했다. 특히 이 뮤직비디오는 유튜브에서 가장 많은 '좋아요(liked)' 횟수를 기록, 기네스북에 등재되는 겹경사까지 누렸다.

    아이튠즈 차트에선 '강남스타일'이 독보적이다. 미국은 물론, 캐나다, 뉴질랜드, 브라질 등 30여개국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저명한 빌보드 차트에서도 '강남스타일'은 맹위를 떨치고 있다. 지난주 빌보드 핫100 차트 11위에 오른 '강남스타일'은 한국인 최초로 10위권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 조회수 ‘3억회 돌파’ 초읽기

    전 세계 30여개국 ‘아이튠즈 차트 1위’ · ‘빌보드 핫100’ 11위

    두 달 만에 '거물'이 돼서 돌아온 싸이는 25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라마다호텔에서 열린 귀국 기자회견에서 "하루하루가 꿈만 같다"며 최근 자신에게 벌어진 일들에 대해 도통 '실감'이 나지 않는다는 소감을 전했다.

    "제 노래를 보세요. 전체가 한국어로 돼 있습니다. 노랫말 중에 '섹시 베이비'를 제외하면 전 가사가 한국어입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가 있을까요?"

    본인 스스로도 '믿기 힘들다'고 말할 정도로 싸이가 거둔 성공은 일반적인 '상식'을 훌쩍 넘어섰다. 유명 톱스타들은 물론, 전 세계의 수많은 팬들이 싸이의 말춤을 '연습'하고 따라하고 있으며, 'OO스타일'로 불리는 각종 패러디물들이 시시각각 쏟아져 나오고 있다.

    싸이는 이 같은 '기현상'이 벌어진 이유에 대해 "국경을 초월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웃음코드'가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누가 그러더군요. '강제 해외진출'이라고…. 맞습니다. 강남스타일은 철저히 국내 팬들을 겨냥해 만든 노래예요. 애당초 해외시장에 진출할 마음조차 없었어요. 그냥 모든 게 얼떨결에 이뤄졌습니다. 제가 보기엔 웃겨서 성공한 것 같습니다. 웃겨서 성공했다는 게 웃기는 일이지만 달리 설명할 방법이 없네요."

    그는 "나 역시 '강남스타일'이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가 너무 궁금해 외국인들에게 역으로 물어본 적이 있었다"며 "그럴 때마다 들려오는 대답은 '심각하지 않아서 좋고, 무엇보다 대단히 신선하다'는 반응이었다"고 말했다.

    "영화 '오스틴 파워' 같다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뮤직비디오에 '리틀 싸이'로 나온 친구가 '미니미' 같다는 얘기도 있었구요. 저와 계약한 스쿠터 브라운도 '지인이 웃긴 영상이 있는데 한번 보라고 권유해 강남스타일을 봤다'고 하더군요. 전 세계 어디에서나 가장 좋아하는 감정은 역시 웃음이 아닐까 싶네요."

    싸이는 "일각에서 거론한 것처럼 자신의 노래에 거창한 메시지나 풍자 같은 것은 없다"며 "12년차 가수로서 그저 즐거움을 드리고 싶다는 마음이 전부였다"고 밝혔다.

    "'강남스타일'에 부에 대해 비꼬는 풍자적인 메시지가 담겨 있다는 뉴스를 봤는데요. 사실 가사 자체에 큰 의미도 없구요. 특별한 목적도 없습니다. 그냥 재미있자고 만든 노래예요. '강남스타일'과 '말춤'도 별 상관 관계가 없어요. 예전 '새'처럼 골 때리는 춤을 만들어보자고 안무팀과 협의해서 찾아낸 춤입니다."



  • 예상치 못한 인기에 얼떨떨..“이거 몰래카메라 아니죠?”

    싸이식 B급 유머에 네티즌 초토화..각종 패러디 열풍까지

    자신의 '가벼운 노래'와 깊이 있는 철학은 어울리지 않는다며 겸손한 태도를 보인 싸이는 "'Dress Classy Dance Cheesy'라는 말도 우연히 내뱉은 말인데 히트를 쳤다"고 놀라워 했다.

    싸이는 지난 11일 미국의 NBC 유명 토크쇼 '엘렌 쇼'에 출연, 팝스타 브리트니 스피어스에게 '강남스타일' 말춤을 가르치며 "Dress classy and dance cheesy(옷은 부티나게, 춤은 싼티나게)"라고 춤의 포인트를 설명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옷은 부티나게, 춤은 싼티나게'라는 말이 티셔츠로까지 제작된다는 말을 들었어요. 미국에서 '강남스타일이 대체 뭐냐?' '춤은 어떻게 추는 거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는데 매번 같은 대답을 하자니 식상해 보일 것 같아 한 말이에요. 제가 되게 클래식하게 옷을 입는다는 얘기를 듣고 살짝 응용한 거죠."

    싸이가 미국 시장에 퍼뜨린 것은 '말춤'과 '어록' 뿐만이 아니었다. 그는 "해외 스타들에게 한국의 독보적인 주류문화를 전파하고 왔다"며 폭탄주 제조 비법을 알려주고 왔다는 뒷이야기도 전했다.

    "우리가 흔히 먹는 폭탄주를 돌리자 다들 눈이 휘둥그레지더라구요. 한국인처럼 술을 다이나믹하게 먹는 사람들은 없는 것 같더군요. 이미 그쪽에선 '쟤랑 술 먹으면 재미있다'는 소문이 쫙 퍼진 걸로 알고 있어요."

    싸이는 요즘 연예계에 유행하는 '공약 내걸기' 대열에도 합류했다. 전제 조건은 빌보드에서 1위를 할 경우다.

    "말도 안 되는 얘기지만 만약 '강남스타일'이 빌보드 차트 1위에 오른다면, 시청 앞 서울광장처럼 많은 시민분들이 관람할 수 있는 모처에서 상의를 완전히 벗고 '강남스타일'을 부르겠습니다."


  • 취재 조광형 기자 ckh@newdaily.co.kr
    사진 양호상 기자 n2cf@newdaily.co.kr